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단통법 폐지 포함해 제도 전면 재검토”

전주영 기자

입력 2024-01-16 03:00 수정 2024-01-1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경쟁 막아 소비자 부담만 가중”
도입 11년 맞아 대수술 예고
폐지는 법개정 사안, 野동의 필요


뉴스1

대통령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에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를 포함해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스마트폰 기기값은 계속 올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사이 단통법이 시장 경쟁을 제한해 통신 3사의 수익만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동하는 정부’를 강조하며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단통법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신 3사는 단통법으로 매출이 늘어나면 소비자 서비스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단통법 규제가 경쟁을 가로막고 있어 시장 경쟁이 안 되다 보니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정책 당국은 단통법 폐지도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통법은 소비자가 통신사 대리점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살 때 가입 유형이나 장소에 따라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일이 없도록 동일한 단말기 지원금을 받도록 한 내용이 주요 내용이다. 2014년 10월 1일 시행돼 올해 11년 차를 맞았다. 단통법에 따라 통신사들은 스마트폰별로 정해진 지원금을 공시한 대로 모든 소비자에게 똑같이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점점 오르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단통법 때문에 낮은 지원금으로 비싸게 스마트폰을 사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통신 3사의 보조금 차별화 경쟁만 사라져 소비자 편익이 줄어든 반면 통신사 배만 불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통신 3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통해 제4 이통사 선정 등 통신비용을 낮추는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당초 단통법의 경우 정부는 단말기 추가 지원금 한도를 공시 지원금의 15%에서 30%까지 높이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대통령실은 단통법의 폐해가 크다고 보고 아예 폐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통법 폐지는 법 개정 사안이라 여소야대 국회에서 당장 실현되기는 힘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발표해도 법 개정 사안이라 우선은 시행령과 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최종 심의한 뒤 이달 예정된 업무보고 등을 통해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