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기함 넘어 활용성까지? 삼성 갤럭시 Z 플립5

동아닷컴

입력 2023-10-17 18:59 수정 2023-10-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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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나 디자인을 갖춘 제품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마련이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이런 제품이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처음에 보여준 신기함을 넘어, 높은 활용성이나 실용성까지 증명해야 비로소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갤럭시 Z 플립5 / 출처=IT동아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플립(Galaxy Z Flip)’ 시리즈는 이러한 과정을 비교적 잘 극복하고 있는 제품군 중 하나다. 2020년에 출시된 첫 제품은 ‘가로로 접을 수 있는 신기한 스마트폰’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후속 모델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폴더블 화면의 특성을 살린 참신한 기능을 하나 둘 추가했고, 다소 아쉬웠던 스마트폰으로서의 기본기도 보강했다. 최근 출시된 최신 모델, ‘갤럭시 Z 플립5(SM-F731N)’는 과연 어떨까?


각 잡힌 디자인, 플렉스 윈도우로 차별화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의 초기 모델은 마치 콤팩트(화장품)를 떠올리게 하는 곡선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2022년에 출시된 갤럭시 Z 플립4 부터 ‘각’을 강조하기 시작했으며, 이번에 나온 갤럭시 Z 플립5(이하 Z플립5) 역시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예쁘장한 소품 같은 느낌을 벗어나, 첨단 디지털 제품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 같다. 제품의 두께는 6.9mm(펼친 상태 기준)로 전작과 같지만, 각을 강조한 탓인지 직접 보면 더 얇아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곡선을 줄인 ‘각’잡힌 외형이 눈에 띈다 / 출처=IT동아


전작에도 있었지만 쓰임새가 다소 한정적이었던 커버 스크린(외부 화면)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화면의 크기가 1.9인치(48.2mm)에서 3.4인치(86.1mm)로 대폭 확대되었다. 전작들의 커버 스크린은 시계나 알림 메시지 표시, 기껏해야 사진 촬영 정도의 제한된 용도로 쓰였지만, Z 플립5의 것은 훨씬 다양한 콘텐츠의 표시가 가능할 정도로 면적이 커졌고 기능도 많아졌다. 명칭 역시 ‘플렉스 윈도우’로 바뀌었다.

플렉스 윈도우로 날씨, 건강, 달력, 각종 설정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 / 출처=IT동아


Z플립5의 플렉스 윈도우를 이용, 메인 화면을 열 필요 없이 문자메시지가 오면 바로 가상 키보드를 불러와 답장을 보낼 수 있으며, 전화를 바로 걸거나 삼성페이를 실행해 간편 결제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각종 위젯(시계, 달력, 알람, 운동, 날씨, 주식 등)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으며, 상단 바를 바로 내려 각종 설정(와이파이, 블루투스, 무음 모드 등) 변경도 할 수 있다. 예전의 커버 스크린이 좀 신기한 부가기능 수준이었다면 Z플립5의 플렉스 윈도우는 본격적인 제2의 화면으로 봐도 좋을 정도다.


두께와 화면 크기, 무게는 전작과 동일

고광택 유리 소재의 플렉스 윈도우가 한쪽 외부 커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나머지 외부 커버 역시 고광택 유리로 덮여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손자국이 많이 남는 편이다. 이게 거슬린다면 별도의 케이스를 덮어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메인 화면 가운데의 주름은 예전에 비해 덜 눈에 띈다 / 출처=IT동아


제품의 두께 외에 무게 역시 187g으로 전작과 동일하며, 메인 화면의 크기 역시 6.7인치(170.3mm)로 변함이 없다. 플립 시리즈는 이 정도의 크기와 무게가 딱 적당하다고 삼성전자가 판단한 것 같다. 메인 화면 면적만 보면 스마트폰 업계 평균 수준이고, 대신 세로 길이가 약간 더 긴 정도다. 화면 해상도 역시 FHD급인 2640x1080으로, 이 역시 업계 평균 수준이다. 디자인은 개성이 넘치지만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한 감각으로 이용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화면을 접었을 때의 측면 모습 / 출처=IT동아


가장 눈 여겨 볼 점은 역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화면이다. 예전 모델과 같은 물렁한 느낌이 많이 사라졌고 터치감도 한층 좋아졌다. 최대 120Hz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을 지원해 전반적인 오브젝트의 움직임이 상당히 부드러우며,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기준이 되는 DCI-P3 컬러 표준을 만족하므로 왜곡이나 과정 없는 색감을 느낄 수 있다. 화면 중간의 접히는 부분에 약간의 주름이 남은 건 여전하지만 전작에 비하면 상당부분 개선되어 거슬리는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화면을 완전히 접었을 때 맞닿은 부분이 완전히 밀착되므로 들뜨는 느낌도 없다.

플렉스 모드는 콘텐츠 감상, 사진 촬영 등의 상황에서 편리하게 이용 가능 / 출처=IT동아


Z플립 시리즈 전통의 대표 기능인 플렉스 모드도 여전하다. 이는 폴더블 화면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한 특화 기능 중 하나다. 화면을 절반 정도만 펼친 상태에서 유튜브나 동영상 플레이어, 카메라 등의 앱을 실행하면 상단 화면에는 콘텐츠, 하단 화면에는 제어용 인터페이스가 나뉘어 표시된다. 굳이 별도의 스탠드의 이용 없이도 편하게 콘텐츠의 감상 및 조작,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전작들에 비해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유용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다.


평범한 카메라 스펙, 일상적인 촬영에 적합

카메라의 경우, 전면 1000만 화소 1개, 후면 1200만 화소 2개의 비교적 소박한 수치를 갖췄다. 후면 카메라는 OIS(광학식 흔들림 방지)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보급형 제품과는 확실히 차별화했지만, 표준+광각으로 구성되었고 망원용 카메라는 없어 갤럭시 S 시리즈나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수준의 최상위급 스펙에는 확실히 미치지 못한다. 최대 10배의 디지털 줌 기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건 4배줌 정도 까지고, 10배줌까지 당기면 확실히 화질 저하가 느껴진다.

줌 1배 / 출처=IT동아



줌 4배 / 출처=IT동아


줌 10배 / 출처=IT동아

그래도 4K UHD급 동영상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 가능하며, 초당 960프레임의 FHD급 슬로우 동영상의 촬영을 지원하는 등, 카메라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 및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엿보인다. 전문적인 수준의 고품질 영상을 원한다면 추천하기 어렵겠지만 가벼운 인물 사진, 스냅사진 위주로 촬영하는 이용자라면 비교적 만족스럽게 이용 가능할 것이다.


고성능 AP로 성능 강화, 배터리 효율도 ‘그럭저럭’

시스템의 두뇌인 AP의 경우, 갤럭시용으로 최적화되었다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는 갤럭시 S23 시리즈에도 탑재된 바 있는 고성능 모델로,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 중 최상위급에 가깝다. 시스템 메모리(RAM) 용량은 8GB이며, 저장소 용량은 256/512GB를 선택할 수 있다. 시스템의 핵심인 AP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반 앱이나 게임 등의 콘텐츠를 구동하는 데 문제를 겪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배터리 용량은 전작과 동일한 3700mAh다. 화면 밝기 50%, 배터리 100% 상태에서 유튜브를 연속 재생하면 약 13시간을 버틴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에 비해 배터리 용량이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효율성 높은 AP 탑재 및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를 통해 어느 정도 쓸만한 수준까지 배터리 이용 가능 시간을 개선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넘치는 개성에 기본기도 더했다

초창기의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예쁘고 신기하긴 하지만, 스마트폰으로서의 기본기를 생각한다면 ‘가성비’가 그리 좋지는 않은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속모델이 하나 둘 등장하며 단점을 조금씩 개선하고, 또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만 구현 가능한 차별화 가능을 강화하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게 되었다.

삼성 갤럭시 Z 플립5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플립5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오며 한층 매력적인 제품으로 거듭났다. 물론 카메라의 성능이나 배터리 용량과 같이 아직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플렉스 윈도우 탑재 및 전반적으로 충실해진 만듦새, 그리고 강력한 AP등을 통해 한층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좀 특이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일반적인 스마트폰 기준으로도 납득할 만한 제품이 되었으니 ‘돈 값’을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갤럭시 Z 플립5는 일반 모델 기준으로 민트, 그라파이트, 라벤더, 크림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삼성닷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전용 모델은 그레이, 블루, 그린, 옐로우 컬러가 있다(사양은 일반 모델과 동일).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139만 9200원, 512GB 모델이 152만 200원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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