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라피끄 “식물 원료를 화장품 안에 그대로 담았습니다”
동아닷컴
입력 2023-10-06 16:58 수정 2023-10-06 17:05
지난 2017년 1월 설립한 라피끄는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식물소재기술 기반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식물 원료를 그대로 화장품에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을 통해 효능과 성능을 온전히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버려지는 식품 부산물이나 주류 부산물 등을 화장품 소재로 재활용하며 새로운 화장품 원료와 제품을 개발한다.
라피끄 이범주 대표는 “라피끄만의 화장품 제형 기술과 식물소재 원료화 기술을 통해 오비맥주, 호반건설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과 협력하며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며, “화장품 효능은 얼마나 원료를 잘 담아낼 수 있는가로 판가름납니다. 우리는 화장품의 원료를 100%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에 IT동아가 이범주 대표와 만나 그의 생각과 도전을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맥주박으로도 화장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라피끄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지난 2022년 12월, 오비맥주와 협력하며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 ‘맥주박’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IT동아가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
이 대표: 맞다. 서울창업허브(SBA)의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오비맥주와 만나 맥주박으로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다. 맥주박을 가공해 화장품을 만들어 보면서 우리 스스로도 그 효과에 많이 놀랐었다. 멜라닌을 억제해 피부 미백 효과를 낼 수 있었고, 미세 플라스틱 대체 효과를 통해 세안제로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 ‘환경을 생각한 비어샴푸’를 오비맥주와 함께 출시했고, 최근 자체 브랜드인 ‘플렌티 플랜트(plenty plant)’ 바디라인으로 ‘브루버드 그레인 스크럽 바(괄사비누)’도 출시했다. 지난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2023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서 오비맥주와 함께 전시관을 만들고 업사이클링 화장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IT동아: 다시 봐도 신기하다. 버려지는 부산물일 뿐인데, 이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 대표: 하하. 음… 화장품 제조사는 새로운 효과의 소재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해야 한다. 맥주박은 그런 과정에서 찾은 하나의 소재였다. 연구해 보니, 맥주박은 천혜의 화장품 원료였다. 피부 미백, 탈모 완화, 각질 제거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의 효능에 맞춰 제품을 선보였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SBA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라피끄와 같은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이 오비맥주와 같은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어디 쉬운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더라도 자칫 대기업의 요청에 끌려 다니는 경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종의 두려움이다. 아무래도 규모 면에서 너무 차이날 수밖에 없지 않나(웃음). SBA를 통해 우리가 가진 것은 기술과 아이디어밖에 없는데, 행여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지울 수 있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지만, 오비맥주 외에도 다른 대기업과 협업하며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호반건설과도 협력해 호반건설이 운영하는 리조트에 비치하는 어메니티(클렌징, 핸드워시)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일본의 화장품 기업과도 협력 중이다. 곧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화장품 사업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IT동아: 이 대표님은 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와 두려움을 얘기했지만, 반대로 스타트업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런 기회조차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라피끄의 기술은 대기업도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표: 하하. 화장품 제조, 그중에서 화장품 원료를 찾고 효능과 성능을 높이는 기술만큼은 자신있다. 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했고, 라피끄를 설립하기 전 화장품 업계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경험도 있었다. 당시에 화장품 원료를 찾고, 원료의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제형(사용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연구했다.
당시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것은 ‘사용감’이었다. 화장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의 느낌이다. 끈적임의 정도,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 등이다. 상당히 주관적인 연구다(웃음). 하나의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정말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던 기억이 난다.
화장품 제형은 유화제와(섞이지 않는 두 액체를 잘 섞이게 하는 물질)의 싸움이다. 수십개의 화장품 원료가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혼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원료가 지닌 효능과 성능도 살려야 한다. 효능과 성능을 살렸더니 너무 끈적이고, 산뜻하고 청량하게 만들었더니 효능과 성능은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레시피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IT동아: 맞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은 느낌이 매우 중요하다.
이 대표: 그렇게 화장품 연구원으로 약 8년간 일하고, 음료업계에 연구원으로 이직했다. 마찬가지로 유화제를 다루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화장품을 연구할 때와 달리 이상하게 애착이 가지 않았다. 뭐랄까… 재미가 없었다. 그 때 깨달았다. ‘아, 화장품을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그렇게 가치를 정립했다. 특히, 여러 원료를 섞어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화장품 연구에 매력을 느꼈다.
직접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세운 뒤, 본격적으로 창업을 위한 경험을 쌓았다. 창업자가 연구만 잘한다고 사업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웃음). 이에 유통업계에서 품질관리(C/S), PB 상품 개발, 외주 제조사 관리 등을 담당해 일했고,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제형이 아닌 원료 개발 관련 경험도 쌓았다. 그리고 지난 2017년 1월, 지금의 라피끄를 설립했다.
라피끄는 식물 그대로를 화장품에 담아냅니다
IT동아: 화장품 사업을 위한 원료 개발과 제형, 그리고 유통까지 경험한 뒤에 결심한 셈이다.
이 대표: 맞다. 라피끄는 자연이 가지고 있는 효능을 최대로 끌어올린 화장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화장품 개발 기업이다. 화장품의 효능은 원료에서 온다. 그리고 대부분의 화장품 원료는 식물에서 나온다. 즉, 화장품은 ‘식물 원료 효능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현재 식물 원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효능은 1/10 정도로 떨어진다. 식물 원료의 효능을 100이라고 했을 때, 추출 과정에서 대부분 잃고 화장품 원료로 완성했을 경우 약 10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그런 것’이라며 그냥 반복하고 있었다.
IT동아: 화장품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알로에를 잘라서 그대로 피부에 바르는 것이 가장 좋다는 뜻인가.
이 대표: 비슷하다. 다만, 수십, 수백 개의 식물을 그렇게 피부에 바를 수는 없지 않나(웃음). 방법을 고민했다. 식물의 좋은 효능을 그대로 화장품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연구 끝에 개발한 기술이 ‘식물체 연화 기술(SofTech)’과 ‘연화식물체 생물전환 기술(SoftFerm)’이다.
식물체 연화 기술은 식물을 원형 그대로 화장품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기술이다. 녹차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 원료 추출 방법은 물에 녹차잎을 넣고, 그 물을 화장품으로 사용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라피끄는 녹차잎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다. 우리가 개발한 화장품을 보면, 잎이나 꽃잎 등 재료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걸 피부에 바르면 식물이 녹으면서 피부에 그대로 스며든다. 추출하는 과정 없이 유효성분을 100% 사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외 특허 36건(22건 등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의 고유 기술을 적용한 20여 고객사의 누적 제품 판매량은 300만 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누적 매출액은 30억 원 이상이며,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57.5억 원 규모다.
IT동아: SBA를 통한 오비맥주와의 협업이 하나의 성장 계기로 작용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까.
이 대표: 여러 의미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맥주박은 버려지는 부산물이지 않았나. 이를 활용해 화장품을 개발하며 라피끄에 ‘업사이클’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었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맥주박을 이용한 포장재 등 다양한 용도로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지난 2022년 10월, 라피끄만의 화장품 브랜드 ‘플렌티 플랜트(plenty plant)’를 런칭하였다. 플렌티 플랜트 브랜드 제품으로 새싹인삼잎과 새싹인삼뿌리 추출수를 그대로 담아내 기미와 잡티를 개선할 수 있는 ‘스프라우트 진생앰플’과 ‘스프라우트 진생토너’, 그리고 맥주박 가루를 함유해 클렌징과 함께 각질 제거, 마사지 기능 등을 더한 ‘브루버드 그레인 스크럽 바(괄사비누)’를 출시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가치를 온전히 담은 제품이다.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라피끄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라피끄 이범주 대표는 “라피끄만의 화장품 제형 기술과 식물소재 원료화 기술을 통해 오비맥주, 호반건설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과 협력하며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며, “화장품 효능은 얼마나 원료를 잘 담아낼 수 있는가로 판가름납니다. 우리는 화장품의 원료를 100%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에 IT동아가 이범주 대표와 만나 그의 생각과 도전을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범주 라피끄 대표 / 출처=IT동아
맥주박으로도 화장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라피끄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지난 2022년 12월, 오비맥주와 협력하며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 ‘맥주박’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IT동아가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
이 대표: 맞다. 서울창업허브(SBA)의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오비맥주와 만나 맥주박으로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다. 맥주박을 가공해 화장품을 만들어 보면서 우리 스스로도 그 효과에 많이 놀랐었다. 멜라닌을 억제해 피부 미백 효과를 낼 수 있었고, 미세 플라스틱 대체 효과를 통해 세안제로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라피끄가 오비맥주와 함께 선보인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 / 출처=와디즈 홈페이지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 ‘환경을 생각한 비어샴푸’를 오비맥주와 함께 출시했고, 최근 자체 브랜드인 ‘플렌티 플랜트(plenty plant)’ 바디라인으로 ‘브루버드 그레인 스크럽 바(괄사비누)’도 출시했다. 지난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2023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서 오비맥주와 함께 전시관을 만들고 업사이클링 화장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농업박람회에서 오비맥주와 함께 업사이클링 화장품을 전시한 라피끄 / 출처=라피끄
IT동아: 다시 봐도 신기하다. 버려지는 부산물일 뿐인데, 이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 대표: 하하. 음… 화장품 제조사는 새로운 효과의 소재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해야 한다. 맥주박은 그런 과정에서 찾은 하나의 소재였다. 연구해 보니, 맥주박은 천혜의 화장품 원료였다. 피부 미백, 탈모 완화, 각질 제거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의 효능에 맞춰 제품을 선보였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SBA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라피끄와 같은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이 오비맥주와 같은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어디 쉬운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더라도 자칫 대기업의 요청에 끌려 다니는 경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종의 두려움이다. 아무래도 규모 면에서 너무 차이날 수밖에 없지 않나(웃음). SBA를 통해 우리가 가진 것은 기술과 아이디어밖에 없는데, 행여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지울 수 있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한다.
지난 2022 서울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발표회에서 대기업 협렵 및 사업화 연계를 발표하고 있는 이범주 라피끄 대표 / 출처=라피끄
지금은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지만, 오비맥주 외에도 다른 대기업과 협업하며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호반건설과도 협력해 호반건설이 운영하는 리조트에 비치하는 어메니티(클렌징, 핸드워시)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일본의 화장품 기업과도 협력 중이다. 곧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화장품 사업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IT동아: 이 대표님은 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와 두려움을 얘기했지만, 반대로 스타트업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런 기회조차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라피끄의 기술은 대기업도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표: 하하. 화장품 제조, 그중에서 화장품 원료를 찾고 효능과 성능을 높이는 기술만큼은 자신있다. 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했고, 라피끄를 설립하기 전 화장품 업계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경험도 있었다. 당시에 화장품 원료를 찾고, 원료의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제형(사용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연구했다.
당시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것은 ‘사용감’이었다. 화장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의 느낌이다. 끈적임의 정도,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 등이다. 상당히 주관적인 연구다(웃음). 하나의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정말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던 기억이 난다.
라피끄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이범주 대표 / 출처=IT동아
화장품 제형은 유화제와(섞이지 않는 두 액체를 잘 섞이게 하는 물질)의 싸움이다. 수십개의 화장품 원료가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혼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원료가 지닌 효능과 성능도 살려야 한다. 효능과 성능을 살렸더니 너무 끈적이고, 산뜻하고 청량하게 만들었더니 효능과 성능은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레시피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IT동아: 맞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은 느낌이 매우 중요하다.
이 대표: 그렇게 화장품 연구원으로 약 8년간 일하고, 음료업계에 연구원으로 이직했다. 마찬가지로 유화제를 다루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화장품을 연구할 때와 달리 이상하게 애착이 가지 않았다. 뭐랄까… 재미가 없었다. 그 때 깨달았다. ‘아, 화장품을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그렇게 가치를 정립했다. 특히, 여러 원료를 섞어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화장품 연구에 매력을 느꼈다.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범주 라피끄 대표 / 출처=라피끄
직접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세운 뒤, 본격적으로 창업을 위한 경험을 쌓았다. 창업자가 연구만 잘한다고 사업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웃음). 이에 유통업계에서 품질관리(C/S), PB 상품 개발, 외주 제조사 관리 등을 담당해 일했고,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제형이 아닌 원료 개발 관련 경험도 쌓았다. 그리고 지난 2017년 1월, 지금의 라피끄를 설립했다.
라피끄는 식물 그대로를 화장품에 담아냅니다
IT동아: 화장품 사업을 위한 원료 개발과 제형, 그리고 유통까지 경험한 뒤에 결심한 셈이다.
이 대표: 맞다. 라피끄는 자연이 가지고 있는 효능을 최대로 끌어올린 화장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화장품 개발 기업이다. 화장품의 효능은 원료에서 온다. 그리고 대부분의 화장품 원료는 식물에서 나온다. 즉, 화장품은 ‘식물 원료 효능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라피끄가 보유한 식물 원료화 및 화장품 제형화 기술 / 출처=라피끄
그런데, 현재 식물 원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효능은 1/10 정도로 떨어진다. 식물 원료의 효능을 100이라고 했을 때, 추출 과정에서 대부분 잃고 화장품 원료로 완성했을 경우 약 10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그런 것’이라며 그냥 반복하고 있었다.
IT동아: 화장품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알로에를 잘라서 그대로 피부에 바르는 것이 가장 좋다는 뜻인가.
이 대표: 비슷하다. 다만, 수십, 수백 개의 식물을 그렇게 피부에 바를 수는 없지 않나(웃음). 방법을 고민했다. 식물의 좋은 효능을 그대로 화장품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연구 끝에 개발한 기술이 ‘식물체 연화 기술(SofTech)’과 ‘연화식물체 생물전환 기술(SoftFerm)’이다.
화장품 개발 모습 / 출처=IT동아
식물체 연화 기술은 식물을 원형 그대로 화장품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기술이다. 녹차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 원료 추출 방법은 물에 녹차잎을 넣고, 그 물을 화장품으로 사용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라피끄는 녹차잎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다. 우리가 개발한 화장품을 보면, 잎이나 꽃잎 등 재료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걸 피부에 바르면 식물이 녹으면서 피부에 그대로 스며든다. 추출하는 과정 없이 유효성분을 100% 사용하는 기술이다.
식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라피끄의 기술력 / 출처=라피끄
식물이 피부에서 그대로 녹아 스며들며 효능을 높인다 / 출처=라피끄
현재 국내외 특허 36건(22건 등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의 고유 기술을 적용한 20여 고객사의 누적 제품 판매량은 300만 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누적 매출액은 30억 원 이상이며,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57.5억 원 규모다.
IT동아: SBA를 통한 오비맥주와의 협업이 하나의 성장 계기로 작용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까.
이 대표: 여러 의미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맥주박은 버려지는 부산물이지 않았나. 이를 활용해 화장품을 개발하며 라피끄에 ‘업사이클’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었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맥주박을 이용한 포장재 등 다양한 용도로 고민하고 있다.
이범주 라피끄 대표 / 출처=IT동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지난 2022년 10월, 라피끄만의 화장품 브랜드 ‘플렌티 플랜트(plenty plant)’를 런칭하였다. 플렌티 플랜트 브랜드 제품으로 새싹인삼잎과 새싹인삼뿌리 추출수를 그대로 담아내 기미와 잡티를 개선할 수 있는 ‘스프라우트 진생앰플’과 ‘스프라우트 진생토너’, 그리고 맥주박 가루를 함유해 클렌징과 함께 각질 제거, 마사지 기능 등을 더한 ‘브루버드 그레인 스크럽 바(괄사비누)’를 출시했다.
플렌티 플랜트 스프라우트 진생앰플 및 진생토너 / 출처=플렌티 플랜트 공식홈페이지
플렌티 플랜트 브루버드 그레인 스크럽 바 / 출처=플렌티 플랜트 공식홈페이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가치를 온전히 담은 제품이다.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라피끄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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