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쇼크에 저물가까지…韓경제 ‘디플레이션’ 엄습

1분기 성장률 -0.4%, 소비자물가 5개월째 0%대 지속
전문가 “성장률 하락 이어질 경우 디플레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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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물가마저 5개월 연속 0%대에 머물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성장률 저하로 인해 수요압력이 낮아지면서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하반기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하며 5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0%대가 지속된 것은 메르스사태 여파가 있던 2015년 2~11월 10개월 연속 0%대 기록 이후 최장 기간이다.

통계청은 저물가 기조가 지속된 데 대해 정부의 무상복지 확대와 서비스물가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내수부진도 일부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물가 상승률 둔화에 대해 성장률 저하에 따라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낮아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은 전분기보다 0.4% 하락했다.

덩달아 소비도 침체기다. 민간소비 성장률(전기대비)은 전분기대비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6년 4분기 0.3% 감소 이후 12분기 만에 최저치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률이 워낙 낮기 때문에 수요쪽에서 물가상승압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원물가가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도 수요압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소비부진과 경기부진 때문이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물가압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로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로 인해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향후 성장률 추이에 따라 디플레 가능성도 경고했다. 이는 1분기 성장률 하락을 초래한 수출감소와 투자부진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성장률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낮게 나오면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전날 한국경제연구원이 2.2%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고 내년에 1%대로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계속 가면 디플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성 교수는 “경기상태는 디플레이션에 가깝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디플레로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식료품이나 에너지 등 국민들이 필수로 구입하는 품목의 물가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