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키맨 최재림… 이토록 자연스러운 ‘롤라’를 봤나

김정은기자

입력 2018-02-06 03:00 수정 2018-02-0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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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킹키부츠’
큰 키와 뛰어난 가창력 장점… 과하지 않은 연기로 매력 발산


뮤지컬 ‘킹키부츠’의 ‘랜드 오브 롤라’ 넘버 장면. 드래그 퀸(여장 남자)인 롤라와 여섯 명의 에인절이 꾸미는 화려한 장면으로 유명하다. CJ E&M 제공
‘작정하고 제대로 만든 쇼 뮤지컬.’

2013년 토니상 6개 부문 수상작인 뮤지컬 ‘킹키부츠’가 2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시즌의 특징 중 하나는 작품의 8할가량을 이끄는 새로운 드래그 퀸(여장 남자) 롤라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의 등장이다. 지난 시즌부터 합류한 정성화와 번갈아 가며 롤라를 연기하는 최재림은 솔(soul)풍인 롤라 넘버의 리듬을 갖고 논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을 보였다. 폭발적인 그의 성량도 노래에 숨을 불어넣었다. ‘랜드 오브 롤라(The land of Lola)’ ‘섹스 이즈 인 더 힐(Sex is in the heel)’ ‘못난 아들(Not my father‘s son)’ ‘함께 외쳐 봐(Everybody say yeah)’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2013년 뉴욕 초연 당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빌리 포터의 원맨쇼”라는 현지 언론의 평가가 쏟아질 정도로 ‘킹키부츠’의 키맨은 단연 롤라다. 최재림은 국내 초연 당시 롤라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던 강홍석, 지난 시즌부터 합류한 정성화와는 또 다른 결의 롤라를 선보였다. 앞선 두 명의 롤라가 다소 익살맞았다면 최재림의 롤라는 드래그 퀸 자체의 매력을 발산했다. 연기도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워 최재림만의 롤라를 완성한 듯 보였다.

188cm의 최재림은 역대 롤라 배우 가운데 최장신을 자랑한다. 15cm 굽의 킹키부츠, 4∼5cm 길이의 가발을 쓰고 무대에 오르다 보니 관객들은 207∼208cm의 롤라를 만나게 된다. 호리호리한 그가 입은 화려한 드레스와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다양한 킹키부츠는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킹키부츠’는 파산 위기의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드래그 퀸 롤라를 만난 뒤 여장 남자들이 즐겨 신는 긴 부츠인 킹키부츠 만들기에 도전해 성공한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다. 왕년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한 귀에 꽂히는 넘버들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4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6만∼14만 원. 1588-5212 ★★★★(★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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