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배 오를 때 집값은 3배 뛰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8-02-25 07:00 수정 2018-0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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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서민의 꿈’
-2000~2016년 월급 132.6% 오를 때 서울 아파트값 192.2%↑
-동일 기간 중형차 가격 상승률 65.9% 그쳐
예상대로 직장인 급여 증가율은 서울시 집값 상승률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파트 다음가는 재산인 자동차 구매는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조업 월평균 임금은 지난 2000년 114만 원에서 2016년 265만 원으로 집계돼, 16년간 약 1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전용면적 59㎡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5375만 원에서 4억4927만 원(부동산114 자료 기준)으로 올라, 무려 192.2%가량 상승했다. 급여를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내 집 마련에 소요되는 시간은 2000년 11.3년에서 2016년 14.1년으로 늘어난 것.

또한 2017년 조사가 완료되면 직장인 급여와 집값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시 아파트 가격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3.3㎡당 평균 가격(2167만 원)이 2000만 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22.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임금 상승률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아파트 값 상승은 강남구와 서초구, 마포구가 이끌었다. 각각 228.5%, 225.4%, 200.0%씩 폭등했고, 성동구(199.5%)와 강서구(196.0%), 송파구(193.7%), 양천구(193.1%), 은평구(192.5%) 등 5개 지역도 평균을 웃도는 증가율로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중구로 나타났다. 2000년에는 전용면적 59㎡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억9829만 원으로 마포구(1억6189만 원)보다 비쌌지만 2016년의 경우 마포구(4억8567만 원)보다 3000만 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윤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이 투기시장으로 변질돼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저성장으로 급여인상률은 집값 상승률보다 낮아 일반 서민이나 젊은층은 단순히 월급만으로 집을 구입하는 것이 어렵고,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도 커져 양극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 자동차 구매 부담은 감소… 중형차 가격 상승률 65.9% 그쳐
반면 자동차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2000년에 판매된 중형세단 현대자동차 EF쏘나타 2.0 DOHC GVS의 가격은 1534만 원이었다. 2016년 새 모델인 LF쏘나타 2.0 스마트(2017년형 기준)의 가격은 2545만 원이다. 이전에 비해 65.9% 오른 것으로 급여(132.6%)와 아파트 가격(192.2%) 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시세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부동산과 달리 자동차는 개발 시작 단계부터 구매 연령대와 특성, 사양 등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가격이 책정된다”며 “때문에 동급 자동차의 가격 변동폭이 크게 차이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시장 상황도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소”라며 “다만 물가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첨단 신기술 등이 적용되면서 가격이 조금씩 오른 부분은 있다”고 덧붙였다.

권성문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가격은 대량 생산과 경쟁차량 증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대비 인상률을 보였으나, 집값은 투기 등의 요인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또한 물가지수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아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집값 인상분은 더 크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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