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고성능車 개발 본격 시동… BMW출신 전문가 부사장으로 영입

정세진기자

입력 2014-12-23 03:00 수정 2014-1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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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이 적극 관심… 주행성능 대폭 개선 기대

올해 전 세계 판매량이 800만 대가 넘어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영입을 통한 질적 도약에 나섰다. 2006년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에 이어 이번엔 고성능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했다. 특히 모터스포츠 분야에 관심이 많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이번 영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22일 BMW의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인 알베르트 비어만 부사장(57·사진)을 영입한다고 밝혔다. 비어만 부사장은 내년 4월 1일부터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으로 일할 예정이다. 또 고성능차 개발과 함께 주행성능, 안전성능, 내구성능, 소음진동, 차량시스템개발 등도 총괄한다.

독일 아헨공대 출신의 비어만 부사장은 1983년 BMW그룹에 입사해 고성능차 분야를 주로 담당해왔다. 특히 BMW의 고성능 버전인 ‘M’ 시리즈를 비롯해 30여 년간 고성능차를 개발해 온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그가 이끈 M 부문은 BMW의 고성능차 개발 및 모터스포츠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곳으로 회사 이익의 절반가량을 창출한 핵심 사업부로 알려져 있다.

현대·기아차 측은 “비어만 부사장 영입으로 양산 차들의 주행성능 수준을 유럽의 프리미엄 자동차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고성능 자동차 개발에도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유럽 테스트센터’를 완공하는 등 주행성능을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덕분에 내구품질이나 동력성능, 충돌안전 같은 계량화가 쉬운 분야에서 경쟁업체들을 빠르게 따라잡아왔다. 하지만 핸들링의 정교함과 매끄러운 주행성능 등 수치화가 어려운 감성적인 품질까지 확보해야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비어만 부사장 영입을 계기로 품질 감성을 끌어올리면서 수백 마력을 넘나드는 고성능 스포츠카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2년부터 남양연구소에 70여 명의 인력을 배치해 차체와 섀시(차대) 등 모터스포츠 및 양산차용 고성능 모델 개발을 해오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세계랠리챔피언십(WRC) 독일 랠리에서 국내 업체 최초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 모든 작업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WRC에 참가하면서 공개한 고성능 기술력을 상징하는 ‘N’의 다양한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비어만 부사장이 심도 깊게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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