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나쁜 도로구조가 나쁜 운전습관 만든다
동아일보
입력 2013-01-02 03:00 수정 2013-01-02 10:59
■ 사고 잦은 교차로… 상위 5곳 분석해보니
동아일보가 도로교통공단,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함께 사고가 잦은 교차로 5곳의 구조 및 사고 유형을 분석해 보니 교통량 외에도 운전자와 보행자가 도로를 잘못 이용하도록 유발하는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분석 대상은 서울 신림역 교차로와 동대문구 신설동 교차로, 강남구 교보타워 교차로 및 영동전화국 교차로, 성북구 종암 교차로 등 2011년 사고 발생 10위 내 교차로 5곳이다.
○ 도로가 만드는 나쁜 운전습관
종암 교차로에서 사고가 가장 잦은 곳은 월곡역에서 고려대역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구간이다. 역시 꼬리물기 때문에 사고가 잦다. 운전자의 나쁜 습관도 문제지만 근본 문제는 신호등의 위치다.
꼬리물기가 심한 종암 교차로와 신설동 교차로의 신호등은 정지선 부근이 아닌 교차로 건너편에 세워져 있다. 신호등이 정지선 부근에 설치돼 있으면 운전자는 다음 신호를 보기 위해 정지선 안쪽에 정차할 수밖에 없다. 노란불에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차량이 줄고 자연스럽게 꼬리도 차단할 수 있다.
영동전화국 교차로와 교보타워 교차로에서 발생하는 사고 3건 중 1건은 후방 추돌 사고다. 주로 노란불을 보고 급제동한 앞차를 들이받은 경우다. 1차 책임은 앞차와 충분한 간격을 두지 않은 운전자에게 있지만 도로의 경사도 큰 영향을 미친다. 평지라면 추돌을 피할 수 있는 거리지만 내리막길인 탓에 속력을 줄이기 어렵다. 이런 경우 미끄럼 방지 포장으로 제동을 돕고 신호등이 잘 보이도록 전방으로 옮기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 신호등 옮기니 사고 68.2%↓
2011년 전체 교통사고 22만1711건 중 교차로 사고는 9만9086건으로 절반에 육박했고, 사고 다발지역 상위 20곳도 전부 교차로였다. 그런데 2009년 한 해에만 교통사고 44건이 발생한 영등포구 마포대교 남단 교차로는 2년 뒤 사고가 14건으로 줄었다. 서울시가 2010년 신호등을 정지선 가까이로 옮겨 달고 신호 위반 단속 카메라를 설치한 효과를 본 것이다. 신호 위반 차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84명에서 21명으로 감소했다.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었던 종로구 내자동 교차로와 성북구 안암오거리는 교통섬이 생기거나 횡단보도 위치가 조정되면서 사고가 절반으로 줄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은 “교통사고 대부분은 운전자의 실수나 악습관 탓에 발생하지만 도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환경 개선 사업이 오히려 지역 주민의 반발로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파트 진입로의 좌회전 신호를 없애면 확실한 사고 예방 효과가 예상되는데도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 등이다. 서울시 교통운영과 관계자는 “‘나만 먼저 가겠다’거나 ‘내 동네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심이 도로 위의 짜증과 사고를 부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사회부
이동영 차지완 차장, 신광영 이은택 김성규 장선희 조건희 서동일 기자
▽국제부
박현진 뉴욕특파원, 이종훈 파리특파원, 박형준 도쿄특파원
동아일보가 도로교통공단,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함께 사고가 잦은 교차로 5곳의 구조 및 사고 유형을 분석해 보니 교통량 외에도 운전자와 보행자가 도로를 잘못 이용하도록 유발하는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분석 대상은 서울 신림역 교차로와 동대문구 신설동 교차로, 강남구 교보타워 교차로 및 영동전화국 교차로, 성북구 종암 교차로 등 2011년 사고 발생 10위 내 교차로 5곳이다.
○ 도로가 만드는 나쁜 운전습관
종암 교차로에서 사고가 가장 잦은 곳은 월곡역에서 고려대역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구간이다. 역시 꼬리물기 때문에 사고가 잦다. 운전자의 나쁜 습관도 문제지만 근본 문제는 신호등의 위치다.
꼬리물기가 심한 종암 교차로와 신설동 교차로의 신호등은 정지선 부근이 아닌 교차로 건너편에 세워져 있다. 신호등이 정지선 부근에 설치돼 있으면 운전자는 다음 신호를 보기 위해 정지선 안쪽에 정차할 수밖에 없다. 노란불에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차량이 줄고 자연스럽게 꼬리도 차단할 수 있다.
영동전화국 교차로와 교보타워 교차로에서 발생하는 사고 3건 중 1건은 후방 추돌 사고다. 주로 노란불을 보고 급제동한 앞차를 들이받은 경우다. 1차 책임은 앞차와 충분한 간격을 두지 않은 운전자에게 있지만 도로의 경사도 큰 영향을 미친다. 평지라면 추돌을 피할 수 있는 거리지만 내리막길인 탓에 속력을 줄이기 어렵다. 이런 경우 미끄럼 방지 포장으로 제동을 돕고 신호등이 잘 보이도록 전방으로 옮기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 신호등 옮기니 사고 68.2%↓
2011년 전체 교통사고 22만1711건 중 교차로 사고는 9만9086건으로 절반에 육박했고, 사고 다발지역 상위 20곳도 전부 교차로였다. 그런데 2009년 한 해에만 교통사고 44건이 발생한 영등포구 마포대교 남단 교차로는 2년 뒤 사고가 14건으로 줄었다. 서울시가 2010년 신호등을 정지선 가까이로 옮겨 달고 신호 위반 단속 카메라를 설치한 효과를 본 것이다. 신호 위반 차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84명에서 21명으로 감소했다.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었던 종로구 내자동 교차로와 성북구 안암오거리는 교통섬이 생기거나 횡단보도 위치가 조정되면서 사고가 절반으로 줄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수석연구원은 “교통사고 대부분은 운전자의 실수나 악습관 탓에 발생하지만 도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환경 개선 사업이 오히려 지역 주민의 반발로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파트 진입로의 좌회전 신호를 없애면 확실한 사고 예방 효과가 예상되는데도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 등이다. 서울시 교통운영과 관계자는 “‘나만 먼저 가겠다’거나 ‘내 동네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심이 도로 위의 짜증과 사고를 부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사회부
이동영 차지완 차장, 신광영 이은택 김성규 장선희 조건희 서동일 기자
▽국제부
박현진 뉴욕특파원, 이종훈 파리특파원, 박형준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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