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모범생’ 스피스, 미국의 새로운 영웅으로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입력 2015-06-24 03:00 수정 2015-06-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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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US오픈 우승 22세 청년
美, 우즈 몰락 후 ‘스타 탄생’ 열광


22세의 젊은 나이로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인 마스터스(4월)에 이어 21일 US오픈까지 평정한 미국 프로골퍼 조던 스피스(세계 랭킹 2위·사진)가 새로운 ‘아메리칸 히어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사회는 텍사스 출신의 청년 골퍼가 보여주고 있는 영웅다운 덕목에 주목하며 그를 스포츠 스타를 넘어 사회적 아이콘으로 치켜세우는 분위기다.

폭스뉴스 등 미 언론은 22일 US오픈 기간 중 그가 보여준 모범적 언행을 ‘A(Attitude·성실한 태도) B(Behaviour·남을 배려하는 행동) C(Competence·압도적인 실력)’로 요약하며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은 이번 US오픈이 열린 워싱턴 주 시애틀 인근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의 잔디가 지나치게 울퉁불퉁해 퍼팅을 하기 어렵다고 불평했지만, 스피스는 묵묵히 게임에 집중해 결국 승자가 됐다. 같은 대회에 출전했던 빌리 호셸은 잔디가 불규칙해 퍼팅이 들어가지 않자 골프채를 잔디에 내던지는 비신사적 자세를 보여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스피스는 우승 후 다른 선수들을 배려하는 모습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깝게 퍼팅을 놓쳐 공동 2위가 된 더스틴 존슨에 대해서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그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마침 이날 ‘아버지의 날’을 맞아 “이번 우승은 오로지 아버지의 몫”이라고 말해 가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미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고 CNN은 전했다.

무엇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몰락을 틈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 유럽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는 미 프로 골프계에서 스피스가 올해 미국에서 열린 두 메이저 대회를 잇달아 석권한 것 자체에 미국인들은 열광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스피스가 미국 팬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7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오픈 대회도 정복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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