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의 망령… ‘최대 50만원’ 번호이동지원금 실상은 13만원

남혜정 기자

입력 2024-03-17 18:17 수정 2024-03-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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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경쟁사 고객 빼왔을 때 기대수익 높지 않아”

서울 소재 휴대전화 매장에 이동통신 3사 로고가 붙어 있다. 2024.01.22. 뉴시스

이동통신 3사가 16일부터 통신사를 바꾸는 소비자에게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지만 이날 기준 최대 지원금은 13만 원에 그쳤다. 정부가 정한 지원금 상한선 50만 원에 비하면 적은 액수인데다 지원 모델 수도 한정돼 있어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가 당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전날부터 단말기종과 요금제에 따라 전환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가장 많이 지급하는 곳은 KT다. 휴대전화 단말기 10종에 5만∼13만 원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 단말기 7종에 요금제별로 5만∼12만 원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단말기 4종에 3만~10만 원을 지원한다.

소비자들은 기대보다 낮은 지원금 수준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통신 3사 중 최신 휴대전화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 곳은 KT 한 곳에 그친다. 그것도 월 13만 원 요금제에 가입해야 최대 전환지원금 8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원모 씨(31)는 “갤럭시 24 플러스를 구매하려고 전환지원금을 기다렸는데 SK텔레콤으로 변경해도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 말했다.

통신사는 기대수익 등을 고려해 전환지원금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가 가입자를 유치할 때 약정기간 동안 소비자가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과 시장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 (지원금을) 결정한다”며 “최근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으로 기대수익이 줄었고, 마케팅 비용도 줄이는 추세라 당장 큰 금액을 투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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