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스마트폰으로 전기차 성능 조절”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9-04-22 09:28 수정 2019-04-22 09:34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스마트폰으로 전기차 성능과 효율성, 운전감 등을 사용자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차·기아차는 앞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신형 전기차에 이 기술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운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 전기차 △모터 최대토크 △발진 가속감 △감속감 △회생제동량 △최고속도 제한 △응답성 △냉/난방 에너지 등 총 7가지 차량 성능을 일정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특정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했을 때 차량의 모든 성능이 해당 모드에 따라 일괄적으로 조정됐다면 이 기술은 7가지 항목을 각각 다르게 조정 가능하다.
일부 제조사의 기존 모델에도 스마트폰으로 시트조절을 하는 등 편의장치를 연동하는 기능과 벨로스터 N ‘N 모드’ 등 AVN으로 일부 차량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은 있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동차 전반적인 설정값을 바꾸는 기술은 없었다.
이는 전기차가 스마트 IT 기기화되는 미래 모빌리티 흐름에 따라 개인에게 맞춤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 경험 전략 방향성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를 구현한 것이다.
또한 운전자가 목적지 설정 후 방전 걱정 없이 도착할 수 있도록 남은 거리와 전력량을 계산해 전비(電比)에 최적화된 상태로 차량 성능을 자동 조정할 수도 있고, 운전의 재미를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맞춤형 주행성능을 추천하기도 한다.
현대·기아차는 사용자들이 설정을 서버에 업로드하고, 서로의 설정을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 해킹 등 보안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차량 주행에 관련된 항목을 서버로 업로드하고 공유하는 과정 중 주요 성능 항목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블록생성 방식으로 암호화하고, 분산 데이터 저장환경에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을 통한 임의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차·기아차의 이번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 기술’은 내연기관 차량과는 다른 전기차만의 고유한 특징 덕분에 가능했다. 배기규제에 따라 성능 변경의 폭이 제한된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비교적 자유롭게 기술을 적용하고 정밀하게 성능을 제어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25년까지 23개 전기차를 포함해 모두 44개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내연기관이 아닌 차량에 특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으로 차량 성능을 조절하는 기술처럼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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