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도공-코레일-가스公 154억 과징금 부과

김준일기자

입력 2014-12-19 03:00 수정 2014-1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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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식구는 감싸고 자회사에 중간거래 맡겨 ‘통행세’
협력업체엔 甲질… 공사대금 후려치고 업무 떠넘겨


계열사 또는 퇴직 직원이 세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협력업체에는 공사대금을 후려친 공기업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한국전력공사 및 6개 발전 자회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3개 계열사, 한국가스공사에 154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한전 및 6개 발전 자회사가 106억 원, 도로공사는 19억 원, 코레일과 3개 계열사는 17억 원, 가스공사는 12억 원이다. 한전과 코레일은 내부거래 공시의무 위반으로 5억3000만 원의 과태료도 내야 한다. 공정위는 올해 초 중점 추진과제로 공기업들의 불공정거래 근절을 꼽았고 4월부터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적발된 공기업 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대한 조사 결과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전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개 발전 자회사에 지시해 한전이 지분 29%를 보유한 한전산업개발에 석탄운송 등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 해당 거래들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경쟁입찰 때보다 낙찰가율이 12∼13%포인트 높았다.

또 한전과 6개 발전 자회사는 정보기술(IT) 관련 상품을 구매할 때 한전 자회사인 한전KDN을 중간 거래단계에 끼워 넣어 거래금액의 약 10%를 ‘통행세’ 형태로 받게 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에 지적된 사안은 시스템을 고쳐 모두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부당한 호의’는 퇴직자들이 설립한 회사에도 적용됐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안전순찰 업무 용역을 퇴직자가 설립한 회사들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면서 경쟁입찰 때보다 8.5%포인트 높은 낙찰가율을 적용했다.

반면 협력업체에는 야박했다. 코레일은 2010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시설공사 등 협력업체와 37건의 공사계약을 맺어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실수로 공사금액이 예정가보다 더 많이 들어갔지만 협력업체로부터 일부 공사대금을 회수하거나 준공금액을 계약금액보다 줄여서 줬다.

도로공사는 2009년 이후 도로건설 계약 기간 중 회사 사정으로 공사를 중단한 ‘휴지기간’에 협력업체에 공사현장을 유지하게 하면서도 관련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게 했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에 광고시설물을 설치할 때 본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도 철거비용을 협력업체가 내도록 했다. 코레일도 도로공사와 비슷한 불공정 거래를 협력업체와 했으며 계열사인 코레일네트웍스에 본사 용지 사용대가를 낮춰 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을 해줬다.

가스공사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발주한 27건의 공사에서 기간이 연장되면 생기는 비용이나 공사가 정지되면 발생하는 지연보상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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