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절반-女 4분의 1, 月1회 넘게 폭음

김철중 기자

입력 2018-11-12 03:00 수정 2018-1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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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흡연 줄었지만 음주는 여전
성인 10명중 4명 月1회 이상 폭음… 폭음하는 여성 계속 늘어나
흡연은 22%… 조사이래 가장 낮아


회사원 김모 씨(35·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팀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이때 소주 5, 6잔 넘게 마실 때가 많다. 집에 일찍 들어온 날에는 아이를 재운 뒤 남편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게 일상이다. 김 씨는 “평소 회사일과 육아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 집에서의 맥주 한잔”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11일 발표한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하는 성인 비율은 10명 중 4명(39%)이었다. 2016년(39.3%)과 비슷한 결과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마시는 술의 잔 기준) 이상 마시면 폭음이라고 규정한다. 지난해 남성은 2명 중 1명(52.7%), 여성은 4명 중 1명(25%)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했다. 폭음 비율을 연령대로 보면 남성은 40대(59.1%), 여성은 20대(45.9%)에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남성의 음주율이 정체된 가운데 여성의 음주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성의 폭음 비율은 2013년 21.9%에서 지난해 25%까지 증가했다.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데다 스트레스로 술을 찾는 일도 많아졌다”며 “주류 회사들이 여성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흡연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국내 성인 흡연율은 22.3%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낮아졌다. 정부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19세 이상 성인 남자 흡연율은 지난해 38.1%로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39.4%)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흡연경고 그림 규정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하루에 한 번 이상 밖에서 식사하는 등 외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하루 1회 이상 외식률은 32.6%로 2008년 24.2%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날 함께 발표된 ‘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2018년 6.7%로 2017년 6.4%에서 조금 올랐다. 특히 2016년까지 낮아지던 여학생의 흡연율은 2017년(3.1%)과 2018년(3.7%) 2년 연속 높아졌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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