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연비 측정 때 마다 ‘꼼수’… “오차범위 5%의 관행”
동아경제
입력 2015-07-18 13:35 수정 2015-07-18 15:36
최근 수입차업계의 ‘연비 부풀리기’가 논란인 가운데 BMW코리아가 일부 모델에 연비 향상을 목적으로 시판 모델보다 작은 타이어를 장착해 공인 연비를 측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이 같은 방법으로 연비를 측정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지난달 2세대 부분변경 1시리즈를 출시하며 에너지관리공단에 16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118d 차량으로 연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복합 17.4km/ℓ(고속 19.9km/ℓ/도심 15.7km/ℓ)로 인증을 마무리 졌다.
하지만 이 차량의 현재 시판 차량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118d 스포츠 라인과 118d 스포츠 패키지 등 2가지 트림만이 판매돼 소비자 혼선을 주고 있다.
BMW코리아의 이 같은 연비 인증 ‘꼼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의 3세대 완전변경을 출시하며 시판 차량보다 작은 타이어를 장착해 연비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실제 출시일 보다 1개월여 지나 공인 연비를 밝힌 미니 쿠퍼 SD 5도어의 경우 복합 17.6km/ℓ(고속 19.1km/ℓ, 도심 16.5km/ℓ)로 1등급 연비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 된 차량은 이번 1시리즈와 같은 방법으로 시판 차량보다 1인치 작은 타이어가 신고 됐다.
통상적으로 관련업계는 자동차 연비 측정 시 타이어가 1인치 줄때마다 연비는 약 2% 가량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자동차 실 주행 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연비표시법과 측정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 주행축적거리 160km이내에서 이뤄지던 측정방법을 3000km까지 늘리고 시내, 고속도로,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저온조건 등 다섯 가지 실제 주행 여건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자동차 제작사가 신고한 연비를 검증할 때 도심연비와 고속도로연비 모두 신고연비와의 차이가 허용 오차범위 5% 이내에 들어야 적합으로 판정하도록 측정기준을 통일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동차 제조사들이 보다 높은 연비를 받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지난해 유럽의 환경 분야 NGO(비정부기구)인 T&E는 자동차업체들이 연비측정 과정에서 다양한 ‘꼼수’를 발휘해 연비를 실제보다 부풀려 왔다고 주장하고 제조사들은 공기 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해 구름저항이 낮은 타이어를 장착하거나, 차체 무게를 줄이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산자부와 국토부의 싼타페 연비 조사 때부터 연비 측정법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현재의 공인연비는 제조사가 차량의 연비를 측정해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를 하는 자가 인증 방식이라 차량 무게 줄이기, 타이어 바꾸기, 길들이기 등의 꼼수를 쓸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허용 오차 5%의 범위 내에서 이 같은 꼼수는 관행적으로 더 다양하게 이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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