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내리고 서서 이동 가능한 ‘로봇 휠체어’ 세계 첫 개발

최지원 기자

입력 2023-10-05 15:55 수정 2023-10-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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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AI로봇연구본부에서 개발한 ‘로봇 휠체어’ 모습.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이 ‘스탠딩 모듈’을 작동시켜 서서 이동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일어서서 생활하는 것을 돕는 ‘로봇 휠체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에도 계단을 오르는 휠체어와 일어서서 이동할 수 있는 휠체어가 각각 있었지만, 두 모듈을 하나의 휠체어에서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은 5일 계단을 오르내리는 ‘계단 등반 모듈’, 일어서서 이동하고 탑승한 상태에서 눕고 기울이는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스탠딩 모듈’을 구현한 로봇 휠체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변형 휠’의 모습. 평소에는 둥그런 모양이다가 계단과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그에 맞는 형태로 변한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휠체어 보조 바퀴에 해당하는 크롤러를 ‘ㄹ’자 형상으로 특수 설계해 휠체어 하부에 장착했다. 평지에서는 휠체어 내부에 감춰져 있다가, 계단을 오르내릴 일이 있으면 ‘계단 등반 모듈’을 가동해 특수 크롤러가 중심을 잡으며 계단을 이동하도록 돕는다. ㄹ자 모양으로 계단 모서리와 디딤판을 동시에 지지해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 휠체어에 탑승한 상태에서 다양한 자세로 변환할 수 있어 압력이 특정 부품에 집중되는 것을 해소했다. 로봇 자체 무게(자중)에 의해 발생하는 회전력을 최소화하는 ‘자중보상기술’을 적용해 눕고 앉고 서는 등 5가지 자세로 바꿀 수 있다.

연구진은 나아가 특수 설계한 ‘변형 휠’ 원천기술도 개발했다. 변형 휠은 평지에서는 일반 바퀴처럼 원형을 유지하며 이동하지만 장애물을 만나면 바퀴가 유연해지면서 장애물 모습과 일치하도록 변한다. 즉 둥그런 모양이었던 바퀴가 계단을 만나면 계단과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게 된다. 박찬훈 기계연 AI로봇연구본부장은 “개발된 기술을 신속히 확산시켜 장애인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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