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alk! 카톡!] F1 대회, 1년 쉬는 것도 한 방법
스포츠동아
입력 2013-10-22 07:00 수정 2013-10-22 07:59
‘2014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 일정이 4월로 잠정 배정되면서, 준비 기간 부족 탓에 대회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6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 대회. 스포츠동아DB
내년 코리아 그랑프리 4월 개최…준비시간 촉박
2014 F1 코리아 그랑프리 1년 쉬어가나?
2014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 여부가 안개 속 형국이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2010∼2016년까지 7년간 개최하도록 계약했다. 올해로 4회 대회를 무사히 마쳤지만 2014년 대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FIA(국제자동차연맹)는 내년 F1코리아 그랑프리 개최 일정을 4월로 잠정 배정했다. 매년 10월에 열리던 대회가 4월로 옮겨지게 되면 당장 6개월 안에 내년 대회 준비를 모두 마쳐야 한다. 물리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F1 코리아그랑프리 대회조직위원장인 박준영 전남지사는 2013 코리아그랑프리가 끝난 직후인 지난 7일 오전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FIA와 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 사정을 아는 전문가들은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막대한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매년 대회 개최권료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FIA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박 지사는 지난 10일 전남도의회 의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내년 F1 대회가 4월로 배정돼 대회 준비와 마케팅에 차질이 많다. 여의치 않으면 대회를 1년이나 1년 반 쉴 수도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내년 4월 개최를 두고 FIA와 협상하겠다고 말한 지 나흘 만에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막대한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의 적자는 2010년 725억원, 2011년 610억원, 2012년 38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적자 규모는 181억원에 달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남도의회는 2013년 대회 적자폭을 150억원 이하로 낮추지 못할 경우 내년 대회 개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당수 의원들도 내년 4월 개최는 물론, 대회 개최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셈이다.
현실적으로 대회 준비가 어렵고, 적자폭이 커진다면 1년을 쉬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외 개최국들도 대회를 쉬어간 사례가 있다. 하지만 F1 코리아그랑프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엄청난 누적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보느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보느냐의 여부다.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적자 수준은 이미 넘어섰다.
선택의 방안은 세 가지 뿐이다.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국책 사업으로 끌고 가느냐, 계약 파기로 인한 손해를 떠안으며 대회 개최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1년을 쉰 뒤 재 도약을 모색하느냐가 그것이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지금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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