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준석 선장에 무기징역 선고한 재판장, 양형 설명 중 울먹
동아경제
입력 2015-04-28 14:41 수정 2015-04-28 14:47
"선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꽃다운 나이에 꿈도 펼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수많은 학생들…."
세월호 선장·승무원들에 대한 재판부의 양형 이유를 낭독하던 재판장의 목소리가 갑자기 흔들렸다. 준비한 서면을 다시 읽으려던 재판장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가로막혔으며 잠시 뒤 재판장의 눈시울이 붉어져 갔다. 재판장은 결국 목멘 소리와 함께 자신의 손에 들려 있던 원고를 힘겹게 읽어내려 갔다.
이날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는 1심 재판부가 무죄로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승객 살인'을 인정 한 것.
재판부가 이 선장이 '살인'을 했다고 보는 근거는 승객 퇴선 명령이 있었는가에 달려있었다.
1심 재판부는 퇴선방송 지시를 했다는 근거로 삼은 사고 당일 오전 9시 37분 2등 항해사의 진도 VTS와의 교신 내용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1심과 해석을 달리했다.
2등 항해사는 “지금 탈출할 수 있는 사람들만 일단 탈출을 시도하라고 일단 방송했는데…”라고 진도 VTS와 교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선장과 선원들이 세월호를 탈출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승객들에 대해 선내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는 사실과 선장의 퇴선방송 지시에 따라 있어야 할 조치가 전혀 없었던 정황,퇴선방송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 선장과 1등 항해사 등 승무원의 진술의 신빙성 여부와 승무원이면서도 비난을 감수하고 퇴선방송 지시가 없었다고 털어놓은 3등 항해사나 필리핀 가수의 진술이 믿을만하다고 판단한 근거 등으로 퇴선명령이 없었다고 판단 한 것.
이어 "퇴선과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사고해역을 떠난 뒤에도 스스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며 "승객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만큼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 선장에게 살인죄를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관장 등 간부 선원 3명에 대해서는 선장의 지휘를 받아야 해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기 어려웠던 점 등을 이유로 승객 살인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1등 항해사에게는 수난구조를 하지 않은 혐의를 인정, 특가법상 선박사고 후 도주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인 1등 항해사에게는 징역 12년, 기관장에게는 징역 10년, 2등 항해사에게는 징역 7년을 내렸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18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사진 = 채널A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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