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법 年內 국회통과 불투명… 기재부-韓銀 ‘금리인하’ 싸고 입씨름

문병기 기자

입력 2014-12-17 03:00 수정 2014-12-17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국경제, 10년불황 비상벨 소리]힘 못쓰는 정부 경기부양책

한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강경 대치로 이들 법안의 처리가 수개월째 표류하면서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들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6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중점 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모든 정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정부가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국회가 대승적으로 협력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꼽고 있는 대표적 경제활성화 법안은 이른바 ‘부동산 3법’(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폐지법안,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재정, 금융, 인력양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다.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법,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관광숙박시설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선상카지노 설치 허가법인 크루즈산업육성법 등도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분류된다.

여야는 15일부터 한 달간 임시국회를 열어 정기국회에서 다루지 못한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별 경제활성화 법안들에 대해 견해차가 커 올해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정부가 법안을 발의한 지 2년 3개월이 지난 이달 초에 간신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공청회가 열렸지만 ‘의료의 공공성을 해치고, 재벌기업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부동산 3법은 다른 법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야의 의견이 상당히 접근해 있다. 다만 야당이 부동산 3법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내걸고 있어 통과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정책당국 내에서도 경제회복을 위한 처방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제기하며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하자 한국은행은 “주장이 과하다”며 맞서고 있다. 또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으로 노동, 교육, 금융 등 3대 분야 구조개혁을 내건 가운데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놓고 경제부처 간 신경전도 나타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경제활성화 법안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법안 통과를 무조건 지연시키는 대신 이런 점들을 고치기 위한 생산적 논의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