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산학협력단, 아시아대학평가에서 국내 1위 이끌었다

김도헌 기자

입력 2020-12-24 03:00 수정 2020-12-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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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글로벌 대학 평가기관 QS에서 작년보다 14단계 높은 69위 랭크
정부 재정지원사업서 208억 수주… 기술사업화 선순환 생태계 만들어




고려대는 최근 국제 대학 평가에서 경사를 맞았다.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2020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지난해보다 14단계 상승한 69위에 올랐고,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선 최초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고려대가 이처럼 국제적 명성의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력과 탁월한 연구 인프라를 갖춘 덕분이라는 평가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탄탄한 연구력을 바탕으로 한 눈부신 성과는 대학과 기업, 국가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허기술 산실 산학협력단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2004년 설립된 이후 교수, 대학(원)생이 발명한 특허기술은 4500여 개에 달한다. 미국 지식재산권자협회(IPO)에 따르면 2019년 미국에 특허 등록한 상위 100개 대학 중 고려대가 43위이고 국내 대학으로는 2위의 우수한 연구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른 기술 이전 수입료가 2019년 54억1874만 원이고, 전국 사립대 중에선 1위다.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BRIDGE+,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등 중대형 기술사업화 유관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208억 원(연간 59억2000만 원)의 사업비를 수주해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력을 바탕으로 사업비를 확보하는 기술사업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려대는 이런 추세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7월 기술사업화 전담 부서인 기술사업부를 ‘기술사업화센터’로 승격해 문을 열었다. ‘지속가능한 가치의 발산’을 슬로건으로 급변하는 위기 속에서도 신기술 개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핵심 지식재산권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미래 신산업 창출과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는 대학의 기술사업화 선도 모델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기술 이전뿐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 및 우수 기술을 활용해 직접 사업화할 수 있도록 ‘창의적 아이디어 기반 창업활동(아이디어 창업)’과 ‘지식재산권 및 기술기반 창업활동(교원 및 실험실 창업)’을 지원하는 투 트랙의 맞춤형 창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술사업화센터는 법률, 세무·회계, 투자, 사업화(경영, 특허, 액셀러레이터, 판로개척, 마케팅 등) 분야에서 전문가 27명이 산학협력을 조언하고 있다. 최근 방영 종료된 드라마 ‘스타트업’에 등장하는 창업보육업체 ‘샌드박스’와 같은 전문적인 기술사업화 지원단을 갖추고 있다.


활발한 교수 창업 지원


대표적 기술기반 창업활동에는 교수가 연구 개발한 특허(기술)로 기업을 설립하는 교원창업이 있다. 고려대는 교원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겸직 승인 및 절차 등 관련 규정을 간소화했다. 교수가 창업 허가를 받으면 발명기술 사용권을 준다. 또 연간 59억2000만 원의 정부재정지원사업비를 통해 최대 5000만 원의 시작품 제작 비용을 지원하고 비즈니스 모델 컨설팅, 기술 권리성 분석, 국내외 특허 출원, 홍보영상제작, 투자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현재 20여 개의 교원창업기업이 탄생했다. 교원창업 1호는 ㈜필드큐어. 이 회사는 신개념 전기장 암치료 기술을 활용해 2년 만에 7억 원의 투자유치와 30억 원의 투자 약정, 2건의 기술 이전 실적을 올렸다. 최근에는 기술창업 지원프로그램 중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기술인큐베이터 프로그램(TIPS)과 초기 창업패키지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따냈다. 기업 가치가 230배 이상 뛰었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언택트 플랫폼 학생창업에 투자 봇물



학생창업기업 발굴도 매년 30개 이상 된다. 아이디어 기반 창업, 기술 개발, 기술창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언택트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플랫폼 창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캠퍼스 CEO 교과과정’은 고려대의 대표적인 학생 창업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사업을 시작한 ‘탈잉’은 개인의 재능을 콘텐츠로 공유하는 온라인 재능 플랫폼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교사와 수강생을 연결하는 아이디어 덕분에 누적 회원이 82만 명에 달한다.

엔베스터, 신한대체운용, 하나벤처스 등으로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메가스터디가 60억 원을 투자했다.

내년에는 ‘산학협력 가족기업’을 모토로 ‘실험실 창업 기업’과 최근 선정된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의 연구소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구 및 창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려대의료원, 코로나백신 효능평가 등 30여 건 연구






고려대의료원은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스, 메르스 바이러스 등 제3위험군에 속하는 병원체의 취급 및 유전자 재조합 실험 등을 수행하기 위해 2014년부터 생물안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력 분석과 치료제, 백신 개발을 위한 효능 평가 등 각종 산업체 및 국가 연구개발 과제 30여 건(30억 원)을 수주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감염병 대응 특성화를 위한 K-Bio 연구, 산업, 교육의 전진 기지인 정릉 K-Bio 캠퍼스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VIC-K(Vaccine Innovation Center-KU Medicine)를 설립해 민간 차원의 백신 개발 기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동 연구 기반을 통해 감염병 대응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또 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및 의료원 산학관을 구축해 GMP 시설을 활용한 공동 연구자와 연구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정릉 K-Bio 캠퍼스를 통해 VIC-K 관련 백신 개발 관련 연구소 기업,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연계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의료 빅데이터와 관련된 기업을 유치해 대한민국 K-Bio 핵심 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허준 산학협력단장은 “기술 이전이 가능한 이공계 전임 교원이 서울대 KAIST보다 적지만 전국 사립대 1위의 성과를 낸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기술협력→기업 성장→대학의 기술료 확보→재투자로 이어지는 상생의 선순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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