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평판형 트랜스포머로 ‘글로벌 톱’ 순항”

태현지 기자

입력 2023-10-31 03:00 수정 2023-10-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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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Biz] 에이텀
충전기 전문기업 ‘에이텀’, 전기차 산업 성장 수혜
공업을 ‘공학’ 중심으로 발전… 시장성 빠르게 확보


에이텀 베트남법인 공장 내부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TA) 시장에서 확인된 기술력으로 전기차(EV)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상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가동,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도약할 겁니다.”

몰딩 코일 및 평판형 트랜스포머 제조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에이텀’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한택수 에이텀 대표는 동아일보와 만나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은 에이텀만의 평판형 트랜스포머 특허 기술로 전 세계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시장을 평정할 것”이라며 “O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성공적 안착과 S사 휴대폰 충전 제품의 소형화·슬림화·안정화 체계 구축,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공동 연구개발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포석을 잘 놓은 만큼 성장성을 믿고 기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코스닥 상장 ‘앞으로’… 65만 주 전량 신주 발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에이텀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에이텀은 작년 12월 실시한 기술성 평가에서 한국평가데이터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모두 A 등급을 획득해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공모주식 수는 총 65만 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3000∼3만 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200억 원(공모가 상단 기준)을 조달해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용 트랜스포머 시설 확충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11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어 21일과 22일 일반 청약을 받은 후 11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회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2016년 설립된 에이텀은 스마트폰 충전기와 TV,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등에 들어가는 전원 공급 장치 부품 가운데 전기에너지 전환 역할을 하는 트랜스포머를 제조·공급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480억 원이다.

트랜스포머는 교류전압 및 전류를 전자기기에 맞는 직류전압과 전류로 변환해 전기에너지를 전달하는 부품으로 전기가 소요되는 모든 제품에 필수적이다. 두 개의 코일과 철심으로 구성돼 있다. 1차 코일은 철심의 자기장으로 인해 발생한 유도전기를 2차 코일에 보내고 2차 코일에서 전압과 전류 강도를 조절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원리다.

에이텀의 기술력은 전원 공급 장치 시장에서 큰 지위를 차지한다. 기존의 권선형 트랜스를 구성하는 2차와 1차 코일에 각각 에이텀이 개발한 몰딩 코일과 적층 코일을 적용하고, 관련 제작 공정을 개발하면서 혁신적인 평면형 트랜스를 제작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높은 기술 진입 장벽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기존 권선형의 틀에 감겨진 2차 코일을 개선해 평판 동판을 프레스로 찍고 플라스틱 사출로 피복을 입힌 몰딩 코일을 개발하고, 1차 코일은 코일을 층층이 쌓아 올린 적층 코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트랜스의 부피를 줄이고 전력 안정성을 높인 평판형 트랜스 제조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트랜스는 코일이 감긴 권선형 트랜스가 사용됐는데 이 경우 발열 및 EMI(전자 방해 잡음) 등의 구조적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평판형 트랜스포머 기술은 기존 권선형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고효율·저발열·내습성 및 내구도 측면에 강점이 있다. 전자기기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인 발열 및 전자 방해 잡음 문제에서도 권선형보다 더 효과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또 기존에 비해 생산 수율도 높였고 불량률도 크게 개선했다.

에이텀은 몰딩 코일 개발 및 평판형 트랜스 제조 기술의 특허등록을 완료해 10년 이상의 기술 보호로 시장 내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첨단 기술을 특허로 등록해 오는 2036년까지 타사가 사용할 수 없는 독점적 사용권을 갖게 된 것이다.

평판형 트랜스의 시장 전망도 밝다. 스마트폰 시장의 발전에 따라 안정적인 고속 충전과 작은 크기의 충전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TV 역시 슬림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평판형 트랜스 매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이텀은 쟁쟁한 글로벌 기업과 밀접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 협력사로 등록한 후 공동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등 고객사 내 입지를 다져왔다. 평판형 트랜스포머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S사 모바일 충전기용 트랜스, L사 TV용 트랜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용 전장 트랜스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25W, 45W 휴대용 충전기용 에이텀의 트랜스는 독점적 지위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매출 증가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2024년 이후에는 65W, 140W 등의 제품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회사의 트랜스용 평판 코일은 현재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등 휴대용 전자기기용 충전기와 TV 등 슬림형 고부가 제품에 적용돼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으며 앞으로는 건조기, 스타일러 등 전 가전제품으로 매출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평판형 트랜스포머 기술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는 전기차용 전장 트랜스에서 요구되는 특성과도 맞물려 신사업 확대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에이텀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전기자동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사용되는 트랜스의 2차 코일에 자사의 몰딩 코일을 적용하면 전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며 제품화를 빠르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자동차는 부피와 무게에 민감한 만큼 향후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22년 대비 2025년에 2배로 증가하고 2030년에는 3.6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1020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66% 늘어난 170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오는 2025년에는 2050만 대, 2030년에는 3690만 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업체와 충전기 업체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기에 사용되는 이 회사의 트랜스는 부피의 획기적 감소와 발열(온도), 전기적 특성(EMI)도 우수해 충분한 시장성을 갖췄다. 단순화·모듈화·자동화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부피가 23% 감소했고 크기도 33%나 줄였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동시에 전기차 관련 특허를 10건 이상 출원했다.

에이텀은 전기차 부품과 관련해 국내 글로벌 완성차 기업 2곳과 정규 협력업체 등록을 앞두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충전기에 들어가는 트랜스 납품도 2개의 기업과 협의가 완료됐다. 그 외 기업과도 추가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자동차 부품은 지난해부터 대기업 요청으로 협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고객사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만큼 협력사로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공모자금 시설 확충… 기술특례 모의고사 A 등급
에이텀의 상장은 올해 초부터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기술성 평가에서 한국평가데이터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선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각 A 등급과 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21년 말 모의 기술성 평가를 진행하며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해 온 이 회사는 올해 들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2016년 설립된 에이텀은 사업 초기부터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RCPS(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투자를 받았다. 지난 8월에는 기술보증기금(기보)의 연구개발 융자 연계 사업인 ‘23년 BIRD 프로그램’ 2단계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으로부터 4년간 최대 15억 원의 출자금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은 전기차와 전기차용 충전기 모듈 개발 연구 사업으로 환경부와 산자부가 2027년까지 공동 개발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에이텀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시설 확충과 연구개발을 확대해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전기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국내 안산공장과 베트남 생산시설에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용 올 자동화 설비 투자에 공모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서 OLED 등의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지 2년여 만에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 휴대용 충전기와 TV 시장의 경험을 살려 시장에서 빠른 사업 안정화를 이루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에이텀의 기업공개 일정이 가시화되면서 초기 투자에 나선 운용사와 종속회사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에이텀이 발행한 2·3회 차 RCPS(상환전환우선주) 150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에이텀은 르네상스자산운용의 투자금을 토대로 칸타텀(구 청한이엔엘)이라는 유통회사의 지분 59.88%를 약 120억 원에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신규 편입했다.

칸타텀은 일반 MLCC(적층 세라믹 콘덴서)뿐만 아니라 전장용 MLCC 및 IC 유통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한 회사로 오랜 업력에 기반한 강력한 네트워크로 에이텀의 신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MLCC는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주는 전자회로의 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노동집약적 ‘공업’에서 첨단 기술을 앞세운 ‘공학’ 중심으로 산업 발전을 주도한 게 에이텀의 저력이다. 더 슬림화하고 고성능화한 충전 플랫폼을 통해 전통과 미래의 융합이라는 트랜스산업의 비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별화만이 살길’이라는 성장 기치를 내걸고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는 에이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은 독보적인 평판형 트랜스포머 특허 기술로 글로벌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이 회사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전기차용 전장 트랜스로 연 매출 2000억 원 기대”


한택수 에이텀 대표 인터뷰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를 시작으로 OLED 등의 프리미엄 TV 부품, 전기자동차 충전기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여전히 성장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회사 역량을 연구개발에 집중해 온 만큼 상장을 계기로 생산 제품의 고도화 및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톱 회사로 도약하겠습니다.”

한택수 에이텀 대표(사진)는 “전기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2025년까지 연 매출 2000억 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대기업 1차 협력사라는 든든한 기반 위에 제품의 신뢰성을 인정받았고 시장 전망도 밝기 때문이다. 그는 “내수보다는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승부를 겨룰 만큼 힘을 길렀다”며 주식 공모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감은 기술력에서 나온다. 에이텀은 80여 년을 이어온 권선형 트랜스포머 시장을 평판형 신개념 제품으로 바꿔 놓은 회사다. 20년 이상 평판형 트랜스를 독점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특허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신시장인 전기자동차 부문에 고객사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만큼 협력사로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표는 “전원 공급장치 관련 핵심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을 기반으로 트랜스포머 전문 기업을 넘어 전기자동차 충전기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대기업과의 공동 연구 등 협업을 통해 국내외에서 판로를 더욱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객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 태세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단순화·모듈화·자동화를 통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TV 등 얇아진 고부가 제품과 건조기, 스타일러 등 전 가전제품 영역에서 맞춤화된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신사업 아이디어를 실타래 풀듯이 풀어내는 한 대표는 “2년 전 L사에 처음 TV용 트랜스를 공급해 OLED 프리미엄 TV에 적용하고 S사로 거래선을 확대한 예에서 보듯이 전기차용 전장 트랜스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상장을 통해 투명하게 조달된 자금이 건강한 투자로 이어져 그 성과가 고객사와 투자자에게 돌아가도록 ‘에이텀’의 약속을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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