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다로” KTX의 대박 질주… 강원이 활짝

강홍구 기자 , 이기진 기자

입력 2018-01-17 03:00 수정 2018-01-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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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D-23]3주새 34만명 이용… 지역상권 들썩

강릉역 정문 앞에 마련된 오륜기 조형물 앞에는 기념촬영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선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울에서 강릉으로 점심 먹으러 가요.”

열차는 매진이었다. 평일이었던 10일 오전 서울역에서 강원 강릉행 KTX에 탑승한 7, 8명의 50대 중년 여성들은 “친구들끼리 강릉에서 바람 쐬고 점심으로 회 먹으러 다녀오려고 한다”며 웃으면서 사라졌다. 월요일이었던 15일 오전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대학생 최진영 씨(21)는 “여자친구와 정동진에서 바다를 본 뒤 시외버스를 타고 평창으로 넘어가 양떼목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KTX를 타고 2시간이면 강릉에 닿을 수 있어 이 같은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말 개통한 서울∼강릉 KTX(경강선)가 강원 관광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강릉 해변을 둘러보고 점심과 커피를 마시고 돌아오는 평일 당일치기 여행부터 1박 2일 주말여행까지 KTX를 타고 넘어오는 수도권 여행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강릉의 대표 관광지 오죽헌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온 단체관광객이 많았다면 요새는 10명 단위로 KTX를 타고 오는 손님들이 많다. 초당두부촌이나 중앙시장 횟집에서 밥을 먹고 커피거리가 조성된 안목해변에서 커피를 마신다”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개통한 경강선 KTX에는 14일까지 총 34만 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해당 기간 경강선 KTX의 예매율은 80%로 호남선(70%)보다 높다. 15일 오전 8∼10시 매시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강릉행 KTX 3편은 모두 매진됐다. 강릉시티투어를 진행하는 뉴동방관광의 전제관 대표(46)는 “주말에 많게는 2배까지 손님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지역 상권도 뜰썩였다. 수십 개의 커피숍이 몰려 있는 안목해변이 대표적인 예. 이곳에 있는 커피커퍼 문현미 지점장(49)은 “예전에는 서울로 돌아가는 시간 때문에 일요일 오후 3시면 커피거리가 한산했는데 지금은 일요일 늦게까지도 북적인다. 매출도 10% 넘게 늘었다”고 했다. 주말에 손님이 몰리던 해변 식당들은 평일 점심 저녁때도 북적거린다.

업계도 KTX 특수 잡기에 뛰어들었다. 역 안에는 제주공항 등에서나 볼 수 있는 렌터카 코너가 생겼다. 정동진역을 오가는 유료 셔틀버스도 등장했다. 철도공사는 경강선 KTX 개통 후 열차와 연계한 여행 패키지 상품 20여 개를 선보였다. 진부역에서 내려 버스로 평창 송어축제, 오대산 월정사, 대관령 양떼목장과 강릉 안목해변을 둘러본 뒤 다시 진부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식이다.

강릉의 안목, 강문해변 주변에는 KTX를 타고 짧은 일정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게스트하우스가 늘어나고 있다. 솔게스트하우스 제공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경강선 인근에는 평창 올림픽 시설이 밀집돼 있다. 강릉에서는 빙상경기, 평창 일대에서는 스키 등 설상경기가 열린다. 솔게스트하우스의 신문길 대표(26)는 “올림픽 때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영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서울∼강릉 KTX 특가 상품 두 가지(넷이서 5만 원, 50% 파격 특가 승차권)를 2월 말까지 연장 판매한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 / 이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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