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1% 저금리에 주택거래량은 늘었지만…부동산 ‘불안한 회복’

김재영기자 , 홍수영기자

입력 2015-04-02 17:40 수정 2015-04-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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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그나마 빛을 보고 있는 분야는 부동산시장이다. 최근 주택거래는 기준금리 연 1%대의 저금리 환경에 힘입어 최대 호황기였던 2006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금리가 오르거나 실물경기가 악화될 경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어 여전히 ‘불안한 회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한 달 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만3075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3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1, 2월에도 해당 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보였다.

분양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본보기집은 연일 방문인파로 넘쳐나고 청약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초저금리시대의 투자대안으로 떠오르며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가 부쩍 늘고 있다. 급등하는 전세금에 지친 세입자들이 집을 사기 시작한 데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주택시장에 몰리면서 시멘트, 건자재, 가구업 등 연관 업종은 물론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체, 부동산 중개사무소 등에도 온기가 번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주택거래량은 늘어도 가격은 그리 오르지 않는 ‘냉정한 회복 상태’라는 것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거래량 정도면 2013년 9월 저점 대비 가격이 5%는 올라야하는데, 현재 저점 대비 가격상승률이 2%가 채 안 된다”고 말했다.

공급과잉도 우려된다. 정부가 예측한 향후 10년간 주택의 적정수요량은 연 39만 채이지만 실제 공급된 주택(인허가 기준)은 2013년 44만 채, 2014년 51만5000채나 됐다. 올해 분양 열풍을 감안하면 올해도 적정 수요량을 훨씬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간 분양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는 2, 3년 뒤에는 물량이 넘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이 하반기(7~12월) 금리인상에 나서고 한국도 뒤따를 경우 저금리에 기댄 투자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 위원은 “금리가 인상될 경우 실수요자가의 매매가 주춤해질 수 있고, 투자수요도 자취를 감춰 시장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구조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는 쉽게 꺾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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