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들, 성능 광고 안하는 이유가 결국…
동아경제
입력 2012-06-19 08:50 수정 2012-06-19 10:01
르노삼성자동차가 차량 음향시스템을 강화한 ‘SM5 보스(BOSE) 스페셜 에디션’ TV광고에 배우 유지태를 내세웠다. 사진=TV광고 캡처
완성차업체들의 TV광고가 여유로운 저녁시간대에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들의 주요 타깃은 30대~50대 직장인으로 자동차 광고는 이들이 퇴근해서 TV를 시청하는 8시~10시 사이에 집중됐다.
기존 광고가 신형 자동차의 역동성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최근 광고는 남자배우들의 중저음 ‘목소리’를 등장시켜 ‘고품격’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
‘감성광고’를 국내 최초로 시도한 기업은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 3월 28일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전 세계 동시에 선보이며 영화배우 이병헌을 내세웠다. ‘자아’ ‘사랑’ ‘우정’ ‘가족’ 등으로 구성된 광고에는 신차의 성능에 관한 내용이 없다. 때문에 광고는 이병헌이 전하는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내레이션에 집중된다.
기아자동차는 대형세단 ‘K9’ 광고에 배우 이서진을 선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서진을 통해 K9의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이미지를 표현했다”며 “광고는 K9는 물론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촬영된 K9 광고는 이서진의 중저음 보이스로 명차의 새 기준을 언급하며 ‘K9’의 탄생을 알린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차량 음향시스템을 강화한 ‘SM5 보스(BOSE) 스페셜 에디션’에 배우 유지태를 내세웠다. 르노삼성차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열연했던 유지태가 그 이미지를 살려 고품격 사운드를 선사하는 SM5 보스 스페셜 에디션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광고에서도 ‘봄날은 간다’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처럼 그가 출현한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이때 차량 장점을 부각시키는 유지태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더해져 ‘감성’ 자극을 극대화 했다.
현대·기아차 광고제작을 맡았던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최근 자동차광고의 변화에 대해 “제품의 기능과 성능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자산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강화하기 위해서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광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성능과 품질 관련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과거처럼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value for money) 이미지를 넘어 감성적이고 프리미엄 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수입차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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