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모터쇼’도 있어요!…흥행카드는?
동아경제
입력 2015-02-04 08:00 수정 2015-02-04 16:03
지난 ‘2013 서울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스마트워치로 차량 문을 여닫고, 무인 자동주차까지…' 최근 세계적 가전전시회와 모터쇼에서는 차량과 관련한 최첨단 IT기술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자동차와 IT업체들이 본격적인 협업을 통해 상상을 점점 현실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오는 4월 열리는 ‘2015 서울모터쇼’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최 측이 핵심 주제로 고려했던 ‘자동차와 정보기술의 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일부 IT업체를 비롯해 몇몇 완성차업체들의 불참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흥행카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삼성전자는 BMW와 함께 스마트워치 ‘기어S’를 이용해 전기차 i3의 무인 주차를 돕는 기술을 개발, 지난달 ‘CES 2015’에서 첫 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스마트워치를 통해 i3의 배터리 현황과 운행기록을 살필 수 있는 ‘아이리모트’ 앱을 소개한 바 있지만, 국내 데뷔는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삼성SDI는 지난달 25일 폐막한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로선 유일하게 전시장을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 서울모터쇼 참가는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SDI는 전시회에서 아우디가 처음 만든 디젤엔진에 배터리를 얹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에 배터리를 공급했다고 소개했다. 삼성SDI는 독일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메르세데츠벤츠를 제외하고 폴크스바겐과 BMW 등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솔루션파트에서 3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LG전자도 서울모터쇼에 불참한다. LG전자는 최근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차량 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벤츠와 자율주행자동차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로 합의하는 등 완성차업체들과의 기술 협력에 성과를 내는 중이다. 차량 배터리 공급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LG화학도 같은 입장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FCA코리아는 서울모터쇼에 불참하는 대신 별도의 체험마케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각 모델별 특징에 맞게 행사장을 꾸며 단순히 차를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의 특징을 만끽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볼보코리아도 각 대륙별로 모터쇼 한 곳만 참석한다는 본사 방침에 따라 서울모터쇼는 불참한다. 볼보자동차는 3월, 4월에 열리는 제네바, 상하이모터쇼에 나선다. 1월에는 이미 북미국제오토쇼를 다녀갔다.
국내 대표 타이어업체 3곳(한국·금호·넥센타이어)도 지난 2013년과 마찬가지로 불참의사를 밝혔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모터쇼가 차량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부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모터쇼 참가도 줄여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서울모터쇼는 미국 뉴욕오토쇼와 같은 기간(4월 3~12일)에 열린다. 완성차업체들의 출품 차종 분산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내 판매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부 수입업체들의 시장서비스 부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모터쇼도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차량이 9대에 그쳐 볼거리 논란에 휩싸였었다”면서 “서울모터쇼가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기엔 시장규모가 작지만,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모터쇼 관계자는 “다양한 측면에서 지난 모터쇼와 큰 차별화를 둘 생각”이라며 “모터쇼 본연의 취지에 맞게 참가 업체와 차량 위주의 최근 추세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헀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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