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신흥시장서 ‘100% 수입산’ 전략이 위기때 더 효과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5-05-13 03:00 수정 2015-05-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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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문화와 소비자의 선호에 맞게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기업이 많다. 반대로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심리를 노려 원래 브랜드명을 그대로 두고 외국산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는 기업도 있다. 둘 중에 어느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위기관리 측면에서는 후자가 나을 수 있다.

2008년 중국에서 ‘멜라민 파동’이 터졌다. 22개 브랜드의 유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멜라민이 검출된 것이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와 중국 베이징대 등의 공동 연구팀은 중국 소비자 2156명을 대상으로 이 멜라민 우유 파동이 브랜드 인식에 끼친 영향을 조사했다.

우선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 로컬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은 로컬 브랜드의 신뢰도도 함께 떨어지는 ‘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수입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상승했다. 실제로 이 사건은 한국산 식품이 큰 인기를 모으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위기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더 크게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두 가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은 안전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현지 기업의 품질관리 역량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글로벌 브랜드 제품보다 낮은 편이다. 멜라민 파동 같은 위기상황도 빈번히 일어난다. 이럴 때 완전히 현지화된 브랜드보다는 ‘100% 외국산’임을 강조해 현지 기업 및 산업과 거리를 유지하는 브랜드가 더 유리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해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기도 한다. 2005년 중국 KFC에서 인체에 해로운 수단홍이라는 성분이 검출됐다. KFC는 즉시 공개적으로 사과해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했다. 이처럼 시장 환경의 변화가 심한 신흥시장 마케팅에서는 현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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