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핵심 부품 국산화… 한국 방산의 숨은 조력자
황해선 기자
입력 2024-06-24 03:00 수정 2024-06-24 03:00
[Stock&Biz]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
올해 수주액 200억 달러(27조5000억 원)를 목표로 하는 K방산은 이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 강국’을 거론할 정도다. 미국 CNN은 “한국 방위산업이 이미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진단했고 포브스지는 “한국은 조용히 전 세계 핵심 무기 수출 국가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K방산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외연을 넓혀가는 성장 배경에는 숨은 조력자들의 활약이 컸다.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개발, 공급하며 K방산을 뿌리부터 떠받치고 있는 강소기업들이다. 대전에 있는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가 그렇다.
방산 메카 대전서 우주·방산 핵심 기술개발 주도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 본사에서 만난 원상구 대표는 항공용 대기자료시스템과 정밀압력변환기, 항공기 부품 개발 및 정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해외에 의존했던 핵심 국방 기술인 공중 무기체계 개발용 비행시험 원격계측지상장비와 항공·우주급 대기자료시스템, 정밀압력변환기 등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기술 국산화를 지속 추진해 항공 무기체계 수출 확대 및 국가 방위사업 성장에 기여할 겁니다.”
공중 무기체계 분야는 한 치의 불량도 용납되지 않는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갖춰야 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루맥스는 체계 개발을 종합하는 대기업과 국가기관에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며 K방산을 뿌리부터 떠받치고 있다.
‘누리호’에 초정밀 압력 센서 공급… 신뢰성 확인
지난 2005년 설립된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사업 분야는 △항공기, 유도무기 및 우주발사체에 적용되는 대기자료시스템과 정밀압력변환기 개발·양산 △항공·우주 분야 비행체 개발에 따른 비행시험 원격계측 및 시험장 인프라 구축 △항공기 정비사업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 최정상급 정밀도와 신뢰성을 갖춘 대기자료시스템과 정밀압력변환기, 유·무인 항공기 부품 국산화, 유도무기 및 발사체 비행시험 원격계측시스템 개발과 시스템 통합이 이들의 주력 제조 분야 사업이다.
대기자료시스템은 유·무인 항공기, 유도무기 등 비행체에 탑재돼 대기압을 감지하고 이를 고도·속도 정보로 환산해 비행 정보 시스템에 전달하는 장치이며, 정밀압력변환기는 항공·우주 분야 터보엔진, 로켓 추진 구동장치 및 비행체에 탑재돼 공압·유압을 감지하고 비행 제어 계통에 전달하는 장치로서 고도의 정밀도와 신뢰성이 보장된 고난도 기술을 요한다.
항공기를 비롯해 함정, 전차 등 방산 분야 곳곳에 적용될 정도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루맥스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항공용 초정밀 대기자료시스템과 압력변환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를 실현해 부품·소재에 대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루맥스의 정밀압력변환기는 2010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제품화를 거쳐 201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 로켓 ‘누리호’의 로켓엔진 연소 시험과 국방과학연구소의 고체 추진제 연소 시험 등에 쓰이고 있다.
정밀압력변환기는 2017년 이후 로켓엔진 연소 시험을 거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누리호(KSLV Ⅱ) 로켓엔진에 157개가 탑재돼 이상 없이 성능을 발휘함으로써 ‘우주 비행에서의 신뢰성’이 확인됐다. 아울러 향후 발사가 계획된 누리호 4, 5, 6호기에 대한 물량을 수주해 순차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저궤도에 추진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누리호 사업은 민간은 물론 국방 분야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루맥스의 ‘비행시험 원격계측시스템’도 자랑하는 기술 중 하나다. 이는 유·무인 항공기, 유도무기 및 위성 발사체에 탑재돼 비행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실시간 지상에서 수신하고 비행시험 자료를 처리, 시현, 저장 및 분석하는 통합 비행시험 인프라다.
지상·해상 장비로 보폭 넓혀… 실적 개선 ‘자신’
루맥스는 이처럼 기술 불모지였던 분야에서 특화된 연구개발 역량을 과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작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누리호 개발 및 발사 유공 표창을 받으며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공인받았다.
K방산의 최전방에서 성능과 차별화, 경쟁력 있는 가격, 빠른 납기 등 ‘3박자’를 갖췄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중장기적인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방산 및 국책 과학기술 분야에서 2023년 민간 소형 발사체의 시험 발사 성공 등 민간기업 중심으로 우주개발 시장이 열리고 있어 원격계측시스템 등 비행시험 인프라와 정밀압력변환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K방산의 수출 활성화로 한정된 국내시장을 넘어 대량의 매출이 예상되는 해외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압력센서류의 적용 범위는 항공, 유도무기, 우주발사체 정도로 한정됐지만 루맥스는 지상 장비와 해상 장비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항공 우주급 초정밀 압력센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함정, 잠수함 및 무인·해상 무기체계와 전차, 자주포, 장갑차, 무인 로봇 차량 등 육상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해외 도입품을 전량 국산화한다는 게 루맥스의 거시적 목표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 비행시험 토털 솔루션.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원상구 대표
K방산(한국 방위산업) 성장세가 매섭다. 2020년 30억 달러(약 4조1625억 원) 수준이던 방산 수출 실적은 2021년 73억 달러(약 10조1287억 원)로 두 배 넘게 늘어난 뒤 2022년 173억 달러(약 24조 원), 지난해 140억 달러(약 19조4250억 원)로 뛰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위기 장기화 등으로 인해 무기체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방산 호황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올해 수주액 200억 달러(27조5000억 원)를 목표로 하는 K방산은 이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 강국’을 거론할 정도다. 미국 CNN은 “한국 방위산업이 이미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진단했고 포브스지는 “한국은 조용히 전 세계 핵심 무기 수출 국가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K방산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외연을 넓혀가는 성장 배경에는 숨은 조력자들의 활약이 컸다.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개발, 공급하며 K방산을 뿌리부터 떠받치고 있는 강소기업들이다. 대전에 있는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가 그렇다.
방산 메카 대전서 우주·방산 핵심 기술개발 주도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 본사에서 만난 원상구 대표는 항공용 대기자료시스템과 정밀압력변환기, 항공기 부품 개발 및 정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해외에 의존했던 핵심 국방 기술인 공중 무기체계 개발용 비행시험 원격계측지상장비와 항공·우주급 대기자료시스템, 정밀압력변환기 등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기술 국산화를 지속 추진해 항공 무기체계 수출 확대 및 국가 방위사업 성장에 기여할 겁니다.”
공중 무기체계 분야는 한 치의 불량도 용납되지 않는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갖춰야 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루맥스는 체계 개발을 종합하는 대기업과 국가기관에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며 K방산을 뿌리부터 떠받치고 있다.
‘누리호’에 초정밀 압력 센서 공급… 신뢰성 확인
지난 2005년 설립된 루맥스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사업 분야는 △항공기, 유도무기 및 우주발사체에 적용되는 대기자료시스템과 정밀압력변환기 개발·양산 △항공·우주 분야 비행체 개발에 따른 비행시험 원격계측 및 시험장 인프라 구축 △항공기 정비사업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 최정상급 정밀도와 신뢰성을 갖춘 대기자료시스템과 정밀압력변환기, 유·무인 항공기 부품 국산화, 유도무기 및 발사체 비행시험 원격계측시스템 개발과 시스템 통합이 이들의 주력 제조 분야 사업이다.
대기자료시스템은 유·무인 항공기, 유도무기 등 비행체에 탑재돼 대기압을 감지하고 이를 고도·속도 정보로 환산해 비행 정보 시스템에 전달하는 장치이며, 정밀압력변환기는 항공·우주 분야 터보엔진, 로켓 추진 구동장치 및 비행체에 탑재돼 공압·유압을 감지하고 비행 제어 계통에 전달하는 장치로서 고도의 정밀도와 신뢰성이 보장된 고난도 기술을 요한다.
항공기를 비롯해 함정, 전차 등 방산 분야 곳곳에 적용될 정도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루맥스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항공용 초정밀 대기자료시스템과 압력변환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를 실현해 부품·소재에 대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루맥스의 정밀압력변환기는 2010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제품화를 거쳐 201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 로켓 ‘누리호’의 로켓엔진 연소 시험과 국방과학연구소의 고체 추진제 연소 시험 등에 쓰이고 있다.
정밀압력변환기는 2017년 이후 로켓엔진 연소 시험을 거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누리호(KSLV Ⅱ) 로켓엔진에 157개가 탑재돼 이상 없이 성능을 발휘함으로써 ‘우주 비행에서의 신뢰성’이 확인됐다. 아울러 향후 발사가 계획된 누리호 4, 5, 6호기에 대한 물량을 수주해 순차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저궤도에 추진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누리호 사업은 민간은 물론 국방 분야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루맥스의 ‘비행시험 원격계측시스템’도 자랑하는 기술 중 하나다. 이는 유·무인 항공기, 유도무기 및 위성 발사체에 탑재돼 비행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실시간 지상에서 수신하고 비행시험 자료를 처리, 시현, 저장 및 분석하는 통합 비행시험 인프라다.
지상·해상 장비로 보폭 넓혀… 실적 개선 ‘자신’
루맥스는 이처럼 기술 불모지였던 분야에서 특화된 연구개발 역량을 과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작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누리호 개발 및 발사 유공 표창을 받으며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공인받았다.
K방산의 최전방에서 성능과 차별화, 경쟁력 있는 가격, 빠른 납기 등 ‘3박자’를 갖췄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중장기적인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방산 및 국책 과학기술 분야에서 2023년 민간 소형 발사체의 시험 발사 성공 등 민간기업 중심으로 우주개발 시장이 열리고 있어 원격계측시스템 등 비행시험 인프라와 정밀압력변환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K방산의 수출 활성화로 한정된 국내시장을 넘어 대량의 매출이 예상되는 해외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압력센서류의 적용 범위는 항공, 유도무기, 우주발사체 정도로 한정됐지만 루맥스는 지상 장비와 해상 장비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항공 우주급 초정밀 압력센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함정, 잠수함 및 무인·해상 무기체계와 전차, 자주포, 장갑차, 무인 로봇 차량 등 육상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해외 도입품을 전량 국산화한다는 게 루맥스의 거시적 목표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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