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00만명 줄때, 사교육비 10조 증가
세종=정순구 기자
입력 2026-01-05 04:30
2024년 사교육비 29조 10년새 60% ↑
참여 학생 비율도 69%→80% 늘어
1인당 비용 2배로 껑충 월 47만원
대학 서열화 심화, 경쟁 더 치열해져
최근 10년간 초중고교 학생 수는 100만 명 이상 줄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10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비가 오른 데다 대입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학생 18% 줄었는데 사교육비 60% 증가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91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18조2297억 원)과 비교하면 6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 수는 638만2000명에서 524만8000명으로 113만4000명(17.8%) 감소했다.
저출생 기조로 학생 수가 줄고 있음에도 사교육비 총액이 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사교육비 단가 상승 영향이 크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초등학생 학원비는 18.2% 올랐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학원비는 각각 20.6%, 21.0% 올라 상승률이 더 가팔랐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평균 80.0%로 2014년(68.6%)보다 11.4%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학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7.7%에 달했다. 대입 경쟁 심화에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 학원을 보내는 부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모 씨(38)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영어학원 입학을 위한 시험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다. 영어유치원 출신 아이들과 차이가 날까 걱정돼서다. 신 씨는 “한 달에 40만 원 가까이 학원비가 추가로 나가지만 그래도 안 보내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유아 사교육 시장 확대가 초등학생 사교육 증가 배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영어유치원으로 한번 발을 내디딘 사교육 경험이 초등학교 이후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유아에게 지출한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41만4000원)는 고교생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32만 원)보다 많았다.
●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47만 원 돌파
학생 수 감소 속에서도 사교육비 총액이 늘면서 학생 1인당 사교육비 부담도 급증했다. 데이터처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4년 24만2000원에서 2024년 47만4000원으로 95.9% 올랐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대학 서열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교육비 증가세를 꺾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은 “사회 구조적 문제인 치열한 입시 경쟁이 지속되는 한 사교육 근절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교육 격차 완화와 공교육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양극화 개혁과 학력·학벌 중심 사회에 대한 국민 의식 변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은 지난해 12월 ‘대입 병목 완화를 통한 사교육 경감 방안’ 보고서에서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 정원을 늘리고, 학교 규모를 대형화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지역 균형 발전과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 정책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참여 학생 비율도 69%→80% 늘어
1인당 비용 2배로 껑충 월 47만원
대학 서열화 심화, 경쟁 더 치열해져

● 학생 18% 줄었는데 사교육비 60% 증가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91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18조2297억 원)과 비교하면 6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 수는 638만2000명에서 524만8000명으로 113만4000명(17.8%) 감소했다.
저출생 기조로 학생 수가 줄고 있음에도 사교육비 총액이 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사교육비 단가 상승 영향이 크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초등학생 학원비는 18.2% 올랐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학원비는 각각 20.6%, 21.0% 올라 상승률이 더 가팔랐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평균 80.0%로 2014년(68.6%)보다 11.4%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학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7.7%에 달했다. 대입 경쟁 심화에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 학원을 보내는 부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모 씨(38)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영어학원 입학을 위한 시험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다. 영어유치원 출신 아이들과 차이가 날까 걱정돼서다. 신 씨는 “한 달에 40만 원 가까이 학원비가 추가로 나가지만 그래도 안 보내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유아 사교육 시장 확대가 초등학생 사교육 증가 배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영어유치원으로 한번 발을 내디딘 사교육 경험이 초등학교 이후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유아에게 지출한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41만4000원)는 고교생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32만 원)보다 많았다.
●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47만 원 돌파
학생 수 감소 속에서도 사교육비 총액이 늘면서 학생 1인당 사교육비 부담도 급증했다. 데이터처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4년 24만2000원에서 2024년 47만4000원으로 95.9% 올랐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대학 서열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교육비 증가세를 꺾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은 “사회 구조적 문제인 치열한 입시 경쟁이 지속되는 한 사교육 근절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교육 격차 완화와 공교육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양극화 개혁과 학력·학벌 중심 사회에 대한 국민 의식 변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은 지난해 12월 ‘대입 병목 완화를 통한 사교육 경감 방안’ 보고서에서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 정원을 늘리고, 학교 규모를 대형화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지역 균형 발전과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 정책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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