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인내로 이란 핵협상 이뤄낸 미국, "북한은 다르다"
동아경제
입력 2015-04-03 13:46 수정 2015-04-03 13:51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협상이 2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란은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1차 협상 마감시한인 지난달 31일을 넘겨 이날까지 이틀간 마라톤협상을 계속해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마련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으며 최종 합의가 이뤄진다면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보다는 '검증'을 토대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란이 합의 사항을 위반하려고 한다면 세상이 바로 알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교적 해결책이 최선이며 이번 협상은 잘된 협상"이라고 평가한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아직 합의안에 서명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6월말까지 최종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합의가 중동 지역 평화와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모든 나라가 각각 직면한 수많은 심각한 안보 위협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도록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에 참여해온 영국, 독일, 러시아 등도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다.
반면, 이번 협상에 강력히 반대해 온 이스라엘은 합의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 타결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의 핵폭탄 개발을 막을 수 없게 됐다.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협상 내용”이라며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총리 대변인이 전했다.
유발 스타이니츠 전략부 장관도 성명에서 “협상 당사국들이 로잔에서 보인 미소는 이란이 핵 문제에서 어떤 양보도 거부하고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참한 현실에서 유리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나쁜 최종 합의를 막고자 국제사회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협상타결이 장기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북한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정가에선 북한 핵협상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동시에 존재한다.
낙관론은 미국이 협상 시한을 수차례 연장해가면서까지 이란 핵협상을 타결한 만큼 북핵 문제에서도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다시 한번 열어놓지 않겠느냐는 논리에 기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전 북한, 쿠바, 이란 등 3개국을 거론하며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반면 비관론은 미 정부 내에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를 별개의 사안이자 차원이 다른 문제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데서 나온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19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고 핵실험도 했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도 않고 실험도 하지 않았다. 두 나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언급하여 북한 핵 협상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사진 = 뉴스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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