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7세대 골프 GTI/GTD “서킷에서 핫해치”
동아경제
입력 2014-10-06 08:00 수정 2014-10-06 08:00
지난 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는 ‘연비 좋은 독일 차’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식됐던 폴크스바겐코리아에서 진행한 서킷 체험 프로그램 ‘폴크스바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2014’의 미디어 행사가 진행됐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이날 시승 행사를 통해 그 동안 혁신적인 연비가 강조됐던 브랜드에서 역동적 운전의 재미는 물론 타사와는 다른 폴크스바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를 위해 폴크스바겐코리아는 7세대 골프 GTI와 GTD의 시승은 물론 이날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로코 R라인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당연히 이날 이뤄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중 백미는 인제 스피디움의 험난한 주행코스를 폴크스바겐의 고성능 차량에 올라 성능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폴크스바겐을 대표하는 골프를 기반으로 ‘핫해치’라는 명성에 걸맞게 세팅된 GTI/GTD의 시승은 인제에서 또 한 번의 짜릿한 경험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골프가 단순히 연비 좋은 모델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스포츠카 버금가는 차량으로 탈바꿈하는데 조금의 어색함도 없었다.
먼저 서킷에서 보다 강력한 주행 실력을 뽐냈던 GTI는 7세대로 진화하며 변경된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외관뿐 아니라 주행성능에서도 한 차원 개선된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외관은 GTI를 상징하는 붉은색 띠를 전조등과 라디에이터 그릴 주변에 덧대고 실내도 서킷을 달리는 스포츠카와 같은 느낌이 나도록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 주변 등 다양한 곳에 스티치와 크롬 장식을 덧대 보다 화려한 느낌이 강조됐다.가솔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한 GTI는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이르기까지 6.8초 만에 주파하는 순발력을 자랑한다. 기존 1700~5200rpm에서 발휘됐던 최대토크는 1450~4000rpm으로 재설정됐고 최고출력의 범위 역시 보다 넓어지며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그 힘을 충분히 내뿜는다.
특히 7세대로 진화하며 보다 단단해진 차체와 서스펜션은 인제 스피디움의 가혹한 코너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약 120km/h의 속력으로 주행중 이어진 완만한 코너에서 천천히 감속 후 진입하자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언더스티어와 함께 타이어가 비명을 질러야 할 지점이 찾아왔다.
하지만 GTI는 안쪽 바퀴의 제동력을 키워 언더스티어를 잡아주는 전자식 디퍼렌셜 록(XDS+) 기능이 발휘되며 도로를 움켜쥐듯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또한 GTI의 순간 가속력과 안정적인 차체균형은 인제 서킷에서 충분히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가솔린 GTI에 비해 서킷에서 실력을 발휘하는데 불리한 조건이던 디젤 GTD의 경우에는 외관은 GTI와 비슷하지만 붉은색 띠가 들어가야 할 부분을 회색으로 덧대 한 눈에도 구분이 되도록 했다. 실내는 역시 GTI와 유사한 콘셉트로 차량의 역동성이 곳곳에서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파워트레인은 184마력의 최고출력과 38.7kg.m의 토크를 바탕으로 프로그레시브 스티러잉 시스템과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 전자식 디퍼렌셜 록 등의 기능을 지녔다.
비록 GTI에 비해 서킷에서 보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속력이 부족함을 보이긴 했지만 서킷 진입 후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이어진 급격한 내리막과 코너에서도 원하는 코스를 좀처럼 벗어나지 않으며, 코너 탈출 시에는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특징도 보였다.
GTD는 분명 디젤엔진을 얹은 해치백 모델로는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했지만 상대적으로 더 가벼운 차체와 순간 가속력이 뛰어난 GTI에 비해 적어도 서킷 주행에선 부족했던 모습이다.이번 시승을 통해 7세대 골프 GTI/GTD는 ‘핫해치’라는 명성에 걸맞게 보다 강력해진 터보엔진에서 발휘되는 힘과 안정적인 차체가 균형을 이루며 왜 폴크스바겐 골프가 포르쉐에 버금가는 명성을 줄곧 유지해 왔었는지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7세대 골프 GTI와 GTD의 가격은 각각 4350만 원, 4240만 원이다.
인제=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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