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재판부 "강남구청, 신뢰에 어긋난 행동"
동아경제
입력 2015-02-06 17:29 수정 2015-02-06 17:29
사진=채널A 뉴스 방송화면 캡처.
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서울 강남구청이 착수한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철거 작업에 대해 법원이 13일까지 잠정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철거작업은 시작한지 2시간 반 만에 중단되었다.
서 울행정법원 행정2부(박연욱 부장판사)는 6일 구룡마을 토지주들로 구성된 주식회사 구모가 서울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6일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강남구청은 13일까지 구룡마을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강남구청 측이 6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하고는 하루 전인 5일 대집행 영장을 발부하고 6일 새벽 대집행을 개시했다. 이는 신뢰에 어긋난 행동"이라며 잠정 중단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강남구청이 대집행을 개시한 것으로 보이나 아직 그 집행이 완료됐다고 볼 수 없다. 대집행 개시 경위와 집행 정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심문이 필요하며, 주민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돼 잠정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남구청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있는 주민 자치회관 건축물을 철거하겠다고 알렸다. 구청 관계자는 "일부 대토지주가 2층에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사용하고 있어 불법이라고 판단했으며 지난달 자진 철거하도록 시정명령 내렸고 대집행 공문도 발송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7시 55분 강남구청은 용역업체 직원 300여명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거세게 항의하면서 철거 용역 직원들과 대치상황을 만들었다.
철거에 동원된 용역 업체 직원들은 주민들이 철문과 폐타이어를 엮어 만든 바리게이트를 순식간에 해체하고 자치회관에 진입했다. 입구를 막고 있던 주민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격렬히 저항했으나 용역업체 직원들은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가구와 집기류 등을 훼손했다. 이 과정에서 탈진한 주민 두 명은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강남구청은 오전 10시 10분쯤 대집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건물은 이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반파된 상태다.
동아경제 기사제보 e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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