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그 후]‘광교컨벤션 꿈에그린’ 뜨거웠던 청약 열기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4-21 09:20 수정 2017-04-21 11:01
뜨거운 청약 열기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대에 마련된 한화건설 본보기집에는 광교컨벤션 꿈에그린 오피스텔 청약을 위해 수많은 예비 청약자들이 몰렸다.
86.79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화건설 ‘광교컨벤션 꿈에그린’ 청약 당첨자 759명이 모두 가려졌다. 이번 오피스텔 분양권을 따내기 위해 이틀간(17~18일) 현장 청약에 몰린 인원만 무려 6만4749명. 여기에는 비바람을 맞고 추위에 떨며 15시간 이상 걸려 청약을 마친 사람도 수두룩했다. 이 과정에서 얌체족은 정직하게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을 두 번 울렸다. 업체는 뒤늦게 추가 인력을 투입했지만 대기 시간을 단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광교컨벤션 꿈에그린 청약을 되짚어봤다.
이번 분양 현장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투기세력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인 광교컨벤션 꿈에그린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도 바로 가능하다는 점이 투기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화건설 역시 이점을 홍보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실제로 투기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현장 접수 당시 부동산업자들이 조직적으로 줄을 서는가 하면, 한 번에 200개 이상 창약 접수를 마친 사례도 발견됐다. 청약자 A씨는 “접수할 차례에 다다르자 갑자기 내 앞으로 여러 명이 들어왔다”며 “청약 첫 날에는 인당 제한 없이 대리청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새치기로 시간이 너무 지체돼 화가났다”고 하소연 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당첨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가족과 지인이 총 동원된 정황도 포착됐다. 당첨자는 청약 최소 자격 기준인 만 19세부터 최고령 84세까지 다양했다. 20대 초반 당첨자는 세부적으로 98년생 1명 △97년생 6명 △96년생 3명 △95년생 1명 △94년생 9명 △93년생 7명 등이다. 여기에 만 84세(33년생) 최고령 당첨자 1명을 포함에 30년대생도 3명이나 포함됐다.
20대 초반 당첨자 대부분이 학교 수업을 듣는 대학생 나이대다. 광교컨벤션 꿈에그린 청약 현장 접수 기간이 평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시간 넘게 기다려 청약접수를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광교컨벤션 꿈에그린은 84㎡ 타입 기준으로 분양가가 5억3700만~6억3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감당하기에는 돈벌이를 하는 성인들도 버거운 금액이다. 현장 취재 당시에도 20대 초반의 앳된 얼굴을 찾기 힘들었다.
업체는 활기를 띈 청약 덕분에 단기 은행 이자 수익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7~18일 1·2차로 나눠 청약접수를 받은 광교컨벤션 꿈에그린은 가구당 100만 원의 청약 증거금을 받으면서 모두 647억4900만 원이 입금됐다. 청약금 환불은 내달 2일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는 게 한화건설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 약 보름 남짓한 시간동안 건설사는 청약 증거금에 대한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최소 0.5%의 단기 이자로 계산할 경우 약 3억 원대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건설사들이 투기과열을 막기 위한 청약 증거금 제도를 실시했으나 금액이 100만 원대로 낮아지면서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자수익으로 건설사들의 청약 비용이나 본보기집 운영 경비 등을 충당하는 데 쓰인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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