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슬램 ‘전설이 된 박인비’
스포츠동아
입력 2015-08-04 05:45 수정 2015-08-04 05:45
KB금융그룹 박인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브리티시여자오픈 역전 우승…LPGA 역사상 7번째 위업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
아시아 최초…개인통산 7번째 메이저 정상
카리 웹·소렌스탐 등 전설들과 어깨 나란히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위대한 골퍼’의 반열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역대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 에일사 코스(파72·6401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고진영(20·넵스·9언더파 279타)을 3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7타를 줄이면서 자신의 통산 7번째 메이저 우승(통산 16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여자골프 역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기록. 우승상금 45만 달러(약 5억2000만원)를 추가한 박인비는 시즌 총상금 218만달러로 이 부문 1위를 굳게 지켰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골프 역사의 위대한 골퍼로 남게 됐다. 남녀 골프를 통틀어 박인비 이전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골퍼는 12명뿐이다. LPGA투어에서는 루이스 석스(1957년)를 비롯해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 카리 웹(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2003년) 등이 등정에 성공했다. 모두 여자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들이다. PGA투어에서도 6번밖에 나오지 않았다.보비 존스(미국)가 1930년 달성한 이후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그해 US여자오픈에서 프로 첫 승과 메이저 첫 승을 동시에 달성했고, 이후 2013년 한꺼번에 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인스퍼레이션)과 웨그먼스LPGA 챔피언십(현 KPMG위민스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했지만 3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꿈을 이뤘다. 한편 박인비의 우승으로 LPGA투어 한국선수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도 12회로 늘었다. 종전 기록은 2006년과 2009년의 11회다.
●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선수로 뛰는 동안 4개의 서로 다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4개의 메이저대회를 개최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달리 5개의 메이저대회가 있다. 올해 이름이 바뀐 ANA인스퍼레이션(옛 나비스코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옛 LPGA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 등이다. 박인비는 에비앙챔피언십을 제외한 4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2012년 에비앙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당시엔 메이저대회가 아니었다. 그러나 AP통신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 박인비가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우승해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며 다른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 시즌 동안 4개 메이저대회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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