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F] 뉴로클 이홍석 대표, “우리는 딥러닝계의 어도비를 꿈꿉니다”
동아닷컴
입력 2024-01-10 18:58 수정 2024-01-10 19:01
[IT동아 x 한국기술벤처재단]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기술 마케팅, 글로벌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며,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입니다.
뉴로클은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인공지능 개발 기업과는 어딘가 좀 다르다. 아니, 유니크하고 독특하다. 뉴로클이 지향하는 곳은 조금 더 넓다. 잘 만든 인공지능 도구, 잘 만든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인공지능을 잘 다룰 수 있는 도구라고나 할까.
뉴로클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표준 딥러닝 소프트웨어다. 이홍석 뉴로클 대표(이하 이 대표)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사진을 편집하고 그래픽을 작업하기 위해 어도비의 ‘포토샵(Photoshop)’과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를 사용하듯, 딥러닝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해 뉴로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이 대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이 대표와의 인터뷰는 2시간 가까이 진행했고, 뉴로클이 왜 딥러닝계의 어도비를 꿈꾸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입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뉴로클은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이 대표: 뉴로클은 비전문가도 사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컴퓨터 비전 분야에 접목해 이미지와 영상을 해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조금 더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를 컴퓨터(기계)가 학습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원하는 분석 결과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IT동아: 컴퓨터가 이미지와 영상을 조합하고 분석해 빠르게 결과를 찾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인가.
이 대표: 지난 2016년 3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이 대국했던 시기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렸던 이 대국은 결국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며 수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후 전 세계는 AI에 집중했다. 그리고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AI는 발전을 거듭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글(텍스트), 사진(이미지), 음성(오디오), 영상(비디오) 등의 데이터를 학습시켰으며, 이제는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 낸다. 요즘 뜨거운 감자처럼 떠오르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다.
IT동아: 확실히… 이제 AI는 학습하는 단계를 지났다. 학습한 결과를 통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생성형 AI가 사람이 손으로 만드는 콘텐츠보다 더 정교할 때도 있다. 소셜미디어, 게임, 광고, 건축, 코딩, 그래픽디자인, 제품디자인, 법률, 마케팅, 영업 등 수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이 대표: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을 예로 들어 보자. 아마존은 생성형 AI 도입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지난 2023년 8월 판매자가 고객 리뷰를 모두 읽지 않아도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를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판매자 리뷰에 생성형 AI를 활용해 리뷰에 많이 언급된 내용을 찾아준다. 또한, 9월에는 판매자가 제품 페이지의 상품 설명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판매자가 새로 등록하는 상품의 주요 특징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명 및 상품 설명을 대신 작성해주는 서비스다.
이어서 10월에는 검색 기능에 AI 챗봇 기능을 통합해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가 채팅으로 제품 추천과 비교, 리뷰 요약 등의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이어진 질문을 통해 세부 정보도 제공한다.
IT동아: 맞다. AI 챗봇은 수많은 기업이 도입해 사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이 대표: 이처럼 AI를 잘 모르는 일반인도 어느새 일상 속에서 이용하고 있다. 마치 하나의 기능, 서비스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수많은 일반인이 이러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AI를 연구개발했는지는 모른다. 아니, 몰라야 한다. AI를 어떻게 연구하고 개발해 서비스로 기능하는지 몰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대중화된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 수십, 수백 페이지의 설명서를 탐독해야 한다면, 지금처럼 누구나 사용하는 기기로 보급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이 대표: 맞다. AI의 대중화, 보편화를 위해서는 어렵지 않아야 한다. 비전문가도 쉽게 AI로 서비스를 만들고, 일반인도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도비 포토샵을 잘 다루는 전문가도 있지만, 간단하게 필요한 이미지 작업만 하는 일반인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찾기 힘든 AI 개발자? 표준 소프트웨어로 해결한다면?
IT동아: 어도비의 포토샵처럼 딥러닝을 잘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뉴로클이 개발하고 있다는 뜻인가.
이 대표: 뉴로클의 주 타겟은 B2B 즉,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지난 2020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기업의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AI 도입을 원하는 기업이 어려워하는 주요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기술을 보유한 인력 고용(53%)’, ‘AI 사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적 요소 부족(25.1%)’ 등이 나타났다. 또한, 인력 고용이 어려운 기술 유형으로 ‘소프트웨어 및 모델 개발(83.1%)’이 가장 많았다.
AI를 도입하고 싶지만, 이를 내부에서 연구개발하고 관리할 인력을 찾기 어렵다는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IT동아: 그건 지금도 진행형이다. 주요 IT 기업이 실력 있는 인공지능 개발자를 찾는 일은 여전하다.
이 대표: 우리가 해결하고자 노력한 것이 이 부분이다. 비전문가도 손쉽게 AI를 도입하고, 학습시켜 원하는 모델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외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중소기업이 뉴로클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제조’와 ‘의료’다. 대형 공장과 대학병원 등에서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뉴로클의 딥러닝 비전 소프트웨어
IT동아: 음… 기업이 원하는 AI를 대신 개발해 주는 외주 개발사처럼 들린다.
이 대표: 아니다. 뉴로클 소프트웨어는 코딩할 줄 모르거나 딥러닝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래픽 인터페이스(GUI) 기반의 표준형 소프트웨어 툴킷이다. 우리는 단 한 번 클릭으로 최적의 AI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오토 딥러닝 알고리즘’이라고 설명한다. 딥러닝 관련 지식이 없어도 쉽고 빠르게 다양한 고성능 딥러닝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뉴로클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뉴로티(NEURO-T)’와 ‘뉴로알(NEURO-R)’이다. 뉴로티는 코드가 필요 없는 오토 딥러닝 비전 소프트웨어로, 비전 검사 모델 학습/생성 소프트웨어다. ‘이미지 데이터 업로드’ -> ‘이미지 데이터 관리’ -> ‘학습 및 모델 생성’ -> ‘딥러닝 평가 모델’을 GUI로 쉽게 생성할 수 있다.
뉴로티로 생성한 비전 검사 모델은 런타임 API인 뉴로알을 통해 현장에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다. 데이터 관리 및 레이블링, 모델 학습 및 생성, 모델 적용 등 딥러닝 비전 프로젝트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솔루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IT동아: 90년대 초까지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사용한 글자만 가득했던 도스(DOS)에서, 그래픽 기반으로 바꿔 전 세계 컴퓨터 운영체제를 석권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같은 느낌이다.
이 대표: 하하. 비슷하다. 고객사들은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딥러닝 비전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제조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을 AI로 찾아내고, 세탁기 제조 공장에서 완성한 제품의 외관에 흠집은 없는지 AI로 찾는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을 분석해 불량품을 찾고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환자의 병원균을 보다 빠르게 찾아내는 AI로도 사용한다. 엑스레이, MRI, CT, 초음파 사진과 영상과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이용한다.
딥러닝계의 어도비를 꿈꿉니다
IT동아: 정말 코딩을 모르고, AI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도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딥러닝 비전 검사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인가.
이 대표: 그렇게 만들었다(웃음). 실력 있고 경험 많은 AI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애초에 현장에 기업이 원하는 실력의 AI 전문가 자체가 많지 않다. 감히 말하건대 뉴로클 소프트웨어는 한두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그만큼 사용하기 쉽게 연구하고 개발했다.
AI로 분석하길 원하는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현장에서 일하는 담당자다. 제조 현장, 의료 현장에서 오랜 시간 일한 엔지니어와 연구원이 누구보다 불량품을 잘 찾고, 숨어있는 병원균을 찾지 않나. 이런 데이터를 잘 입력하고 관리해 학습시키면, 더 빠르고 정확한 딥러닝 비전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 좋은 딥러닝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잘 수집한 데이터라는 말이 있다. 데이터만 잘 준비되어 있다면 누가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쓰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IT동아: AI 전문 개발사라고 하면, 대부분 고객사가 원하는 AI 모델을 대신 개발해 주는 형태였는데… 뉴로클은 고객사가 직접 AI 모델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느낌이다.
이 대표: 맞다. 정확하다. 2019년 6월 뉴로클을 설립하고, 외주 개발사처럼 AI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며 지금의 BM를 설계했다. 이후 2020년 뉴로클 소프트웨어 첫 계약을 성사시켰고, 2021년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뒤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성장했다.
혼자 뉴로클을 시작해 이제 30명 이상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R&D 개발자만 20명 이상이다. 2020년 아시아 7개국(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2022년 유럽 7개국(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진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에는 북미 지역 진출도 준비 중이다.
IT동아: 확실히… 많은 AI 개발사를 만났지만, 뉴로클과 같은 BM으로 성장한 기업은 못 본 것 같다.
이 대표: 외주 개발사처럼 AI를 연구개발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사업을 확장하면, 고객사가 늘어날 때마다 개발 인력을 늘려야 한다.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형태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실 엔지니어 출신도 아니다(웃음).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IT 대기업 전략팀에 입사하면서 애플, MS, 구글 등 글로벌 IT 리더 기업들과 사업을 같이하며 조금씩 IT에 눈을 떴다. 그렇게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보면서 AI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뉴로클 BM을 떠올렸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AI 모델링하는 방식은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IT동아: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뉴로클은 ‘유니크한 AI 개발사’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 대표: 아직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을 인정받기 위해 AI 전시회, 세미나, 박람회 등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기술벤처재단의 창업도약패키지에 신청하는 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뉴로클의 최종 목표는 AI 딥러닝 기술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어도비와 같은 표준 소프트웨어 툴킷을 제공하는 것이다. 뉴로클이 만들고 있는 표준 딥러닝 소프트웨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뉴로클은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인공지능 개발 기업과는 어딘가 좀 다르다. 아니, 유니크하고 독특하다. 뉴로클이 지향하는 곳은 조금 더 넓다. 잘 만든 인공지능 도구, 잘 만든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인공지능을 잘 다룰 수 있는 도구라고나 할까.
뉴로클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표준 딥러닝 소프트웨어다. 이홍석 뉴로클 대표(이하 이 대표)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사진을 편집하고 그래픽을 작업하기 위해 어도비의 ‘포토샵(Photoshop)’과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를 사용하듯, 딥러닝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해 뉴로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이 대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이 대표와의 인터뷰는 2시간 가까이 진행했고, 뉴로클이 왜 딥러닝계의 어도비를 꿈꾸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이홍석 뉴로클 대표 / 출처=IT동아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입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뉴로클은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이 대표: 뉴로클은 비전문가도 사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컴퓨터 비전 분야에 접목해 이미지와 영상을 해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조금 더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를 컴퓨터(기계)가 학습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원하는 분석 결과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IT동아: 컴퓨터가 이미지와 영상을 조합하고 분석해 빠르게 결과를 찾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인가.
이 대표: 지난 2016년 3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이 대국했던 시기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렸던 이 대국은 결국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며 수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대국하고 있는 이세돌 9단의 모습 / 출처=IT동아
이후 전 세계는 AI에 집중했다. 그리고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AI는 발전을 거듭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글(텍스트), 사진(이미지), 음성(오디오), 영상(비디오) 등의 데이터를 학습시켰으며, 이제는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 낸다. 요즘 뜨거운 감자처럼 떠오르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다.
IT동아: 확실히… 이제 AI는 학습하는 단계를 지났다. 학습한 결과를 통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생성형 AI가 사람이 손으로 만드는 콘텐츠보다 더 정교할 때도 있다. 소셜미디어, 게임, 광고, 건축, 코딩, 그래픽디자인, 제품디자인, 법률, 마케팅, 영업 등 수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이 대표: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을 예로 들어 보자. 아마존은 생성형 AI 도입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지난 2023년 8월 판매자가 고객 리뷰를 모두 읽지 않아도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를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판매자 리뷰에 생성형 AI를 활용해 리뷰에 많이 언급된 내용을 찾아준다. 또한, 9월에는 판매자가 제품 페이지의 상품 설명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판매자가 새로 등록하는 상품의 주요 특징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명 및 상품 설명을 대신 작성해주는 서비스다.
인터뷰 중인 이홍석 뉴로클 대표 / 출처=IT동아
이어서 10월에는 검색 기능에 AI 챗봇 기능을 통합해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가 채팅으로 제품 추천과 비교, 리뷰 요약 등의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이어진 질문을 통해 세부 정보도 제공한다.
IT동아: 맞다. AI 챗봇은 수많은 기업이 도입해 사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이 대표: 이처럼 AI를 잘 모르는 일반인도 어느새 일상 속에서 이용하고 있다. 마치 하나의 기능, 서비스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수많은 일반인이 이러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AI를 연구개발했는지는 모른다. 아니, 몰라야 한다. AI를 어떻게 연구하고 개발해 서비스로 기능하는지 몰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대중화된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발표한 생성형 AI 리뷰 요약 기능 / 출처=아마존
IT동아: 아… 이해했다.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 수십, 수백 페이지의 설명서를 탐독해야 한다면, 지금처럼 누구나 사용하는 기기로 보급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이 대표: 맞다. AI의 대중화, 보편화를 위해서는 어렵지 않아야 한다. 비전문가도 쉽게 AI로 서비스를 만들고, 일반인도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도비 포토샵을 잘 다루는 전문가도 있지만, 간단하게 필요한 이미지 작업만 하는 일반인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찾기 힘든 AI 개발자? 표준 소프트웨어로 해결한다면?
IT동아: 어도비의 포토샵처럼 딥러닝을 잘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뉴로클이 개발하고 있다는 뜻인가.
이 대표: 뉴로클의 주 타겟은 B2B 즉,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지난 2020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기업의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AI 도입을 원하는 기업이 어려워하는 주요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기술을 보유한 인력 고용(53%)’, ‘AI 사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적 요소 부족(25.1%)’ 등이 나타났다. 또한, 인력 고용이 어려운 기술 유형으로 ‘소프트웨어 및 모델 개발(83.1%)’이 가장 많았다.
출처=뉴로클
AI를 도입하고 싶지만, 이를 내부에서 연구개발하고 관리할 인력을 찾기 어렵다는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IT동아: 그건 지금도 진행형이다. 주요 IT 기업이 실력 있는 인공지능 개발자를 찾는 일은 여전하다.
이 대표: 우리가 해결하고자 노력한 것이 이 부분이다. 비전문가도 손쉽게 AI를 도입하고, 학습시켜 원하는 모델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외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중소기업이 뉴로클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제조’와 ‘의료’다. 대형 공장과 대학병원 등에서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뉴로클의 딥러닝 비전 소프트웨어
IT동아: 음… 기업이 원하는 AI를 대신 개발해 주는 외주 개발사처럼 들린다.
이 대표: 아니다. 뉴로클 소프트웨어는 코딩할 줄 모르거나 딥러닝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래픽 인터페이스(GUI) 기반의 표준형 소프트웨어 툴킷이다. 우리는 단 한 번 클릭으로 최적의 AI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오토 딥러닝 알고리즘’이라고 설명한다. 딥러닝 관련 지식이 없어도 쉽고 빠르게 다양한 고성능 딥러닝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출처=뉴로클
뉴로클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뉴로티(NEURO-T)’와 ‘뉴로알(NEURO-R)’이다. 뉴로티는 코드가 필요 없는 오토 딥러닝 비전 소프트웨어로, 비전 검사 모델 학습/생성 소프트웨어다. ‘이미지 데이터 업로드’ -> ‘이미지 데이터 관리’ -> ‘학습 및 모델 생성’ -> ‘딥러닝 평가 모델’을 GUI로 쉽게 생성할 수 있다.
뉴로티(NEURO-T)와 뉴로알(NEURO-R) / 출처=뉴로클
뉴로티로 생성한 비전 검사 모델은 런타임 API인 뉴로알을 통해 현장에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다. 데이터 관리 및 레이블링, 모델 학습 및 생성, 모델 적용 등 딥러닝 비전 프로젝트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솔루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출처=뉴로클
IT동아: 90년대 초까지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사용한 글자만 가득했던 도스(DOS)에서, 그래픽 기반으로 바꿔 전 세계 컴퓨터 운영체제를 석권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같은 느낌이다.
이 대표: 하하. 비슷하다. 고객사들은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딥러닝 비전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제조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을 AI로 찾아내고, 세탁기 제조 공장에서 완성한 제품의 외관에 흠집은 없는지 AI로 찾는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을 분석해 불량품을 찾고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환자의 병원균을 보다 빠르게 찾아내는 AI로도 사용한다. 엑스레이, MRI, CT, 초음파 사진과 영상과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이용한다.
딥러닝계의 어도비를 꿈꿉니다
IT동아: 정말 코딩을 모르고, AI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도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딥러닝 비전 검사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인가.
이 대표: 그렇게 만들었다(웃음). 실력 있고 경험 많은 AI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애초에 현장에 기업이 원하는 실력의 AI 전문가 자체가 많지 않다. 감히 말하건대 뉴로클 소프트웨어는 한두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그만큼 사용하기 쉽게 연구하고 개발했다.
이홍석 뉴로클 대표 / 출처=IT동아
AI로 분석하길 원하는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현장에서 일하는 담당자다. 제조 현장, 의료 현장에서 오랜 시간 일한 엔지니어와 연구원이 누구보다 불량품을 잘 찾고, 숨어있는 병원균을 찾지 않나. 이런 데이터를 잘 입력하고 관리해 학습시키면, 더 빠르고 정확한 딥러닝 비전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 좋은 딥러닝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잘 수집한 데이터라는 말이 있다. 데이터만 잘 준비되어 있다면 누가 뉴로클 소프트웨어를 쓰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23 AI 코리아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홍석 뉴로클 대표 / 출처=뉴로클
IT동아: AI 전문 개발사라고 하면, 대부분 고객사가 원하는 AI 모델을 대신 개발해 주는 형태였는데… 뉴로클은 고객사가 직접 AI 모델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느낌이다.
이 대표: 맞다. 정확하다. 2019년 6월 뉴로클을 설립하고, 외주 개발사처럼 AI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며 지금의 BM를 설계했다. 이후 2020년 뉴로클 소프트웨어 첫 계약을 성사시켰고, 2021년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뒤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성장했다.
혼자 뉴로클을 시작해 이제 30명 이상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R&D 개발자만 20명 이상이다. 2020년 아시아 7개국(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2022년 유럽 7개국(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진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에는 북미 지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출처=뉴로클
IT동아: 확실히… 많은 AI 개발사를 만났지만, 뉴로클과 같은 BM으로 성장한 기업은 못 본 것 같다.
이 대표: 외주 개발사처럼 AI를 연구개발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사업을 확장하면, 고객사가 늘어날 때마다 개발 인력을 늘려야 한다.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형태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홍석 뉴로클 대표 / 출처=뉴로클
사실 엔지니어 출신도 아니다(웃음).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IT 대기업 전략팀에 입사하면서 애플, MS, 구글 등 글로벌 IT 리더 기업들과 사업을 같이하며 조금씩 IT에 눈을 떴다. 그렇게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보면서 AI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뉴로클 BM을 떠올렸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AI 모델링하는 방식은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IT동아: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뉴로클은 ‘유니크한 AI 개발사’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 대표: 아직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을 인정받기 위해 AI 전시회, 세미나, 박람회 등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기술벤처재단의 창업도약패키지에 신청하는 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뉴로클의 최종 목표는 AI 딥러닝 기술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어도비와 같은 표준 소프트웨어 툴킷을 제공하는 것이다. 뉴로클이 만들고 있는 표준 딥러닝 소프트웨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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