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에 쏙쏙 디지털 이야기]주파수 대역폭이 넓을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 빨라져요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입력 2023-10-27 03:00 수정 2023-10-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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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가 진동하며 정보 무선 전달
주파수가 높고 대역폭 넓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 가능
5G는 3.5GHz, 28GHz 대역 활용… 내달 6G 주파수 후보 대역 논의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달 세계전파통신회의(WRC·World Radiocommunication Conference)에서 6세대(6G) 이동통신의 주파수 후보 대역에 관한 논의가 처음 이뤄집니다. WRC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주파수 분배 및 전파통신에 대한 중요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4년마다 여는 회의입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1월 20일부터 4주간 개최되는 올해 회의에는 193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파수 후보 대역에 대한 논의를 전 세계 국가들이 모여서 한다는데, 대체 주파수 대역이 무엇이길래 약 200개 국가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을까요?

●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가 정보 전달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파동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전파라면, 주파수는 전파의 진동 횟수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진다. 최근에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됐고 6세대(6G)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도 논의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여기서 주파수는 전파의 주파수를 의미합니다. 전파는 3000GHz 이하 주파수를 갖는 전자파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정보(데이터)를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무선으로 전달하는 통신을 가능하게 해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사회적 기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이나 이동통신 이외에도 해상, 항공, 재난 구조, 우주 연구 등 여러 산업 영역에서 매우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는데 각 무선 서비스에는 모두 고유의 주파수가 사용됩니다.

그런데 주파수 대역은 한정되어 있고, 이를 세계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사용하므로 유한한 전파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ITU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주파수 대역별 용도를 지역별, 업무별로 분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파, 주파수, 대역 등의 표현이 낯설지는 않겠지만 무슨 의미인지 살펴볼게요.

전파는 공간에서 파동 형태로 퍼져나가고, 전파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가 주파수입니다. 전파의 존재를 증명한 헤르츠(Hertz)의 이름을 따 주파수의 단위로 사용하고, 1초에 1회 진동할 때를 1Hz라고 합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초당 진동 횟수가 많기 때문에 대체로 주파수가 높으면 동일 시간 동안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 대역은 104.5MHz, 2.4GHz, 28GHz와 같이 특정 주파수 영역을 말하며, 대역폭은 주파수 대역의 넓이로 최고 주파수와 최저 주파수의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라디오 방송에 88MHz부터 108MHz까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때, 이 라디오 방송의 주파수 대역폭은 20MHz입니다.

● 주파수 대역 넓을수록 속도 빨라

주파수는 종종 고속도로에 비유되어 정보 고속도로라고도 불리는데요. 고속도로 폭이 넓으면 차선이 많아 차량 흐름이 빨라지죠? 주파수도 대역폭이 넓으면 채널을 많이 나눌 수 있어 더 많은 데이터가 보다 빨리 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역폭을 말할 때 데이터 전송 속도의 단위인 bps(bit per second)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신사 광고에 등장해 한 번쯤 들어봤을 광대역이라는 표현이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의미해 빠른 속도를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4세대 이동통신(LTE)에서 사용한 주요 주파수 대역은 800MHz이고, 5세대(5G) 이동통신은 3.5GHz, 28GHz 대역을 활용하고, 6G에서 사용할 주파수로 논의되고 있는 대역은 100∼1000GHz 라고 합니다.

그럼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보내는 데 높은 주파수가 유리하니 단순히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면 될 텐데’라고 생각하겠죠? 그게 전파의 특성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전파는 주파수가 높을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나 전송 정보량은 커질 수 있으나 높은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에 반사되기 때문에 멀리까지 보낼 수 없어 통신 품질을 위해 기지국을 촘촘히 세워야 하는 등의 문제로 비용이 증가합니다. 저주파는 고주파보다 전송 속도나 정보 전송량은 작지만, 지형의 영향을 적게 받아 기술 구현 난이도가 낮고 구축이 용이해 수요가 많고, 이미 많은 서비스에 주파수가 할당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파수 포화 상태 문제와 고주파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논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전파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올 2월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에서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를 주제로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는 근간으로 5G, 6G를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넘어 지구상 모든 만물이 연결되는 만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으로 디지털 신세계를 맞이할 준비를 함께 해볼까요?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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