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브랜드 이미지+새로운 슬로건… 국산차, 세계로 달렸다

동아일보

입력 2012-12-13 03:00 수정 2012-1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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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에 맞서온 국내 자동차업체 행보


2012년은 수입자동차의 빠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국산차 업계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된 해다. 내수시장 방어와 동시에 성장의 폭이 제한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로 도약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한 해이기도 했다.

국산차 회사들은 최근 세단 중심의 기존 개발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를 잇달아 선보였다.

해치백(뒷모습이 둥근 형태로 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차)은 물론 왜건(차체 지붕이 차량 끝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적재공간을 넓힌 차), 쿠페(문짝이 2개인 스포츠형 자동차), 다목적차량(MPV) 등 다양한 차종을 내놓으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온 것이다.

국산차 회사들의 마케팅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제품만을 집중해 보여주던 형태와 달리 브랜드의 이미지와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거나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온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2012년 한 해 행보를 정리했다.


○ 국산차업체, 신차·마케팅 공세로 내수 방어

현대자동차는 9월 새 브랜드인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을 선보이며 대규모 마케팅에 돌입했다. ‘Younique’라는 생소한 단어는 ‘당신(You)’과 독특함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든 합성어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현대차의 새 전략을 상징한다.

현대차의 ‘PYL 마케팅’은 발표 직후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거나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수입차의 빠른 시장 잠식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 수립을 너무 서둘렀다”는 비평도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PYL 브랜드의 주력 차종인 해치백 ‘i30’와 왜건 ‘i40’, 3도어 쿠페인 ‘벨로스터’가 시장에 점차 안착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의견도 많다.

르노삼성차 ‘뉴 SM5 플래티넘’
기아자동차는 9월 준중형세단인 ‘K3’를 내놓으며 2009년 준대형세단 ‘K7’의 출시로 시작된 ‘K시리즈’ 라인업을 완성했다. K시리즈는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내외관을 고급스럽게 꾸미고 편의장치를 보강해 국내 소비자에게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뉴 SM5 플래티넘’ 역시 수입차를 접하며 눈이 높아진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모델이다. 구형에 비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역동적인 외관으로 디자인했다.

한국GM은 7월 다목적차량 ‘올란도’를 시작으로 이달 경차 ‘스파크’까지 5개월 연속으로 연식변경모델(2013년형)을 내놓으며 시장 수성에 힘썼다. 쌍용자동차도 10월 대형세단 ‘체어맨H’와 ‘체어맨W’에 고급 오디오를 장착한 상품성 개선모델을 내놨다.


○ ‘싸고 좋은 차’에서 ‘세계적으로 통하는 차’로 진화

다양한 내수시장 방어 전략에도 경기침체를 이겨내기는 쉽지 않았다. 일부 회사들은 성장 폭이 제한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과거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은 차’라는 굴레에서 탈피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돋보였다.

기아차 ‘K3’
올 들어 11월 말까지 현대차의 해외 판매대수는 지난해보다 11.5% 증가한 340만6121대였다. 같은 기간 국내시장은 3.3% 감소한 60만4671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다양한 현지 전략모델을 내놓은 성과였다. 기아차는 해외에서 10.9% 성장한 206만3871대를 판매해 내수 부진(2.8% 감소한 43만5546대)을 만회했다.

한국GM은 5월부터 경차 ‘스파크’의 미국 수출을 시작하며 해외 공략에 나섰다. 르노삼성차는 준대형세단 ‘뉴 SM7(수출명 탈리스만)’을 중국 시장에 내놓는 한편 구형 ‘SM5’의 택시 모델을 마카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쌍용차는 9월 파리 국제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유럽 판매망의 재건에 나섰다. 한때 연간 수출 3만 대를 웃돌았던 유럽 시장에 ‘코란도C’ 등 다양한 차를 내놓으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2012년 국내 자동차업계를 아우른 한마디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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