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대한항공, 임단협 타결로 ‘조원태 체제’ 첫발

뉴스1

입력 2019-05-07 14:57 수정 2019-05-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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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물꼬 트며 노조와 소통, 경영 공백 우려 해소
사모펀드 경영권 위협에 힘 합치자 ‘공감대’ 형성된 듯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회장(대한항공 제공) © 뉴스1

조원태 사장 체제로 전환한 대한항공이 조종사 노조와의 임단협을 타결하며 한 고비를 넘겼다.

노사가 반목하기보다 사모펀드의 경영권 위협 등에 힘을 합쳐 위기를 먼저 극복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조종사 노조와의 임단협 타결은 지난해부터 조원태 사장이 내부소통에 힘쓰며 공을 들여온 사안이어서 고 조양호 회장 별세로 불거졌던 경영공백 우려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임단협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 조종사 노조 조합원 1098명 중 624명(56.8%)이 참여해 477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찬성률은 76.4%다.

노사는 지난달 24일 2017년 및 지난해 임단협에 잠정합의한 바 있다. 임단협 타결에 따라 운항승무원들의 2017년 기본급 및 비행수당은 3% 인상된다. 지난해 기준 인상률은 3.5%다. 인상분은 소급적용해 지급한다.

대한항공은 임금인상 수준에 대한 이견으로 장기간 임단협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 3.2% 인상(2016년)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7% 인상을 요구하며 수년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8월에도 2017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확정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번 찬반 투표에서 노조가 3%대의 기본급 인상안을 받아들인 것은 사모펀드인 KCGI의 경영권 위협과 조양호 회장 사후 노사 반목이 계속되면 회사 정상화가 어렵다는 위기감이 깔린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1월 조종사와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내부소통에 힘써온 조 사장 노력도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조 사장은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직후 조종사노조, 조종사새노조, 일반노조 등 3개 노동조합을 찾아 대화의 물꼬를 트며 파업을 철회하는 성과를 이룬 바 있다.

임단협 타결이라는 숙제를 풀어냄에 따라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불거졌던 리더십 공백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사장은 지난달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되며 그룹 경영전면에 나선 상태다.

임단협 타결과 함께 오는 6월1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직을 맡아 행사를 마무리하면 조원태 사장 체제는 더 공고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내부 숙제를 마무리 짓고 회원 항공사 간 우호 증진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리더십을 증명하면 흔들리던 대한항공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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