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 실업급여 신청 최다

유성열기자

입력 2018-02-12 03:00 수정 2018-0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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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만명으로 32% 증가
2013년 통계 발표이후 최고치… 중소제조업체 취업 6개월째 감소


1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또 300인 미만 중소 제조업체의 취업자가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자동차 제조업은 40개월 만에 취업자가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2%(3만7000명)나 급증했다. 이는 고용부가 2013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다. 자발적으로 퇴직한 사람에게는 실업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결국 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특히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는 13.6%(8만7000명) 느는 데 그쳤지만 고용보험에서 탈퇴한 사람은 18.8%(13만6000명)나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곧 일자리(취업자) 수를 의미한다. 저임금 노동시장이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자리를 얻는 사람보다 잃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 나타나는 셈이다.

300인 미만 제조업체의 고용보험 가입자도 지난해 1월보다 1만5000명이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소 제조업체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현 방식으로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 산출 방식이 달랐던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300인 이상 제조업체 가입자는 1만2000명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의 대응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간 ‘고용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수출이 부진한 자동차 제조업도 고용보험 가입자가 2만2000명이나 줄었다. 자동차 제조업의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4년 9월 이후 40개월 만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설 연휴가 1월이었지만 올해는 2월로 옮겨가면서 실업급여 신청 일수가 대폭 늘었고, 건설 조선 자동차 산업이 침체되면서 신규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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