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석동빈 기자의 DRIVEN]고급스러운 편의장치… 독일차 부럽지 않은 고속주행… 비싼 이유 있었네!
동아일보
입력 2013-10-25 03:00 수정 2013-10-25 03:00
i40
현대자동차의 차종 가운데 가장 특이한 것 하나를 뽑으라면 ‘i40’이다.
왜건형을 기본으로 나왔으며 실내 스위치의 배열이 일반 현대차와는 다르다. 크기는 중형차이면서 가격은 대형차에 근접한다. 그래서인지 판매된 지 3년이 넘었지만 길거리에서 i40을 보기는 쉽지 않다.
채널A의 자동차프로그램인 카톡쇼에서는 i40이 왜 일반 중형차보다 비싼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집중 분석해봤다.
유럽 스타일 왜건
한국은 왜건의 무덤이다. 해치백은 폴크스바겐 ‘골프’가 히트를 치면서 점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왜건은 예외 없이 실패를 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왜건 모델 개발을 사실상 포기했고, 수입차회사들도 왜건은 수입하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차는 i40을 왜건을 기본형으로 내놨다.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새로운 스타일로 왜건 생산에 재도전했다는 시도를 높이 평가하는 전문가도 많다. i40은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구매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짐차 같은 이미지를 줬던 현대차 ‘아반떼 투어링’이나 쉐보레 ‘라세티 왜건’ 같은 값싼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면부는 약간 어색해 보이지만 측면과 후면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좋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왜건이지만 세련미를 느끼게 해준다. 옛날 짐차 같은 왜건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왜건이 많이 팔리는 유럽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인지 실내 곳곳에 유럽 스타일 구성도 눈에 띈다. 우선 전조등 스위치가 운전대 옆에 붙어있지 않고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처럼 운전석 왼쪽 전면부에 자리 잡았다.
문 안쪽에 잠금 버튼이 없는 것도 특이하다. 손잡이를 한 번 당기면 잠금이 해제되고 한 번 더 당기면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역시 독일 고급차 브랜드에서 쓰는 방식이다.
전체적인 디자인 감성과 인테리어의 품질감은 확실히 같은 브랜드의 ‘쏘나타’보다 한 수 위다.
가속능력은 평이한 수준
가속페달을 밟아 보면 시내 운전에서는 비교적 가볍게 움직인다. 1500kg대의 차체를 이끌기에 충분한 출력은 아니지만 디젤엔진 특유의 회전력을 바탕으로 초반 가속이 좋은 편이다. 출발 때 잠깐 가속이 더딘 듯하지만 시속 20km만 넘어서면 힘차게 치고 나간다. 그런 가속감은 시속 80km까지 이어지다 그 이상을 넘어서면 둔해지기 시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10.7초로 나왔다.
시내 운전에선 별다른 불편함이 없지만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다 다른 차를 추월하기 위해 급가속을 해보면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차체 무게에 비해 빠듯한 출력 때문이다. 180마력급의 2000cc급 디젤엔진이 들어갔다면 i40에 대한 평가는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고속주행 안정감은 ‘발군’
고속주행 안정감은 독일산 프리미엄급 준중형차에 필적할 정도로 뛰어나다. 현대차에서도 이런 서스펜션 세팅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시속 160km에서도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고 노면의 진동을 흡수하는 능력도 좋았다.
시속 100km에서 급하게 운전대를 돌리면서 브레이크를 함께 밟는 회피제동 테스트를 했을 때도 차체의 밸런스가 거의 흐트러지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래서 차를 들어올려 서스펜션의 세팅을 확인해봤다. 역시 현대차의 일반 모델과는 달리 알루미늄 서스펜션 부품이 여러 곳에 사용됐다. 서스펜션 부품을 강철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들면 부품 가격이 두세 배 높아지지만 주행성능과 승차감이 함께 좋아진다.
고속주행은 만족스럽지만 승차감은 약간 튀는 편이다. 이 역시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이다. 거친 노면을 지날 때는 확실히 차체의 진동이 느껴지지만 불쾌하게 찌르는 타입은 아니고 탄력성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승차감이 고급스럽다. 왜건은 뒷좌석 승차감이 좋지 않은 편이지만 i40은 앞좌석과 큰 차이가 없어 4인 가족이 부담없이 탈 수 있다.
커브길을 돌아나가는 능력이나 운전자의 의도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핸들링은 스포티한 편이다. 시트도 버킷 타입으로 옆부분이 불룩 솟아있어 몸의 움직임을 잘 잡아준다.
다양한 편의장치
i40은 가격대가 높은 만큼 현대차에서 제공하는 편의장치가 대부분 들어가 있다. 운전석과 아웃사이드 미러의 위치를 기억하는 시트 메모리, 앞좌석 냉온방 장치, 정차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정지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오토홀드, 지능형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이 들어 있다. 대형 고급차 수준이다. 쏘나타 대비 기본 가격차가 20% 정도 높지만 이런 편의장치를 모두 감안하면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고 이해된다.
트렁크는 상당히 넓어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캠핑용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이다. 특히 뒷좌석을 접으면 넓은 적재공간이 펼쳐져서 이삿짐을 날라도 될 정도다. 연료소비효율은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정속주행을 하면 L당 17km까지 주행이 가능했고 서울시내에서 교통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주행하면 L당 12∼13km의 주행거리를 보였다.
i40에 대한 보다 다양한 분석은 26일 오전 1시 20분 채널A 카톡쇼를 통해 볼 수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현대자동차의 차종 가운데 가장 특이한 것 하나를 뽑으라면 ‘i40’이다.
왜건형을 기본으로 나왔으며 실내 스위치의 배열이 일반 현대차와는 다르다. 크기는 중형차이면서 가격은 대형차에 근접한다. 그래서인지 판매된 지 3년이 넘었지만 길거리에서 i40을 보기는 쉽지 않다.
채널A의 자동차프로그램인 카톡쇼에서는 i40이 왜 일반 중형차보다 비싼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집중 분석해봤다.
유럽 스타일 왜건
한국은 왜건의 무덤이다. 해치백은 폴크스바겐 ‘골프’가 히트를 치면서 점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왜건은 예외 없이 실패를 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왜건 모델 개발을 사실상 포기했고, 수입차회사들도 왜건은 수입하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차는 i40을 왜건을 기본형으로 내놨다.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새로운 스타일로 왜건 생산에 재도전했다는 시도를 높이 평가하는 전문가도 많다. i40은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구매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짐차 같은 이미지를 줬던 현대차 ‘아반떼 투어링’이나 쉐보레 ‘라세티 왜건’ 같은 값싼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면부는 약간 어색해 보이지만 측면과 후면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좋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왜건이지만 세련미를 느끼게 해준다. 옛날 짐차 같은 왜건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왜건이 많이 팔리는 유럽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인지 실내 곳곳에 유럽 스타일 구성도 눈에 띈다. 우선 전조등 스위치가 운전대 옆에 붙어있지 않고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처럼 운전석 왼쪽 전면부에 자리 잡았다.
문 안쪽에 잠금 버튼이 없는 것도 특이하다. 손잡이를 한 번 당기면 잠금이 해제되고 한 번 더 당기면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역시 독일 고급차 브랜드에서 쓰는 방식이다.
전체적인 디자인 감성과 인테리어의 품질감은 확실히 같은 브랜드의 ‘쏘나타’보다 한 수 위다.
가속능력은 평이한 수준
가속페달을 밟아 보면 시내 운전에서는 비교적 가볍게 움직인다. 1500kg대의 차체를 이끌기에 충분한 출력은 아니지만 디젤엔진 특유의 회전력을 바탕으로 초반 가속이 좋은 편이다. 출발 때 잠깐 가속이 더딘 듯하지만 시속 20km만 넘어서면 힘차게 치고 나간다. 그런 가속감은 시속 80km까지 이어지다 그 이상을 넘어서면 둔해지기 시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10.7초로 나왔다.
시내 운전에선 별다른 불편함이 없지만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다 다른 차를 추월하기 위해 급가속을 해보면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차체 무게에 비해 빠듯한 출력 때문이다. 180마력급의 2000cc급 디젤엔진이 들어갔다면 i40에 대한 평가는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고속주행 안정감은 ‘발군’
고속주행 안정감은 독일산 프리미엄급 준중형차에 필적할 정도로 뛰어나다. 현대차에서도 이런 서스펜션 세팅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시속 160km에서도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고 노면의 진동을 흡수하는 능력도 좋았다.
시속 100km에서 급하게 운전대를 돌리면서 브레이크를 함께 밟는 회피제동 테스트를 했을 때도 차체의 밸런스가 거의 흐트러지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래서 차를 들어올려 서스펜션의 세팅을 확인해봤다. 역시 현대차의 일반 모델과는 달리 알루미늄 서스펜션 부품이 여러 곳에 사용됐다. 서스펜션 부품을 강철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들면 부품 가격이 두세 배 높아지지만 주행성능과 승차감이 함께 좋아진다.
고속주행은 만족스럽지만 승차감은 약간 튀는 편이다. 이 역시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이다. 거친 노면을 지날 때는 확실히 차체의 진동이 느껴지지만 불쾌하게 찌르는 타입은 아니고 탄력성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승차감이 고급스럽다. 왜건은 뒷좌석 승차감이 좋지 않은 편이지만 i40은 앞좌석과 큰 차이가 없어 4인 가족이 부담없이 탈 수 있다.
커브길을 돌아나가는 능력이나 운전자의 의도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핸들링은 스포티한 편이다. 시트도 버킷 타입으로 옆부분이 불룩 솟아있어 몸의 움직임을 잘 잡아준다.
다양한 편의장치
i40은 가격대가 높은 만큼 현대차에서 제공하는 편의장치가 대부분 들어가 있다. 운전석과 아웃사이드 미러의 위치를 기억하는 시트 메모리, 앞좌석 냉온방 장치, 정차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정지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오토홀드, 지능형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이 들어 있다. 대형 고급차 수준이다. 쏘나타 대비 기본 가격차가 20% 정도 높지만 이런 편의장치를 모두 감안하면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고 이해된다.
트렁크는 상당히 넓어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캠핑용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이다. 특히 뒷좌석을 접으면 넓은 적재공간이 펼쳐져서 이삿짐을 날라도 될 정도다. 연료소비효율은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정속주행을 하면 L당 17km까지 주행이 가능했고 서울시내에서 교통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주행하면 L당 12∼13km의 주행거리를 보였다.
i40에 대한 보다 다양한 분석은 26일 오전 1시 20분 채널A 카톡쇼를 통해 볼 수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