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지시조차 오해받을까봐…‘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기업들 한숨
강승현 기자 , 김현수기자
입력 2019-07-15 17:14:00 수정 2019-07-15 17:25:14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이 16일로 코앞에 닥치자 준비를 해 왔던 기업들이지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관리 시스템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선 불안감이 더 크다.
중소 제조업체 A 사 대표는 “한정된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하려면 소속 부서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시켜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업무 지시조차 괴롭힘으로 몰릴까 걱정”이라며 “트집 잡히지 않으려면 일을 덜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괴롭힘 방지법이 일터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직장 내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 분위기를 망가뜨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 등 대기업들은 이미 매뉴얼을 배포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의 속내도 편치만은 않다. 대부분 기업들은 ‘(법을 어겨서 처벌받는) 첫 번째 타자만은 되지 말아야 한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연차가 어린 직원보다 팀장 이상 관리직 이상에서 이러한 기류가 더 강하다.
A 대기업 팀장은 “평소 직원들과 나눴던 대화나 행동을 스스로 점검해보고 있다”면서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적응이 될 때까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대기업 팀장급 직원은 “요즘 회사에서 제일 무서운 직급이 3, 4년차 같다. 첫 케이스로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별히 말조심해야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간부급 직원들은 ‘정당한 업무지시’가 괴롭힘으로 오해받을까 걱정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아직 처벌 사례가 없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괴롭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면서 “업무지시나 교육 차원에서 한 이야기들이 괴롭힘으로 잘못 전달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후배가 업무를 제대로 못했을 경우 열 번 스무 번 다시 고치라 했을 때 괴롭힘인지 아닌지 모호하다.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으로 그치기 때문에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할 가능성이 높아 업무 성과는 상당히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비즈N 탑기사
- ‘보니하니’ 29일까지 방송 중단…“채연 부담 덜기위해”
- 가수 김필 “첫 정규, 전곡 작사 작업…최선 다하려고 노력”
- 이재웅 연일 SNS 여론전…“지금 타다 금지나 할 때인가”
- “아들아 땅을 돌려다오” 법정 싸움까지 간 97세 노인의 사연은?
- ‘구미호 까페’ 테마 전주·고창서 1박2일 …‘로맨스 판타지 이야기 여행’ 성료
- 정용진, 백종원 농가지원 요청에 ‘못난이 감자 30톤’ 구매
- 11월 극장에 무슨 일 있었나…1860만명 관람 역대 최고
- 비둘기 머리에 카우보이 모자 씌운 건 누구?
- ‘마약 혐의’ 홍정욱 딸 집행유예…法 “처벌 전력 없어”
- 교총 회장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C학점…잘한 게 없다”
- 동남아 패키지여행…“숙소는 만족, 선택관광·쇼핑은 불만족”
- 기아차 신형 K5 출시…“가장 똑똑한 중형세단으로 거듭났다”
- 기아 3세대 K5, 첨단 신기술+강렬한 디자인…중형세단의 혁신
- 신혼부부 10쌍중 4쌍 “1억 이상 빚지고 출발”
- 구조조정대상 기업 210곳 중 96%가 中企… 금융위기후 최대
-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LA 공개…“콤팩트 라인업 완성”
- “빨래는 백조 세탁기에” “애니콜, 한국 지형에 강하다”
- ‘뉴욕 여행 인증 술’ 토끼소주 한국서 만난다
- 폭풍성장하던 중국 앱 틱톡 ‘빨간불’
- "앗, 안돼!"..승강기에 목줄 걸린 강아지 구하려 달려간 이웃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