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압도적…긴박한 순간에도 변함 없어” 외신들 극찬
김동욱 기자, 김종석기자
입력 2015-08-03 17:25 수정 2015-08-03 17:27
박인비(27)는 평소 구체적인 목표를 잘 말하지 않는다. 속내를 감추고 그저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다가갈 뿐이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에 있던 박인비와 전화로 신년 인터뷰를 했을 때는 달랐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꼭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고 싶다. 그게 바로 새해 소망이다.”
당시 그는 신혼집이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겨울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라스베이거스를 훈련 장소로 정한 이유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는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섭씨 5도까지 떨어져 쌀쌀한데다 바람까지 심하다. 미리 적응훈련을 하기에는 최적이다.” 박인비는 옷을 두껍게 입으면 스윙을 제대로 못한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 대비해 두꺼운 옷을 입고도 제대로 스윙할 수 있도록 스웨터에 점퍼를 껴입고 스윙하고 있다는 얘기에서는 ‘꿈의 기록’을 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박인비는 정작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허리 디스크 증세 재발로 통증이 심해져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없었다. 대회 개막 이틀 전 한국에서 응원을 간 박인비의 부모는 가족회의를 소집해 프로암대회 불참을 결정하고 전담 물리치료사와 컨디션 회복에 공을 들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졌던 박인비는 3일 4라운드 초반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올해도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했다는 박인비는 7~10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낚었다. 이어 14번 홀(파5)에서 핀까지 190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6번 아이언으로 투온에 성공한 뒤 10m 장거리 이글 퍼팅을 성공시켰다. 16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이 홀에서 세컨드 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한 고진영을 3타차로 앞섰다.
번번이 뒷심 부족에 허덕였던 앞선 두 번의 브리티시여자오픈 때와는 달랐다. 박인비는 “그동안 지나친 부담감에 마음이 흔들렸다. 올해는 오히려 마음을 비웠던 탓에 잘 풀렸다”고 말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긴장한 골퍼 대부분은 스윙이 작고 빨라지며 퍼팅은 짧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인비는 긴박한 순간에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박인비는 자신이 우승했던 메이저 대회의 홀 깃발을 액자에 넣어 신혼집 거실 벽에 걸어뒀다. 이제 브리티시여자오픈 깃발도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5억2000만 원)를 받은 박인비는 한 시즌 5개 메이저 대회 결과를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어지는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자로도 결정됐다.
대기록을 달성한 박인비에게 찬사도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그의 이름을 빗대 ‘여왕벌’, ‘윈 비(Win Bee)’ ‘인비리버블(Inbee-lievable·믿을 수 없는)’ 등의 애칭을 붙였다. 가디언은 “두려움 없는 박인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봉인을 해제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도 “여자 골프에서 박인비는 전설적인 위치에 올라섰음을 부인할 수 없다. 27세인 박인비는 7번의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 그보다 어린 나이에 이만큼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미키 라이트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여자 골프의 새 장을 열었다”(미국 뉴욕타임즈),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여자 골퍼임을 다시 증명했다”(영국 텔레그라프), “한국 동료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박인비가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영국 BBC) 등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당시 그는 신혼집이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겨울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라스베이거스를 훈련 장소로 정한 이유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는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섭씨 5도까지 떨어져 쌀쌀한데다 바람까지 심하다. 미리 적응훈련을 하기에는 최적이다.” 박인비는 옷을 두껍게 입으면 스윙을 제대로 못한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 대비해 두꺼운 옷을 입고도 제대로 스윙할 수 있도록 스웨터에 점퍼를 껴입고 스윙하고 있다는 얘기에서는 ‘꿈의 기록’을 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박인비는 정작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허리 디스크 증세 재발로 통증이 심해져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없었다. 대회 개막 이틀 전 한국에서 응원을 간 박인비의 부모는 가족회의를 소집해 프로암대회 불참을 결정하고 전담 물리치료사와 컨디션 회복에 공을 들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졌던 박인비는 3일 4라운드 초반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올해도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했다는 박인비는 7~10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낚었다. 이어 14번 홀(파5)에서 핀까지 190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6번 아이언으로 투온에 성공한 뒤 10m 장거리 이글 퍼팅을 성공시켰다. 16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이 홀에서 세컨드 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한 고진영을 3타차로 앞섰다.
번번이 뒷심 부족에 허덕였던 앞선 두 번의 브리티시여자오픈 때와는 달랐다. 박인비는 “그동안 지나친 부담감에 마음이 흔들렸다. 올해는 오히려 마음을 비웠던 탓에 잘 풀렸다”고 말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긴장한 골퍼 대부분은 스윙이 작고 빨라지며 퍼팅은 짧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인비는 긴박한 순간에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박인비는 자신이 우승했던 메이저 대회의 홀 깃발을 액자에 넣어 신혼집 거실 벽에 걸어뒀다. 이제 브리티시여자오픈 깃발도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5억2000만 원)를 받은 박인비는 한 시즌 5개 메이저 대회 결과를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어지는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자로도 결정됐다.
대기록을 달성한 박인비에게 찬사도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그의 이름을 빗대 ‘여왕벌’, ‘윈 비(Win Bee)’ ‘인비리버블(Inbee-lievable·믿을 수 없는)’ 등의 애칭을 붙였다. 가디언은 “두려움 없는 박인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봉인을 해제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도 “여자 골프에서 박인비는 전설적인 위치에 올라섰음을 부인할 수 없다. 27세인 박인비는 7번의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 그보다 어린 나이에 이만큼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미키 라이트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여자 골프의 새 장을 열었다”(미국 뉴욕타임즈),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여자 골퍼임을 다시 증명했다”(영국 텔레그라프), “한국 동료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박인비가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영국 BBC) 등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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