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노인층’ 증가로 빈부 격차 더 커져

박민우기자

입력 2017-04-11 03:00 수정 2017-04-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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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16 소득분위별 실질구매력 분석
하위 20% 月소득 123만원→143만원… 상위 20%는 646만원→825만원으로
13년간 실질구매력 차 10%이상 확대


2003년 이후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13년간 실질구매력 격차가 10% 이상 벌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양극화는 특히 은퇴로 소득이 줄어든 60대 이상 저소득층이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내놓은 ‘소득분위별 실질구매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와 2003∼2016년 소득분위별 실질구매력(명목소득÷소비자물가)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KDI에 따르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2003년 123만 원에서 지난해 143만 원으로 20만 원 증가했다. 연평균 1.2%씩 상승한 셈이다.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상위 20%)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646만 원에서 825만 원으로 179만 원 늘었다. 매년 평균 1.9%씩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소득 1분위와 5분위는 매년 0.7%포인트씩 구매력 격차가 확대되면서 13년간 실질구매력 격차는 10% 이상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구매력 격차가 이처럼 벌어진 것은 명목소득 증가율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2003년 이후 소득 1분위의 명목소득은 연평균 3.5% 오르는 데 그친 반면, 5분위는 연평균 4.2% 증가했다.

KDI는 고령화 구조가 심화되면서 구매력 빈부 격차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퇴로 노동소득이 감소한 60대 이상 가구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1분위 소득이 정체됐다는 것이다. 다만 1분위를 대상으로 정부가 주는 보조금(이전소득)이 비교적 빠르게 증가해 실질구매력 격차가 더 벌어지진 않았다. 2010년대 들면서 근로장려금(EITC) 대상자와 지급액이 동시에 증가했고 기초연금 등의 도입으로 저소득층이 적게나마 정부에서 받는 현금이 늘었다.

천소라 KDI 연구위원은 “고령층 가구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은 2003년과 비교해 거의 정체돼 체감경기를 악화시키고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저소득층의 소득 여건을 개선해 소득분위별 구매력 편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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