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대란’, 밤샘 줄서기 소동…이통3사, 단통법 무용지물 만들어
동아닷컴
입력 2014-11-03 15:55 수정 2014-11-03 15:55
2일 새벽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판매점 앞에 아이폰6를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사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폰6 대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한 달 만에 불법 보조금을 대량 살포한 이른바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새벽 서울 지하철 2, 4호선 사당역 부근 등 서울 시내 곳곳의 휴대전화 판매점들은 애플 아이폰6 16기가바이트(GB) 제품(출고가 79만8000원)을 일부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저 10만 원대의 가격에 판매했다. 이에 소비자 수백 명이 판매점에 몰려들어 줄을 서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단통법의 핵심인 ‘차별적 보조금 금지’ 원칙을 대놓고 어긴 것으로 명백한 불법 행위. 단통법에서 정한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선은 30만 원이기 때문에 15%의 추가 지원금을 포함해도 최저 45만3000원 이하로는 팔 수 없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판매점들은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가격과 판매장소, 시간을 암암리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이폰6 대란’ 사태에서 판매점은 △불법 보조금을 주고 △번호이동 고객에게만 보조금을 주는 등 기기변경과 번호이동을 차별하고 △3개월간 의무사용 조건을 부과하는 등 단통법의 금지 조항을 대부분 어겼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장에 조사 인력을 투입하고 이통 3사 임원을 긴급 호출해 경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 3사가 유통점 판매장려금을 상승시켜 불법을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사실조사 실시 및 과징금 부과, 법인 임원에 대한 형사고발 등 후속조치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통법으로 불법 보조금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돼 과징금은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할 수 있다.
또 ‘아이폰6 대란’을 통해 과열 판매경쟁 방지와 판매점 직원의 휴식을 위해 주말에는 이동통신사들이 영업용 전산망을 닫기로 한 2011년 합의도 3년 만에 처음 깨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타사가 먼저 100만 원에 가까운 리베이트(판매장려금)를 투입하고 토·일요일 영업전산망을 열었다”며 서로 책임을 전가했다. 한 달 동안 수익을 내지 못한 판매점과 억눌려 있던 소비자 수요가 결합되면서 결국 법이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결국 단통법은 경쟁을 활성화하지도, 차별적 보조금을 막지도 못하고 선량한 소비자에게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아이폰6 대란 소식에 누리꾼들은 “아이폰6 대란, 단통법도 소용 없구나” “아이폰6 대란, 대놓고 법을 어기다니 대단해” “아이폰6 대란, 황당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이폰6 대란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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