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도요타 ‘렉서스 뉴 IS’…안락함보다 강렬한 놈의 출현

동아경제

입력 2013-04-08 06:00 수정 2013-04-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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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를 잡으면 원하는 대로 차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뉴 IS로 BMW 3 시리즈를 반드시 잡겠습니다.”

도요타 ‘렉서스 뉴 IS’ 개발을 책임진 후루야마 준이치 수석 엔지니어는 경쟁상대로 BMW 3 시리즈를 지목한 뒤 IS의 감성적 디자인과 뛰어난 운동 성능은 이미 3 시리즈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 접착공법으로 차체 강성 높여

렉서스의 야심작 뉴 IS는 2005년 출시한 2세대 이후 8년 만에 나온 3세대 모델이다. 공격적 디자인에 차체를 접착제로 붙인 뒤 레이저 스크류 용접을 더해 강성을 높이고, 실내를 확장해 차급을 뛰어넘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오는 6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3월 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시에서 미리 만난 뉴 IS는 첫눈에도 이전 모델과 확연히 다른 공격적인 모습이었다.

차세대 렉서스 디자인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스핀들 그릴과 ‘L’자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은 강렬한 느낌을 풍겼다. 작게 만든 헤드램프를 그릴보다 위쪽에 두고 LED 트윈 프로젝터 램프를 적용한 공격적인 디자인도 독특했다.

측면 벨트라인은 뒤쪽으로 갈수록 살짝 올라가 후륜 타이어가 더욱 커보이게 만들었고, 테일램프와 사이드미러 안쪽에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을 장착해 핸들링을 개선했다.

차체는 2세대에 비해 전고 75mm, 전폭 10mm, 휠베이스 70mm가 각각 늘어나, 단점으로 지적되던 실내 공간이 많이 넓어졌다. 실제로 뒷좌석 공간이 85mm 늘어나 어지간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앞좌석에 무릎이 닿지 않았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꾸몄다. 지름 370mm의 3포크 스티어링휠에 패들시프트를 달았고, 무릎이 닿는 센터콘솔 양쪽에 패드를 붙여 탑승자를 배려했다. 고급 아날로그시계도 적용했으며,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스위치는 터치방식이다.
전면에는 스핀들 그릴을 적용하고, 측면은 기존 모델보다 스포티해진 렉서스 뉴 IS.


# 독일 차처럼 단단해진 주행 성능

먼저 오스틴 시 외곽에 자리한 사설 서킷에서 경쟁 모델인 BMW 3 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등과 비교 시승 기회를 가졌다. 서킷은 전체 길이가 약 3.5km로 도로에 표고차를 만들거나 곳곳에 급한 커브를 숨겨둬 달리기가 만만치 않았다.

뉴 IS는 전륜 더블 위시본과 후륜 멀리팅크 서스펜션의 강성을 20%가량 향상시켰다. 또한 쇼크업소버에 경량 피스톤을 사용해 서스펜션 마찰을 줄이고, 토 컨트롤 암을 후방에 위치시켜 코너링 시 타이어 제어력을 15%가량 높였다.

이는 서킷 주행에서 그대로 나타났는데, 이전의 말랑말랑한 주행감은 사라지고 독일 차의 전매특허인 단단함이 느껴졌다. 어지간한 코너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도 차체가 잘 버텼고, 급격한 가감속에도 차체 제어력이 뛰어났다. 민첩한 핸들링과 승차감은 오히려 경쟁차를 압도하는 수준이었다. 서킷에서 탄 시승차는 IS350 모델이었다.
렉서스 뉴 IS 실내는 단순하지만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 급한 코너링에도 하체 비틀림 적어

서킷을 빠져나와 국내에 수입 예정인 IS250으로 차를 바꿔 타고 텍사스 외곽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스포츠 세단답게 단숨에 100km/h를 넘기며 빠르게 움직였다. 운전석 높이가 이전보다 20mm 낮아져 고속 안정감이 향상된 느낌이었다.

파워트레인은 2세대에 탑재했던 2.5ℓV6 패트롤엔진을 그대로 얹었으며,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하지만 차체 강성을 향상시켜 급한 코너링에도 이전 모델에 비해 하체가 비틀리지 않고 지면에 붙어 달렸다. 민첩한 움직임에서 이전에 없던 역동성이 전해졌다.
주행 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LCD 트립창.


# 안락함보다 역동성에 무게

잘 달리는 만큼 중요한 것이 잘 서는 작업인데, IS250은 전륜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와 후륜 솔리드 디스크를 적용했다. 특히 후륜 디스크에 경량 알루미늄 캘리퍼를 적용해 응답성과 제동력을 높였다.

잘 닦인 고속도로를 벗어나 공사구간이 섞인 지방도로에 들어서자 갑자기 노면 진동음이 실내로 스며들어 거슬렸다. 평소 렉서스답지 않은 소음이라 의아했다. 시승이 끝난 뒤 엔지니어에게 확인하니 “시험용 차량이라 하부 방음작업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내에 정식 출시되면 다시 한 번 확인해볼 문제다.

IS250은 주행 여건에 따라 연료를 아낄 수 있는 에코(Eco), 미끄러운 노면을 달릴 때 안전한 스노(Snow), 일반(Normal), 역동적 주행이 가능한 스포츠(Sport) 등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틀간 200여km를 시험주행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전 렉서스와 비교해 안락함보다 역동성, 부드러움보다 단단함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운전자가 마음먹은 대로 반응하는 차를 만들었다”는 후루야마 수석 엔지니어 말이 떠올랐다.

국내 공인연비는 아직 인증을 마치지 않았지만 10km/ℓ내외로 예상된다. 공차중량은 이전보다 약 60kg 줄었다. 국내엔 IS250과 IS250 F스포츠가 먼저 출시되며, 판매가격은 4000만 원 중·후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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