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28GB 스마트폰 대중화 이끈다

김지현기자

입력 2015-03-20 03:00 수정 2015-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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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비트 낸드 기반 내장메모리 양산

올해 1월 ‘아이폰6’ 16GB 모델을 산 최모 씨(35)는 턱없이 부족한 스마트폰 메모리 용량 때문에 분통이 터졌다. 최 씨는 “64GB 모델은 구하기가 쉽지 않고 128GB 모델은 너무 비싸서 16GB 모델을 산 건데 사진을 마음껏 찍거나 음악을 저장하지 못하고 번번이 정리해야 해 아쉽다”고 말했다.

앞으로 용량이 적은 스마트폰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19일 3비트(bit) 낸드플래시에 기반한 업계 최대 용량의 128GB 스마트폰용 내장메모리를 본격 양산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 대용량 메모리 가격 부담 덜어


128GB 내장메모리는 아직까지는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탑재되고 있지만 이번 양산을 계기로 내장메모리 가격이 떨어져 중저가폰에도 128GB 메모리 탑재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광대역 LTE-A 등 통신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에서도 초고화질(UHD) 영상과 3차원(3D) 게임 등 고용량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돼 대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많아졌지만 128GB 이상 대용량 메모리의 경우 가격 부담이 상당히 높았다. 아이폰6의 경우 16GB와 128GB의 출고가가 2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향후 3비트 기반 128GB 내장메모리가 탑재되면 중저가폰에서도 DVD급 영화 25편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양산하는 3비트 128GB 내장메모리는 삼성전자 고유의 컨트롤러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속도와 안정성을 구현했다”며 “특히 시스템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읽기와 쓰기 속도가 보조 저장장치로 쓰이는 메모리카드에 비해 4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빠르다”고 설명했다.


○ 시장 확대의 첨병


데이터 저장용 반도체로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의 단위인 ‘셀(cell)’에 담기는 데이터 용량(1∼3비트)에 따라 종류가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3비트 제품(TLC)은 동일한 저장 공간에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만큼 가격이 저렴하지만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빠른 데이터 처리능력이 필요한 제품보다는 SD카드 같은 보조 저장장치 위주로 사용돼 왔다.

삼성전자는 128GB 내장메모리 라인업을 통해 모바일 메모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 3비트 낸드플래시 사업 영역을 기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모바일 기기용 내장메모리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삼성전자, 반도체 세계 1위 가능성도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 인텔은 올해 1분기(1∼3월) 매출 예상치를 10억 달러 가까이 줄였다. 이에 더해 올해 PC 시장 규모 역시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의존하고 있는 인텔의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 순위 2위인 삼성전자가 올해 인텔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큰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에서는 세계 1위이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시스템 반도체 등을 더한 반도체 종합 순위에서는 인텔에 밀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가 집계한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인텔이 513억 달러, 삼성전자가 372억 달러로 여전히 100억 달러 이상 벌어져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역대 최저인 3%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진 상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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