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신임 대표 “카메라모듈 1등 DNA ‘반도체기판·전장’으로 확대”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3-21 21:34 수정 2024-03-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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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수 CEO, 주총·이사회 거쳐 대표이사 선임
카메라모듈 세계 1위 이끈 광학전문가
“반도체기판·전장사업 글로벌 1위 목표”
원천기술 ‘로봇·UAM·우주’ 등 신사업 연계 모색


문혁수 LG이노텍 CEO 대표이사
지난해 12월 LG이노텍 신임 CEO로 취임한 문혁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마곡 본사에서 열린 LG이노텍 제48회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문혁수 신임 대표이사는 LG이노텍 광학솔루션개발실장과 연구소장 등 연구·개발(R&D) 분야 요직을 역임하면서 광학솔루션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2020년부터는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 글로벌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시장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CEO 선임 직전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했다. 주요 R&D 부서와 사업기획 부서 등을 거치면서 LG이노텍 사업현황 전반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문혁수 CEO는 대표이사 취임을 계기로 광학솔루션사업 성공 방정식을 반도체기판과 전장부품사업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보다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 함께 해당 분야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낸 경험은 LG이노텍 1등 DNA의 근간”이라며 “광학솔루션사업 성공 DNA를 반도체기판과 전장부품사업에 도입해 1등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이노텍은 기존 전장부품사업을 통해 축적해온 글로벌 고객 신뢰도와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모빌리티부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40년 이상 무선통신기술로 개발한 5G-V2X 통신모듈과 고부가 차량조명모듈 ‘넥슬라이드’ 등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은 대표적인 LG이노텍 제품이다.

최근에는 첨단운전보조장치(ADAS)용 센싱부품 수요가 증가 추세다. LG이노텍은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독보적인 카메라모듈 기술 역량을 자동차용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다(Radar) 등 센싱 제품으로 확대·적용해 ADAS 센싱 솔루션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문 대표는 “전장부품사업과 광학솔루션사업의 기술 융·복합 시너지를 통해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전장부품 강자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라며 “공장 증설 및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LG이노텍은 지난 1월 대만 소재 렌즈제조업체 AOE와 지분투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광학솔루션사업에서 이뤄진 첫 지분투자 사례다. 앞으로도 외부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제조공정 역량 등의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멕시코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북미 완성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고부가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반도체기판사업도 본격화한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반도체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FC-BGA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구미4공장은 전체 공정 고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첨단 ‘드림팩토리(Dream Factory)’로 조성됐다. 지난달 첫 양산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디지털 제조 혁신이 공정 시간 단축과 안정적인 수율 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학솔루션사업이 ‘1등 고객’과 함께 성장해온 경험을 토대로 FC-BGA 반도체기판사업도 1등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빠른 성장을 위해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확장성 높은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LG이노텍은 로봇이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우주 등 다양한 분야로 미래 사업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문 대표는 “원천기술은 LG이노텍의 최대 경쟁력이자 자산”이라며 “특히 AI 도입으로 급성장 중인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LG이노텍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센싱, 제어 기술 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UAM과 우주산업 등으로 원천기술을 확대·적용할 수 있는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분야 원천기술을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 적용한 사례처럼 광학설계 기술과 정밀제조, 모터 및 제어, 무선통신 기술 등 LG이노텍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을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취지다.

문 대표 체제 LG이노텍은 사업 체질 개선도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여러 고객사에 제안해 수주 받는 방식의 비즈니스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문 대표는 평가했다. 미래 사업에서도 1등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사가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제안해 고객과 함께 신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의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으로 고객을 1등으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LG이노텍은 1등 고객과 함께 꿈꾸고 성장하는 1등 고객맞춤형 B2B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문혁수 CEO와 박지환 CFO 등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주요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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