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할 시간 없는 아저씨들을 사로잡은 방치형 게임[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3-11-03 11:00 수정 2023-11-03 11:00
게임을 꺼둬도 알아서 돌아가면서 자동으로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치형 게임 장르의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금이 부족한 인디 게임사들이 주로 선택하는 비주류 장르였지만, 최근에는 넷마블, 엠게임 같은 코스닥 상장된 대형 게임사들도 집중하면서 주류 장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에 이 같은 자동 전투 기능이 처음 도입됐을 때는 직접 조작하지 않고 그냥 켜두고 지켜보는 게 무슨 게임이냐며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제는 이런 방치형 게임이 시장에서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한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리니지W’, ‘나이트크로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리니지M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대형 MMORPG을 모두 밀어내고 2위까지 오른 것은, MMORPG, 수집형RPG, 모바일 전략 등 주류로 평가되는 장르에서도 나오기 힘든 기록입니다.
방치형 게임은 말 그대로 이용자가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캐릭터가 성장하고 재화가 쌓이게 됩니다. 넓게 보면 이전 90년대에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다마고치’도 이와 비슷한 계열이라 하겠는데요. 요즘에는 성장의 재미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치형RPG가 대세입니다.
이처럼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높아진 결정적 이유는 장르 특유의 편리함 덕일 텐데요. 업무로 바쁜 직장인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게임 시장은 전체 매출의 80%를 MMORPG 장르가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직장인들이 이런 MMORPG 장르를 즐기기에는 현실적으로 쉬운 게 아닙니다.
MMORPG 장르도 자동 전투가 기본 기능이라 그냥 켜두면 자동으로 플레이되지만, 업무에 필요한 스마트폰에서 항상 게임을 켜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에 집에 있는 PC로는 게임을 켜두고, 스마트폰으로는 확인만 하는 링크 시스템을 지원하는 MMORPG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스턴스 던전 등 직접 조작해야 하는 게임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방치형 게임은 게임을 끈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플레이되면서 레벨을 올릴 수 있기에 게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즉 기본 유료 아이템 몇 개 장착해두면 알아서 레벨이 오르기 때문에, 잠깐잠깐 실행해 그동안 쌓인 재화 보상을 확인하거나 아이템 장착 상황만 관리하면 계속 직접 플레이하는 경우와 큰 차이 없이 성장할 수 있죠. 시간이 많이 필요한 MMORPG와 달리,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잠깐 짬 내도 충분합니다.
방치형 게임이 성장하리라 기대되는 이유는, 게임 이용자의 이런 니즈(needs)와 시장성이 확인되면서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기존에는 주로 인디 게임사가 개발하다 보니 게임 완성도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대형 게임사들이 방치형 게임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요즘은 MMORPG 못지 않은 그래픽 품질을 보여주며 콘텐츠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MMORPG 외 다른 장르에서도 오프라인일 때 보상을 지급하는 방치 모드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방치 개념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점차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리니지M으로 대표되는 MMORPG와 직접 비교하기엔 이용자 수나 매출 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긴 합니다. 하지만 ‘세븐나이츠 키우기’ 사례에서 보듯, 이제 대형 게임사들도 본격적으로 방치형 게임 분야에 뛰어든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바, 좀더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예전에는 자금이 부족한 인디 게임사들이 주로 선택하는 비주류 장르였지만, 최근에는 넷마블, 엠게임 같은 코스닥 상장된 대형 게임사들도 집중하면서 주류 장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에 이 같은 자동 전투 기능이 처음 도입됐을 때는 직접 조작하지 않고 그냥 켜두고 지켜보는 게 무슨 게임이냐며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제는 이런 방치형 게임이 시장에서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한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구글 매출 2위로 뛰어오른 ‘세븐나이츠 키우기’ / 출처=넷마블
특히, 최근 넷마블이 자사 대표 IP(지식재산)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해 만든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까지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방치형 장르의 성장성에 다들 놀랐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리니지W’, ‘나이트크로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리니지M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대형 MMORPG을 모두 밀어내고 2위까지 오른 것은, MMORPG, 수집형RPG, 모바일 전략 등 주류로 평가되는 장르에서도 나오기 힘든 기록입니다.
방치형 게임은 말 그대로 이용자가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캐릭터가 성장하고 재화가 쌓이게 됩니다. 넓게 보면 이전 90년대에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다마고치’도 이와 비슷한 계열이라 하겠는데요. 요즘에는 성장의 재미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치형RPG가 대세입니다.
잠깐잠깐 확인만 해도 알아서 성장하는 것이 방치형 게임의 가장 큰 특징 / 출처=게임동아
글로벌 모바일 시장분석 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한국 RPG 시장 내 구매 수익 비중에서 방치형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에 1%, 2021년에 2%, 2023년에 3%까지 상승했습니다.이처럼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높아진 결정적 이유는 장르 특유의 편리함 덕일 텐데요. 업무로 바쁜 직장인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게임 시장은 전체 매출의 80%를 MMORPG 장르가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직장인들이 이런 MMORPG 장르를 즐기기에는 현실적으로 쉬운 게 아닙니다.
MMORPG 장르도 자동 전투가 기본 기능이라 그냥 켜두면 자동으로 플레이되지만, 업무에 필요한 스마트폰에서 항상 게임을 켜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에 집에 있는 PC로는 게임을 켜두고, 스마트폰으로는 확인만 하는 링크 시스템을 지원하는 MMORPG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스턴스 던전 등 직접 조작해야 하는 게임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MMORPG는 바쁜 직장인에게 많은 부담이 됩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월드레이드 / 출처 카카오게임즈
또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 중무장한다 해도 캐릭터 레벨은 기본일 테니, 결국 다른 이들처럼 많은 시간을 투자해 플레이해야 공성전 같은 상위 레벨 전용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이에 비해 방치형 게임은 게임을 끈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플레이되면서 레벨을 올릴 수 있기에 게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즉 기본 유료 아이템 몇 개 장착해두면 알아서 레벨이 오르기 때문에, 잠깐잠깐 실행해 그동안 쌓인 재화 보상을 확인하거나 아이템 장착 상황만 관리하면 계속 직접 플레이하는 경우와 큰 차이 없이 성장할 수 있죠. 시간이 많이 필요한 MMORPG와 달리,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잠깐 짬 내도 충분합니다.
게임을 꺼도 게임 재화가 쌓이니 직장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 출처=게임동아
가정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에도 집에서 게임을 즐기기엔 가족들 눈치가 보입니다. 방치형 게임은 어디서든 스마트폰에서 잠깐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도 조금이나마 마음 편히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방치형 게임이 성장하리라 기대되는 이유는, 게임 이용자의 이런 니즈(needs)와 시장성이 확인되면서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기존에는 주로 인디 게임사가 개발하다 보니 게임 완성도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대형 게임사들이 방치형 게임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요즘은 MMORPG 못지 않은 그래픽 품질을 보여주며 콘텐츠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MMORPG 외 다른 장르에서도 오프라인일 때 보상을 지급하는 방치 모드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방치 개념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점차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리니지M으로 대표되는 MMORPG와 직접 비교하기엔 이용자 수나 매출 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긴 합니다. 하지만 ‘세븐나이츠 키우기’ 사례에서 보듯, 이제 대형 게임사들도 본격적으로 방치형 게임 분야에 뛰어든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바, 좀더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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