“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바람직하지 않다”…해외 심리학자들도 우려
뉴시스
입력 2024-07-05 15:27 수정 2024-07-05 15:27
콘진원·게임협회,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 개최
쉬빌스키 옥스퍼드대 교수 "이용장애, 명확한 정의 없어"
"WHO에 등재됐다고 무조건 따라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정부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등재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가운데 해외 심리학자들이 성급한 결정을 피해야 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표한 국제질병분류(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포함된 걸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게임이용장애와 관련된 합의된 정의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걸 근거로 내세웠다.
마띠 부오레 네덜란드 튈뷔르흐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질병코드를 부여하면 일상생활에서 매일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게임에 과몰입하는 데 장애가 있는 것처럼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며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오레 교수는 “(등재되면) 게임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게임이 고관여적으로 정신 장애에 영향을 일으키는지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조문석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ICD-11 질병코드를 KCD에 등록하는 데 협의체가 구성돼 운영 중인 걸로 안다”며 과거 추세를 보면 게임이용장애가 KCD에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앤드류 쉬빌스키 영국 옥스퍼드대 인간행동기술학 교수도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다. 어떻게 연구할 것인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ICD-11’에 따라 질병코드를 무조건적으로 KCD에 등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부오레 교수도 WHO가 ICD-11를 공표할 당시 게임이용장애 등재가 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 학계에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며 “한국처럼 이 문제에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오레, 쉬빌스키 두 교수는 과도한 게임 이용이 흉악 범죄에 영향을 끼친다는 부정적 인식도 깨야 한다고 말했다. 부오레 교수는 “폭력과 비디오 게임 간 상관관계가 굉장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이에 학계에서도 폭력과 비디오 게임 간 상관관게보다 이용장애, 과몰입에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쉬빌스키 교수도 “15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생각이 많았는데 20여년간 조사로 게임이 더 이상 폭력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며 “네덜란드 한 연구에 따르면 주말에 게임이 새로 출시하거나 업데이트 발표가 있을 때 범죄율이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세미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동 개최한 행사다. 쉬빌스키 교수는 ‘게임 과몰입을 논하는 세계에서의 비디오 게임과 과학’을, 부오레 교수는 ‘비디오 게임과 웰빙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한다.
조 교수는 ‘게임이 게임행동장애의 원인인가’를, 한덕현 중앙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인터넷 게임 사용에 대한 4년 코호트 뇌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K-게임의 세계적인 위상에도 여전히 게임을 향한 국민의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게임과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그릇된 편견에 따른 오해”라며 “게임의 긍정적 가치가 확산되도록 게임 리터러시 사업 등 다양한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쉬빌스키 옥스퍼드대 교수 "이용장애, 명확한 정의 없어"
"WHO에 등재됐다고 무조건 따라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뉴시스
정부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등재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가운데 해외 심리학자들이 성급한 결정을 피해야 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표한 국제질병분류(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포함된 걸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게임이용장애와 관련된 합의된 정의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걸 근거로 내세웠다.
마띠 부오레 네덜란드 튈뷔르흐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질병코드를 부여하면 일상생활에서 매일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게임에 과몰입하는 데 장애가 있는 것처럼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며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오레 교수는 “(등재되면) 게임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게임이 고관여적으로 정신 장애에 영향을 일으키는지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조문석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ICD-11 질병코드를 KCD에 등록하는 데 협의체가 구성돼 운영 중인 걸로 안다”며 과거 추세를 보면 게임이용장애가 KCD에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앤드류 쉬빌스키 영국 옥스퍼드대 인간행동기술학 교수도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다. 어떻게 연구할 것인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ICD-11’에 따라 질병코드를 무조건적으로 KCD에 등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부오레 교수도 WHO가 ICD-11를 공표할 당시 게임이용장애 등재가 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 학계에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며 “한국처럼 이 문제에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오레, 쉬빌스키 두 교수는 과도한 게임 이용이 흉악 범죄에 영향을 끼친다는 부정적 인식도 깨야 한다고 말했다. 부오레 교수는 “폭력과 비디오 게임 간 상관관계가 굉장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이에 학계에서도 폭력과 비디오 게임 간 상관관게보다 이용장애, 과몰입에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쉬빌스키 교수도 “15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생각이 많았는데 20여년간 조사로 게임이 더 이상 폭력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며 “네덜란드 한 연구에 따르면 주말에 게임이 새로 출시하거나 업데이트 발표가 있을 때 범죄율이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세미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동 개최한 행사다. 쉬빌스키 교수는 ‘게임 과몰입을 논하는 세계에서의 비디오 게임과 과학’을, 부오레 교수는 ‘비디오 게임과 웰빙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한다.
조 교수는 ‘게임이 게임행동장애의 원인인가’를, 한덕현 중앙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인터넷 게임 사용에 대한 4년 코호트 뇌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K-게임의 세계적인 위상에도 여전히 게임을 향한 국민의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게임과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그릇된 편견에 따른 오해”라며 “게임의 긍정적 가치가 확산되도록 게임 리터러시 사업 등 다양한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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