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벤츠 A클래스, 야무진 주행성능…연비 동급 최고
동아경제
입력 2013-08-17 12:12 수정 2013-08-28 11:23
메르세데스벤츠(벤츠)의 엔트리 모델 A클래스가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다. A클래스는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벤츠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소형차급을 이끌 대표 모델이다. 경쟁 상대는 BMW 1시리즈와 아우디 A3, 폴크스바겐 골프 등이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프리미엄 콤팩트 해치백인 A클래스는 벤츠의 중대형차 강세를 소형차까지 이어줄 중요한 모델이다. 작지만 운전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65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클래스는 B클래스와 플랫폼과 엔진을 공유하지만 디자인과 세팅이 훨씬 더 공격적이다. B클래스가 여유로운 공간이 필요한 여성성향의 다목적차라면, A클래스는 크기를 줄이고 주행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도록 만든 남성성향이 강한 차라고 보면 된다. B클래스보다 차체 길이와 폭, 높이가 작고 무게도 90kg가량 가볍다.
#벤츠 세단 가운데 가장 다이내믹한 디자인
이번에 국내에 들여온 A클래스는 지난해 3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첫 선을 보인 3세대 모델이다. 유럽에서 지난해 9월 출시해 6개월 만에 9만대가 넘게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요 구매층은 20~30대 젊은층이며 여성들의 구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A클래스는 벤츠가 만든 세단 가운데 가장 다이내믹하고 진보적인 디자인을 보여준다. 전면은 3차원 디자인의 라디에이터그릴 중앙에 큼직한 세 꼭지별을 배치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와 아래쪽에 커다란 공기흡입구를 둬 한층 젊고 공격적인 모습을 갖췄다.
측면은 두 줄의 캐릭터 라인을 적용해 날렵한 느낌을 강조했다. 후면은 범퍼 하단에 검은색 마감재를 사용하고 테일 램프를 수평으로 만들어 차체가 넓어 보이게 했다. 다만 앞 범퍼 안쪽에 충격을 흡수하는 스티로폼이 외부로 그대로 노출되고, 엔진룸 일부에 윤활제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등 엉성한 마감은 아쉬웠다.
#세련됐지만 일부 마감은 아쉬워
인테리어도 상당히 진보적이다. 계기판은 항공기 날개, 송풍구와 전체적인 분위기는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송풍구와 스티어링 휠, 각종 컨트롤 유닛 등은 벤츠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에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하지만 값비싼 프리미엄 차로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앞좌석 아래 배선이 외부로 노출돼 위험하고 보기 싫었다. 또한 일부 트림은 앞좌석을 수동으로 조절해야하고, 직물을 사용한 시트도 고급스러움과 거리가 있었다.
내비게이션은 지니맵을 사용하고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미러링(mirroring) 기능을 적용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41리터이고, 뒷좌석을 접으면 1157리터까지 확장 가능하다.
#1.8리터 디젤엔진에 7단 듀열클러치
시승코스는 서울도심을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거쳐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까지 약 170km. 직선과 구불구불한 구간이 적절히 섞여있어 차의 성능을 시험해보기에 적당했다. 인제 스피이움에 도착해서는 서킷을 달렸다.
국내엔 기본형인 A200 CDI(3490만 원)와 보급형 A200 CDI 스타일(Style 3860만 원), 고급형 A200 CDI 나이트(Night 4350만 원)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고급형으로 휠과 타이어 크기가 크고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A클래스는 직렬 4기통 1796cc 디젤엔진에 7단 듀얼클리치 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발휘한다. 경쟁차인 1시리즈(184마력/38.7kg.m)나 골프 2.0 TDI(150마력/32.6kg.m)에 약간 뒤지지만 이 차량들은 2000cc임을 감안해야 한다. 반대로 연비는 18.0km/ℓ(복합연비 기준)로 1시리즈(15.5km/ℓ)나 골프(16.7km/ℓ)보다 뛰어나다.
#주행성능 무난하고 핸들링 수준급
공도에서의 주행성능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가속은 평범하고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9.3초에 도달한다. 차선을 바꿔가며 빠르게 추월하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즉각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핸들링은 수준급으로 작은 차체를 충분히 제어하고 어지간한 급커브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아나가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륜구동 방식이라 커브에서 너무 속도를 높이면 차량 앞쪽이 밖으로 밀려나가는 언더스티어(understeer)가 발생해 순간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고속 코너링과 급한 가감속을 시험한 인제 서킷에서도 비슷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인제는 다른 서킷에 비해 고저 차이가 크고 커브가 깊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자주 사용해야 했다. A클래스의 브레이크 성능은 뛰어났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뛰어난 편이다. 고속에서도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이 조용했고 노면소음이나, 풍절음도 크지 않았다.
#1.3m 여유 공간만 있으면 자동주차
A클래스는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갖췄다. 장기간 운전에 집중력을 높여주는 주의어시스트, 어댑티브 브레이크라이트,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7개의 에어백 등을 적용했다. 특히 액티브 파킹어시스트는 차량 길이 대비 1.3m의 여유 공간만 있으면 자동주차가 가능해 도심의 좁은 주차장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젊은층을 겨냥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휴대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악을 감상하고 CD, MP3, USB, AUX를 통해 다양한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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