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475원 터치…계엄때 수준 치솟아

한재희 기자

입력 2025-11-13 17:06 수정 2025-11-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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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놓인 달러화. 2025.11.5 뉴스1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5원을 찍으며 지난해 말 계엄사태 수준으로 올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경제 전망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에서) 방향 전환을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국고채 금리도 오르내리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2.0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467.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1475.4원까지 치솟았다. 미·중 갈등이 격화됐던 시기였던 올해 4월 9일에 장중 1487.6원까지 올라갔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10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통해 10월 1일~11월 11일 사이 원화가치가 4.1%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주요국 중에서 원화의 통화 가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엔화 가치는 4.0% 하락했다.

원화 가치 하락 원인에 대해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평가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서학개미’가 해외증권투자를 지속하며 외화가 유출된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꼽힌다.

전날 이 총재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폭과 시기, 혹은 방향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고, 시장이 이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해 전날 국고채 금리가 연고점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국고채금리 변동성도 환율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환율 상승세 진정을 위해선 강달러 압력이 뚜렷하게 완화될 필요가 있다”며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위험 회피)나 당국의 미세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급격한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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