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중해… 올가을엔 ‘미니백’

이지윤 기자

입력 2021-10-01 03:00 수정 2021-10-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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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느 타부백은 가을에 잘 어울리는 캐멀, 화이트, 오렌지 등 색상으로 출시됐다. 가장 작은 사이즈인 클러치 백은 숄더 스트랩을 장착해 어깨에 메거나 간편하게 손목에 걸어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올가을 스마트폰 하나 간신히 들어갈 미니백 열풍이 다시 불어오고 있다. 거리에서 큼지막한 가방들은 자취를 감춘 대신 앙증맞은 마이크로 미니 백은 대세가 됐다.

최근 미니백의 인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주도했다. 코로나19 이후 장거리 외출과 모임이 줄면서 실내뿐 아니라 집 근처에서도 자연스럽게 걸칠 수 있는 원마일 웨어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 패션에 미니백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편안한 조거팬츠에도, 발목까지 떨어지는 로브 코트에도 무겁지 않게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 프레이미백.
가방에 넣어 다닐 물건이 대폭 줄어든 영향도 크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메이크업이 간소해지자 파우치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쿠션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 립스틱 등 화장을 고칠 때 써야 하는 온갖 제품 대신 립밤 하나 정도면 충분한 시대가 됐다. 두꺼운 지갑도 가방에서 빠지기 시작했다. 간편결제 시스템, 모바일 운전면허증 등 지갑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명품 브랜드부터 해외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이번 시즌 주력 아이템으로 미니백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전보다 훨씬 다채로워진 모양과 통통 튀는 색깔로 개성을 더했다. 크기는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니백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가을 옷차림에 포인트를 주는 건 어떨까.

작고 가벼워 한손에 ‘쏙’… 튀는 색깔로 존재감 ‘뿜뿜’
올가을 들기 좋은 신상 ‘미니백’


화려한 디자인-컬러에 미니 사이즈 백
밋밋한 ‘꾸안꾸’ 패션에 포인트 아이템


미니백은 작고 가벼워진 만큼 어깨에 메거나 손잡이로 드는 건 물론이고 클러치로도 활용 가능한 팔색조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멋을 낸 원마일웨어에 단출하게 미니백 하나 손에 들면 그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셀린느의 타부백은 미디엄, 라지, 클러치 등 다양한 사이즈로 출시되는데 특히 가장 작은 사이즈인 클러치의 인기가 높다. 최근 정호연, 성지영 등 유명 패셔니스타가 착용하며 MZ세대 사이에서 원마일웨어 공식 아이템으로 입소문을 탔다. 숄더 스트랩을 장착해 어깨에 메거나 짧은 스트랩을 손목에 걸 수도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최고급 송아지 가죽 위에 캔버스 재질로 마무리한 타부백은 가을 낙엽과 어울리는 캐멀, 화이트, 오렌지 등 색상으로 출시됐다.

스텔라 매카트니가 공개한 프레이미백은 체인 스트랩이 툭 떨어지도록 클러치처럼 드는 것이 정석이다. 브랜드 대표 제품인 팔라벨라의 뒤를 이을 프레이미백은 클래식한 디자인에 스텔라 매카트니 고유의 다이아몬드 컷 체인 스트랩과 시그니처 로고 메달을 더해 대담함을 강조했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 신념에 따라 실제 가죽보다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인조 가죽을 사용했다. 올해 가을겨울 컬렉션 화보집에 가장 많이 등장할 정도로 브랜드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과감한 형태

크기는 작지만 독특한 형태만큼은 빅백을 가볍게 능가한다. 흔히 볼 수 없는 기하학적 모양은 멀리서도 이목을 사로잡는다.

보테가 베네타 스트럭처 클러치.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가을을 맞아 선보인 스트럭처 클러치는 미술품 오브제를 떠올리게 한다. 가방 한 쪽 모서리가 부드러운 곡선을 타고 구부러져 팔을 감싸는 기하학적 형태는 성별을 불문하고 시크함을 배가한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패턴이 사선 방향으로 적용됐으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퍼 잠금 장치를 사용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마감했다. 블랙, 다크 모스, 미스틱 등 세련된 색감들로 준비돼있다.

끌로에 키스백.
끌로에의 키스백은 입술을 연상시키는 곡선형 메탈 핸들로 브랜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손을 감싸 쥐는 듯한 메탈 장식의 핸들은 심플한 가방에 독특함을 추가했다. 길이 조절이 가능한 스트랩을 부착하면 숄더 또는 크로스백으로 연출할 수 있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캐멀부터 화이트, 그린 등 다양한 색깔에다 이번 시즌에는 무광 블랙으로 제작한 핸들 장식을 처음 선보인다.

메종 마르지엘라 타비 마이크로백.
메종 마르지엘라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은 타비 컬렉션은 1989년 봄여름 시즌 처음 등장했다. 앞코 발가락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는 독특한 형상은 관습을 거스르는 아방가르드 정신을 대변한다. 이번 시즌 선보인 타비 마이크로백은 가로 길이 16cm 남짓의 초미니백으로 앞면에는 타비 슈즈의 바닥 창 패치가 장식돼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곡선형 가방 뒷면엔 브랜드를 상징하는 4개의 흰색 스티치가 수놓여 있다.

100년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브랜드 폰타나 밀라노 1915는 이번 시즌을 맞아 노에미백을 공개했다. 기존 인기 제품인 미나백을 세로 형태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가방 앞면에 좌우로 달린 벨트 잠금 장식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가장 작은 토이 사이즈부터 스몰, 미디엄 등 크기로 만나볼 수 있다.


작지만 통통 튀는 색깔로 강렬해진 존재감


베르사체 라메두사 핸드백.
이번 시즌 미니백은 색상 폭도 넓어졌다. 베르사체는 가을을 앞두고 단풍잎처럼 붉은 미니 호보백과 청량한 하늘을 닮은 파란색 새철백을 선보였다. 파란색, 갈색 등으로 출시된 새철백은 주황 또는 검정 체인 스트랩이 완성도를 더했다.

불가리 세르펜티 카보숑 마틀라쎄 백. 각 사 제공
불가리는 ‘변신’을 주제로 세르펜티 카보숑 마틀라세 백을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채도 높은 분홍색 본체에 금색 체인 스트랩을 더한 제품이다. 가방을 여닫는 부분엔 붉은색 젬스톤으로 눈을 형상화한 뱀 머리 장식을 포인트로 넣었다. 이 외 검정, 아이보리 색상도 불가리 장인들만의 퀼팅 공법으로 풍성한 볼륨감을 보여준다.

마르니는 가죽을 꼬아 만든 핸들에서 이름을 딴 트윌백에 이번 시즌 색상 스펙트럼을 확대했다. 가을철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라일락 색깔부터 차분한 회색, 검정 등으로 구성됐다. 주름 디테일이 더해진 반달 형태 덕에 미니백이지만 수납공간이 넓고 자석 버튼으로 가방을 여닫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재활용한 나일론 실을 사용한 나일론 버전과 부드러운 소가죽 버전 두 가지로 만나볼 수 있다.

아크네 스튜디오 무수비백.
독특한 매듭 디자인이 특징인 아크네 스튜디오의 무수비백은 이번 시즌 은은한 연녹색으로도 새롭게 제작됐다. 동양 전통 의상의 허리띠에서 영감을 얻어 2016년 출시돼 현재 브랜드 대표 가방으로 자리 잡았다. 마이크로 사이즈와 스몰, 미디엄 등 다양한 사이즈를 갖췄으며 고급 소가죽만을 사용한 외관과 양가죽 안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선사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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